같은 꽃과 풀도 볼 때마다 달라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내게는 남다른 즐거움이 하나 있다. 더군다나 그 즐거움엔 건강도 뒤따른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격’이 아닌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물론 큰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쓰는 말이라 이 비유가 적당하지 않음은 안다. 그래도 나는 코로나가 몰고 온 크나큰 어려움을 탈출하는 심정으로 나만의 그 즐거움을 좇는다. 한동안 따스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나는 몸을 움츠리며 옷깃을 세우고 아침 운동을 나섰다. 햇살이 채 퍼지지 않은 이른 시각이라 차갑게 보이는 새파란 하늘엔 흰 구름 한 조각이 외롭게 떠 있다. 그야말로 찬바람에 밀려 곧 흔적 없이 사라질 뜬구름이다. 12월 중순 아침의 뜬구름을 보니 공연히 마음이 허전해진다. 올 한해는 물론이고 지나 온 날들에도 뜬구름처럼 살아 온 내 삶에 대한 회환 때문이리라. 앞으로 올 날들도 또 그렇게 흘려보낼까 걱정이 앞선다. 그런 생각에 잠겨 걷는 동산 길에 뜻밖의 예쁜 임들이 추위를 잊은 채 나를 반겨준다. 서리까지 내린 쌀쌀한 초겨울 추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무리 지어 피어난 꽃들이다. 우리 동네에는 야트막한 동산들이 연이어 있다. 그중
필자 안훈. 존재감. 무릇 사람은 누구나 존재감으로 살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무얼 하는 사람인가. 인간의 역사는 엄밀히 말하면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역사를 만들어온 수 없는 걸출한 인물들도 밝히고 보면 결국 그 자신의 존재감으로부터 그 모든 것들을 이루어냈고 그것이 하나의 실록으로 인류의 대역사를 만들어 온 것 아닌가. 아들에게는 딸이 둘이 있다. 올해 9세, 6세 된 어여쁜 아이들이다. 늦게 결혼하여 3년 터울 딸을 둘 두었으니 아들의 기꺼움이야 하늘 높은 줄 모른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큰손녀에 대한 사랑이 막강하다 보니 둘째가 태어났을 때 큰손녀 아이가 혹여라도 사랑이 나뉘는 것 때문에 상처를 받을까 걱정돼 그 애 앞에서 작은애를 예뻐라 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다. 그런데 그 작은애가 두 살 되면서부터 설 때만 잠깐씩 와서 보는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무시로 자신의 존재감을 똑 부러지게 인식시키는 것 아닌가. '나도 있다', 혹은 '나 있다'라는 식의 무언의 행동들을 보면서 우리 내외는 열심히 그 아이의 존재감을 은밀하게 인정해주곤 했다. 결혼하면서부터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았다. 30년이다. 그 30년의 가족 관계가 아무리
▲필자 김은성 작가. Day-10, 명품 아울렛 the Mall Firenze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전날 밤 천둥소리가 들렸을 뿐 하늘이 파랗다. 왕복 13유로 티켓으로 호사스러운 이층버스가 피렌체 관광의 꽃 중의 하나인 명품 아울렛에 데려다준다. 아름다운 토스카나 구릉들 사이에 아울렛이 현대식 건물로 멋있게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모든 매장을 갤러리 보듯 둘러본다. 미국의 아울렛 쇼핑몰에선 만나볼 수 없을 것 같은 식당에서 고급스럽고 맛있는 점심도 사 먹으며 한참을 쉬다가 계속 구경했다. 그러나 총 5시간 동안 관람(?)했는데 집으로 데리고 가고 싶은 물건을 못 만나서 빈손으로 왔다. 미국에 비해서 심하게 싼 가격이어서 유명 디자이너 작품 한 개라도 건져야 하는데, 별로 필요할 것이 없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토스카나의 구릉을 배경으로 앉아있는 현대식 아울렛 몰. Day-11, 피렌체의 중앙시장 오늘은 피렌체 관광 중요 리스트로 꼽히는 중앙시장(Mercato Centrale Firenze)으로 간다. 가죽 제품 파는 길거리 수레에서 한국말로, "언니, 아줌마 싸게 줄게"라면서 호객행위를 한다. 수레에 있는 물건을
