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신읍동에서

김용태 당선인에게 바란다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당선자는 포천과 가평에 대해서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포천에서 민주당 박윤국 후보보다 3225표나 뒤졌다는 사실을 깊이 성찰하기를. 투표장에 나온 포천시민들 사이에서는 경험과 경륜이 뛰어난 박윤국 후보가 당선자보다는 포천을 위해서 훨씬 많은 일을 하고, 또 훨씬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까닭이다. 이와 함께 중앙정치에만 신경 쓰는 듯한 모습 또한 그리 좋게만 보이지 않음을 명심하시길.

 

먼저 제22대 포천·가평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용태 당선인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포천에 온 지 불과 6개월 만에, 본인이 어린 시절부터 그토록 원하던 국회의원의 꿈을 이루었으니 그 짧은 기간에 정말 대단한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패기의 젊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불과 서른넷 젊은 나이에 이루어 놓은 엄청난 성과에 진심으로 칭찬을 드립니다. 

 

이와 함께 김용태 당선인에게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당선자는 포천과 가평의 현실에 대해서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동안 여러 인터뷰에서 보았듯이 어떤 질문을 하면 "좀 더 알아본 후에 대답하겠습니다"라거나, 기억 나실지 모르겠지만 "15항공단 관련 질문으로 원론적 해결 방법은 다른 외곽 지역으로 이전이 우선 아니냐"는 어느 포천 기자의 질문에 "여론조사 등을 통해 시민들의 정확한 의사를 알아보고 그에 따른 판단을 하겠다"는 대답을 한 적도 있습니다.

 

6군단 이전 문제나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드론사령부 창설 문제, 15항공단의 근본 해결책은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답을 찾아야 할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제 당선자께서는 이 지역의 국회의원이 되었으니 철저하게 공부하고 준비해서 언제라도 답을 내놓을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그리고 해결책을 고심하고 난 뒤에 현답이 나와야 합니다. 당선인의 머릿속에는 '좀 더 알아본 뒤에'나 '여론조사 등을 한 뒤'가 아니라 언제나 몸에서 본능적인 반응이 나올 때까지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당선인은 워낙 말솜씨가 좋다고 소문난 분이니, 말로서 얼버무리는 것은 더 이상 안될 일입니다. 

 

두 번째로 이번 선거의 득표수를 보면 당선자는 포천에서 민주당 박윤국 후보보다 3225표나 뒤졌습니다. 보수의 텃밭이라는 포천에서 민주당 후보가 51.47%나 받고 당선자가 과반에 못 미치는 47.47%를 받았으니 이에 대해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표장에 나온 포천시민들 사이에서는 경험과 경륜이 뛰어난 박윤국 후보가 당선자보다는 포천을 위해서 훨씬 많은 일을 하고, 또 훨씬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반면 갓 서른을 넘은 당선자가 국회의원이 되면 박윤국보다 더 일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포천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민주당 박윤국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당선자는 이런 사실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세 번째로 당선인은 지금까지 혼자 움직이던 몸에서 이제 국회의원이자 포천·가평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으로 국민의힘이라는 배를 잘 이끌어 가야 하는 선장의 입장이 됐습니다. 많은 사람을 비서관이나 사무국장으로 거느려야 합니다. 또 기존의 수많은 당원도 관리해야 하고 새로운 당원도 모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잘 구별해서 적시적소에 그곳에 맡는 인재를 써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배가 산으로 갈 지도 모릅니다. 당선자가 못해서가 아니라 기존의 기득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잘 다루지 못하면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포천에는 선거 때마다 당협사무실을 제 집 드나들 듯이 하는 선거꾼이 많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또 4년 전 총선에서 보았던 똑같은 사람들로 당선자는 이들 가운데 옥석을 가릴 줄 아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쓸데없는 사람들은 모두 가려내야 합니다. 공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이 캠프 저 캠프로 옮겨 다녔던 현직 시의원이나 도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선거 후 공과를 따지며 떡고물을 달라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압니다. 나이가 일천한 당선자께서 하나하나 상대하기 거북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포천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떨쳐내야 합니다. 전임 최춘식 의원의 2년 전 공천이 얼마나 많은 뒷이야기를 낳았는지 한번 살펴보기를 권합니다. 

 

네 번째는 당선자 본인의 이야기입니다. 10일 선거가 끝나고 개표가 진행되는 저녁 시간에 당선자는 서울로 가서 어느 TV의 패널로 등장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미리 약속이 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포천·가평의 중요한 국회의원을 뽑는 개표 시간에 시민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지 않고 자기 일에만, 또 중앙정치에만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은 그리 좋게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포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모 의원도 중앙정치에만 신경을 쓰고 포천을 등한시하다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포천을 떠난 일이 있습니다. 포천과 가평 사람들은 그가 3선 국회의원을 할 동안 무엇하나 제대로 해놓은 것이 없다고 그를 폄훼합니다. 당선인의 모습에서 그 의원의 모습을 떠올린 것은 기우였기를 바랍니다. 그럴 시간에 포천에 대해, 가평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더욱 많은 사람을 만나고, 고민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요. 

 

말이 길었습니다. 다시 한 번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합니다. 포천과 가평을 위해 건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