▲포천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방문건강관리' 3인방. 사진 왼쪽부터 조경현, 조재현, 김영희 간호사다. 포천시 보건소에는 보건의료 취약계층의 건강을 돌보는 간호사 3인방이 있다. 건강증진팀 방문건강관리 담당 김영희, 조경현, 조재현 간호사다. 조경현, 조재현 간호사는 방문건강관리사업 초창기인 2007년도부터, 김영희 간호사는 이듬해인 2008년도부터 지금까지 포천시 전역의 보건의료 취약계층의 건강을 살피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공헌하고 있다. 글 홍보전산과 공보팀 추영화 주무관 사회적 돌봄 최전선에서 방문건강관리 간호사 3인방의 일터는 사회적 돌봄 최전선이다. 산꼭대기 외딴 판잣집일 때도 있고, 어두운 골목 끝 컨테이너일 때도 있다. 주소지가 어디든 3인방은 보건의료에 취약한 어르신이 있다면 거리낌 없이 찾아간다. 김영희 간호사는 “의학 등의 발달로 우리나라 건강수명은 2000년 67.4세에서 2019년 73.1세로 5.7년 정도 늘어났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 모든 것에 소외된 분들도 여전히 계시다. 우리는 그런 분들을 위해 달린다”라고 말했다. 보건 사업의 꽃 ‘방문건강관리사업’ 3인방의 담당은 포천 전역 보건 취약 고령 가구 1,300여 곳이
▲연제창 포천시의원. 군은 6군단을 해체하면 더 이상 사령부가 주둔해 있던 이 부지를 쥐고 있을 필요성이 사라진다. 그런데도 이 부지를 포천 시민에게 반환하기는커녕, 새로 포병부대를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런 중차대한 과정을 추진하면서 ‘군사 보안’이라며 우리 시와 협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군이 행동하니 시는 복종하라는 것이다. 6군단 부지 반환, 이제 시민이 투쟁에 나설 때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 유명 영화의 한 대사이다. 요즘 이 대사가 참으로 와닿는다. 포천 시민은 애국자이자 선한 시민이다. ‘국가 안보’라는 대업(大業) 앞에 묵묵히 희생했고, 지금도 여전히 희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만 들어도 놀라실 거다. 우리 포천 시민은 탱크와 항공기 소음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심지어 전쟁터에서나 볼 법한 폭격 훈련이 항시 펼쳐진다. 여의도의 4.5배 규모의 로드리게스(영평) 훈련장, 건트레이닝 사격장, 바이오넷 훈련장, 왓킨스 훈련장, 승진훈련장, 다락대훈련장, 원평사격장, 랩탄발사진지, 도마치사격장 등 국군과 주한미군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군 사격장에서 포사격, 헬기 사격, 박격포 사격 훈련이 벌어지
▲필자 김은성 작가. Day-8, 두오모 완전정복 피렌체의 상징, 아름다운 이 도시의 꽃인 대성당 탐방은 햇살도 좋은 오늘 드디어 결행한다. 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라는 긴 이름 대신 두오모(Duomo)라고 불리는 이유는, 라틴어로 두오모가 집이라는 뜻인데, 성당을 하나님의 집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이다. 첫 번 피렌체 방문 당시엔 명동 성당 앞의 길보다 훨씬 좁고, 긴 골목을 걸어가서 만나는 광장에 거대한 성당이 믿을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 이번에는 근처에서 유숙하는 주민이 되어 매일 오가며 눈으로 어루만지고, 감동하며 상당히 친해진 대성당과 깊숙이 만나보기로 한다. ▲피렌체의 상징, 대성당. 피렌체 대성당( 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은 13세기에 고딕 양식으로 지어지기 시작하여, 15세기에 천재 건축가 브루넬레스키에 의해 벽돌로 쌓은 동그란 dome이 얹어지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의 부와 그들의 pride의 상징이다. 물론 지금의 피렌체 사람들도 자랑스럽기가 그 당시보다 덜하지 않겠지만... 92m 붉은 dome 지붕 위의 전망대
사)한국국악협회 포천지부(회장 홍천기)는 제20회 시민과 함께 하는 국악공연 '한탄강에 흐르는 우리가락 여행'을 10월 30일 오후 2시 포천 아트밸리 호수공연장에서 전통문화 예술 공연을 선보여 가을 단풍 나드리 나온 관객들의 많은 갈채를 받았다. 올해는 코로나19 관계로 공연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대면 공연으로 시민들과 소통을 하는 자리로 이날 행사는 포천시의회 의장 대리 송상국 부의장, 임승오 포천예총 회장. 포천문화재단 제 갈현 대표이사, 황의출 포천사진협회 회장, 김송학 포천시 문화체육과 팀장 등 내빈들이 참석하여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이날 공연은 포천가농악팀의 울림을 시작으로 시작의 막을 올렸다. 포천국악협회 김순득, 조도화, 배경숙, 조명희, 임정분 회원의 노랫가락 청춘가, 뱃노래, 자진뱃노래 소리에 관광객들은 어깨춤을 추며 환호를 보냈다. 또 대금연주, 창작 해금연주, 영평팔경가 중 화적연에 벼를 털어 수월정신, 화적연,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 제례약 윤석만 전수자 대금연주, 전통무용으로 상상 한량무, 만월사물놀이, 창작대금 연주로 홍천기 국악협회 회장과, 제39회 전국난계경연대회 학생부 은상수상자인 김솔림 연주자와 듀엣으로 준비한
어느 날 해가 저물 무렵 귀로(歸路)에서 우연히 문득 손을 펴 보니 손안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눈에 띄는 보석도, 대단한 재물도, 화려한 명예도... 아니 소박한 꽃 한 송이, 보잘것없는 나막신 하나도 제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저 마냥 허탈한 빈손, 허허로운 가슴, 시린 적막감이 묻어 있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가진 것이 없는 것도 부끄러웠지만 하나하나 떠오르는 지난 시간들, 지난 일들이 나를 더욱더 부끄럽게 했습니다. 나름으로는 열심히 애를 쓰며 최선을 다한다 했지만 이룬 것은 진실로 미미했습니다. 고작 나 한 몸, 내 가족 건사하기에도 헉헉거린 시간들... 그러노라고 아주 가까운 나의 친구의 아픔도 제대로 껴안아 주지 못했고, 이혼의 상처를 안고 신음하는 내 아우의 슬픔도 달래주지 못했습니다. 삶이 너무 고달파 손 내밀던 가까운 이웃에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의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후배의 깊은 고민에도 마음만큼 동참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노년을 혼자 보내신 친정어머니, 시어머님의 고적함에 아무런 위로를 드리지 못한 것이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의례적인 일상이 아닌, 진심에서 나누는 따듯한 대화,
▲김은성 필자. Day-5, 천재들의 도시 쌀쌀한 날씨다. 아침에 숙소를 나설 때 집 열쇠를 두고 나와 문을 잠가서, 아래층 식당 쉐프에게 전화 빌려서 집주인 불렀더니 한달음에 와준다. 친절하기도 하고 사기성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인데, 돌아서면 늘 친절만 기억에 남는다. 오전수업 1교시, 청렴하고 소박한 생활을 추구하는 도미니카수도회 소속인 산마르코(San Marco) 수도원으로 향한다. 이곳엔 수도사들의 기도와 묵상을 위한 숙소마다 아름답고 성스러운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복도에 그려진 안젤리코 수도사(Fra Angelico)의 '수태고지'는 르네상스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동정녀의 수태 소식을 가브리엘 천사가 전하는 그림은 많으나, 그 배경이 실내였던 그림들과 달리 야외이며 원근법이 사용된 최초의 그림이다. 르네상스의 일등공신 코지모 메디치가 수도원을 위해 안젤리코 수도사에게 벽화를 그려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메디치 가문에 천문학적인 재물이 허락되어서, 이토록 가슴을 뛰게 하는 아름다운 작품들이 500여 년 세월을 남아있음에 무조건 감사했다. ▲수도사들의 거처인 방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
Day-3, 보티첼리의 흔적을 따라서 어젠 하루를 뚝 잘라 반나절만 살고 잠자리에 드니, 새벽 1시 넘어도 말똥거려서 할 수 없이 수면제 반 알 삼키고 아침 8시에 기상하는 데 성공했다.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고 10시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피렌체의 두오모 앞을 지나며 출근 도장을 찍는다. 두오모 뒷골목에 거주해보는 벅찬 감동을 매일 음미해보려고 한다. ▲오만가지 색의 대리석을 색종이처럼 오려 붙여 지은 피렌체의 두오모를 매일 만나는 기쁨을 누린다. 지난여름 독일의 바바리아 지방을 여행하며, 뉘른베르그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르네상스 화가인 알브레트 뒤러와 찐하게 만나 그의 흔적을 따라 여행한 것처럼, 이 겨울 피렌체에서 나의 감성을 뚫고 깊이 들어 온 예술가는 보티첼리이다. ▲작품 가운데 그려 넣은 보티첼리의 자화상. Alessandro di Mariano di Vanni Filipepi라는 길고 긴 본명 대신 작은 술통이란 뜻의 별명, Botticelli라고 불린 artist가 피렌체에서의 나의 여정을 이끈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간 그는, 뮤즈였던 시모네타의 발치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가 묻혔다는 Ognisanti 성당에 찾아갔는데 관람객을
포천시 가산면에는 헬스용품 전문기업 ㈜이고진(공동대표 고경환, 이종애)이 있다. 1999년에 문을 연 ㈜이고진은 헬스기구 인터넷 판매 점유율 1위 기업이자 대한민국 최초 헬스전문 쇼핑몰을 만든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주변에서는 지역 상생과 이웃 나눔에 적극적인, 따뜻한 기업으로 더 유명하다. 글 홍보전산과 공보팀 추영화 주무관 기업 최고의 가치 ‘사람’ ㈜이고진이 최고로 여기는 가치는 ‘사람’이다. 고경환 대표(55)는 “사람들의 행복을 가로막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사람이 건강하길 바란다. 또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운동기구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고진의 기업명은 송강정철 선생의 훈민가 열여섯 번째 수, ‘이고 진 저 어르신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으니 돌인들 무거울까’에서 유래한다. 이고, 지고 가는 짐은 이고진이 담당할 테니 사람들은 건강관리에 힘써 행복해지라는 의미다. 이름처럼 이고진은 포천지역 경로당과 사회복지시설, 어린이 보육시설 등에 건강관리용 기구를 2013년부터 꾸준히 기탁하며 ‘나눔 천사’가 되어왔다. 지난 6월에는 가산면과 가산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로부터 올해의 나눔실천 착한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
예컨대 나는 모든 이름의 바람을 사랑한다. 한겨울 머리 위에서 잉잉 울어대는 바람, 어두운 들녘을 가로질러 달려오는 바림, 바람 떼―. 늦가을 제주에서 만난 호곡(號哭) 같은 바람, 겨울의 문턱에서 마른 갈대숲을 울리던 을숙도의 바람, 바람은 어쩌면 나의 고향인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나의 고향, 잃어버린 나의 언어, 잃어버린 나의 시간. 나는 봄 몸살 같은 3월의 바람을 사랑한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지각(地殼)이 미처 눈을 비비며 깨어나기도 전에 보리밭 이랑에서 성급하게 피어나는 바람, 그 바람은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오한처럼 떨게 한다. 어느 때는 수줍고 어느 때는 미소 같고 어느 때는 마냥 속살을 간질이는 봄 몸살 같은 바람. 그래, 봄 몸살이다. 바위처럼 꿈적 않는 미욱한 사내를 어여쁜 교태로 흔들어 깨우는 몸살 같은 바람, 열여섯 살 소녀의 새빠진 웃음처럼 캬들캬들한 바람, 마디마디 움츠러든 겨울나무 가지에 새움을 눈 티우는 신비의 바람, 늪처럼 가라앉은 어둡고 긴 우리들의 침묵을 일으켜 세우는 바람. 그것은 3월의 바람이다. 여울물처럼 맑은 3월의 바람이다. 눈을 들어 사위를 둘러보라. 마침내 봄은 당도하느니 지난겨울의 시린 애환을 어찌 털
필자 석인호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1974년 중앙일보 기자로 입사하면서 언론인의 길을 걸었다. TBC 방송기자, 중앙일보 싱가포르 특파원, 중앙일보 사회부 전국부장 등을 거쳤다. 국정홍보처 국정브리핑팀 위원과 언론중재위원을 지냈다. 2014년 '좋은수필'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다. 하얀 소금꽃 대신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물결 하얀 소금으로 뒤덮였을 염전이었지만 지금은 꽃밭이다. 눈이 모자랄 만큼 넓게 펼쳐진 벌판이 온통 분홍과 노랑, 붉은 색깔의 물결이 치고 있었다. 서해 바다가 가까운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시흥갯골생태공원의 초가을 풍경이다. 쾌청한 가을날 따갑게 쏟아지는 햇살 아래 갯벌엔 꽃들과 각종 이름 모를 풀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코스모스의 분홍 물결, 해를 향한 해바라기들의 노랑 군무, 군락을 이룬 채 동그스름한 자태를 뽐내는 댑싸리들의 분홍빛 머금은 연두색 대열이 장관이었다. 늦가을엔 붉은색으로 물드는 댑싸리들이 미동도 하지 않고 대열을 이루어 광장에서 집단체조 하듯 펼쳐져 있다. 먼 남쪽에서 북상 중인 태풍 영향인지 바람은 시원했고 하늘은 쾌청했던 9월 15일 이 공원을 찾았다. 안내표지판은 이곳이 1934년부터 2년에 걸쳐 조성된 염전이었다
저출산, 고령화, 대도시 집중화로 인한 농촌 지역 과소화는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농촌을 다시 살리기 위한 각계각층의 연구와 대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포천시의 한 마을이 농촌 재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예마을(이장 박광복)’이다. 글 | 포천시 홍보전산과 공보팀 추영화 주무관 경기도 북단 마을의 놀라운 변신 서예마을은 포천시 최북단 행정구역인 관인면에 속한다. 군사분계선까지 직선으로 불과 20여km, 38선이 있던 당시에는 북한 땅이었지만 휴전협정 이후 남한으로 수복되었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척박할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예마을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깨끗한 연정천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거대한 오리나무 등 빼어난 풍광과 농장체험, 공예체험, 서예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인기 농어촌체험 휴양마을이다. 인구도 늘고 있다. 6년 전 176가구였던 마을주민도 지금은 185가구, 300여 명이나 된다. 현저하게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전국적인 농가 수 감소세를 고려할 때 서예마을의 인구가 지속하여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자연이 살아났다, 사람이 살게됐다 서예마을이 오늘날의
▲김은성 작가 현재 미국 워싱턴 디시에 거주하는 김은성 작가는 포천좋은신문 창간 1주년을 맞아 새롭게 유럽여행기를 연재합니다. 김 작가가 연재할 유럽여행기의 첫 번째 도시는 이탈리아 피렌체. 김 작가는 피렌체가 어떻게 르네상스의 발원지가 되었으며, 그 르네상스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년 전 겨울 피렌체를 찾았습니다. '피렌체에서 만나는 르네상스'라는 제목으로 연재되는 김은성 작가의 유럽여행기에 많은 응원 바랍니다. -편집자 주- 첫째날, 르네상스를 만나러 피렌체로 향하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꿈꾸는 여행은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영어로 Tuscany) 지방에서 한 달 지내는 것이라고 한다. 2016년 여름, 초등학교 친구들과 환갑여행 삼아서 피렌체(영어로 Florence) 근교에서 한 달 묵으며 토스카나 지방을 여기저기 둘러본 후,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충분히 공감해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여행 중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었던 듯 생각되는 한 달간의 사연은 너무 길어서 다른 기회에 나눌 수 있길 바라며, 이번 연재에서는 피렌체 중심부 구도시에서만 2주를 지내고온 2019년 겨울 여행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첫 번 여행은 8월에서 9월에 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