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은 나에게 성당에 나가라던가, 성경책을 읽으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다만 헤어질 때 나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면서 이 한마디는 언제나 빼놓지 않으셨다. "Tai, be good!" 쉬운 영어인 듯 보였지만 내가 이 말의 뜻을 이해하는 데는 한참이 지난 뒤였다. 맨 처음에는 '내가 좋다는 뜻인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 말이 '승태야, 착하게 자라라'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을 지난 뒤였다. 신부님은 예쁜 포장지에 싸인 사탕이나 쿠키를 상자에서 꺼내주며 이렇게 설명하셨다. "타이(내 이름의 끝 자 '태'를 이렇게 부르셨다), 이 쿠키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님이 추수감사절 기념으로 각국에서 선교 사업을 하는 신부님들에게 보내준 선물이란다. 자, 한번 먹어봐라." 사탕과 과자는 입에 들어가자마자 스르르 녹아버렸다. 나는 그 과자의 맛보다는 그 과자를 싸고 있는 예쁜 포장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 슬그머니 빈 포장지를 주머니에 넣었다. 브라이언 신부님은 내가 과자를 더 먹고 싶어서 그런 줄 알고 헤어질 때면 언제나 내 주머니에 과자를 한 움큼씩 집어넣어 주셨다. 브라이언 신부님의 책상에는 낡고 오래된 지구본이 있었다. 신부님은 지구본을
지금도 50여 년 전과 다름없이 돈암동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골롬반 수도원. 가난한 달동네 소년은 그 수도원의 커다란 파란 대문을 들어서면 마치 레테의 강을 건넌 듯 이상스러울 정도로 가슴이 뛰었다. 시원하게 펼쳐진 마당에 들어선 순간,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소년에게는 그곳이 바로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이었던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서울 성북구 미아리고개가 있는 돈암동 달동네에서 살았다. 지금은 재개발 바람을 타고 콘크리트 덩어리인 아파트 숲으로 모습이 변해서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를 지경이지만, 당시 돈암초등학교 주변은 내 손바닥 눈금을 들여다보듯이 훤한 곳이었다. 겨울날 눈이라도 내리면 그 좁은 달동네 비탈길은 미끄러운 눈썰매장이 되곤 했다. 동네 할머니들과 아주머니들은 그러잖아도 미끄러운 길을 걸어다니지도 못 하게 한다고 얼음지치기를 못 하게 했다. 연탄 부지깽이까지 들고나와 말리고는 했지만, 별다른 놀잇거리가 없었던 내 또래 아이들은 동네 어른들의 눈치를 보면서 비탈길이 반들반들해질 때까지 썰매 타기 놀이를 즐겼다. 그것도 지치면 하얀 연탄재를 가루처럼 깨서 눈 위에 뿌려놓기도 했는데, 그러다가 어느 인심 좋은 할머니라도 만나면 고쟁
이번 회기의 시정질문과 답변에서 의회와 집행부 사이에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이 때문에 김현규 의원은 시정 질문에 앞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시장은 직접 본 질문과 보충 질문에 답변하였다. 과정은 인간적으로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가 되지만, 의회의 요구를 수용해 원칙대로 본인이 직접 질문에 답변을 했다. 포천시에 오랫동안 내려오던 잘못된 관행을 법대로 올바로 세웠으니, 시의원은 물론, 시장도 함께 박수받을 만했다. 인생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는 것도 있고, 처음 정했던 길과 약간 다른 길로 가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때는 처음 생각하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의 길을 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글을 쓰거나 기사를 위해 취재를 할 때, 필자가 정해 놓은 가설과 같은 것이 있다. 필자의 가설이란 상식선에서 당연히 이럴 것이라는 일종의 선입견 같은 것들이다. 취재해 보면 대체로 그 가설들에 근접한 사실이 나오거나, 그렇다고 주장해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머지 경우는 기사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이고, 처음 생각했던 가설을 완전히 뒤집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 11월 7일 포천시의회 제174회 임시
소멸 위기 마을과 학교 살리기와 연계해 체육, 음악, 자연 환경 안에서 아이들이 꿈꾸는 공간 조성으로 정주형 인구 정책 방향타로 설정해 실행해 보자 포천시는 지난 4월 행정안전부 인구 감소 관심 지역으로 지정됐다. 시는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인구정책위원회를 개최해 '포천시 인구 활력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하는 등 다양한 정책 실현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5년 신설된 사업으로 일명 '새뜰 사업'은 인구소멸이 진행되고 있는 오지마을 등 취약 주민의 기본생활 수준을 보장하는 각종 인프라 구축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맞춤형 패키지 사업으로 폐가 정비, 대문 없는 3색 담장, 공동 우물 복원 등으로 소멸 위기 마을에서 귀농으로 기회를 찾은 충북 영동군 장동 2리가 인상적이다. 빈집 정비 등을 통한 전원주택 조성, 청년마을 만들기, 청년 고유 주거사업, 청년 창업 지원사업 등 연이은 공모사업 선정으로 청년 인구 유입의 성공 사례에 더해 지역 강점인 관광, 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해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한 전남 강진군도 지역 특성을 잘 살린 예라 할 수 있다. 오지마을에서 생활 여건 개선에 귀농 방향 설정의 영동군, 청년 정책을 통한 귀농·귀촌 원
약자 중에 약자(略字)는 ‘레미콘(Remicon)'이 아닐까. 콘크리트 제조설비를 갖춘 공장에서 제조한 생 콘크리트(Fresh Concrete)를 섞으면서 지정된 장소까지 운반하여 공급하는 굳지 않은 콘크리트, 즉 ‘레디 믹스 콘크리트(Ready-Mixed Concrete)’다. 일본에서 만든 약자라는 설이 유력하다. 현금자동인출기를 뜻하는 ATM이 무슨 약자냐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말이 학생이지, 모두 4년제 대학을 나와 직장생활을 하다가 신문-잡지 쪽으로 진로를 바꾸기 위해 재취업학원에 들어온 젊은이들이다. 유학을 다녀온 사람도 많다. 그들은 물론 현대인은 누구나 거의 매일 ATM기의 신세를 진다. 그런데도 그 약자를 제대로 아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참 배우는 학생들의 지적(知的) 호기심이 이 정도라면, 거의 무관심 수준이다. 적어도 2개의 영어 단어를 새로 익힐 수도 있는데 말이다. 우선 ‘자동화하다’라는 동사를 형용사적 용법으로 쓴 ‘Automated’가 ‘A’의 약자다. ‘Automation’이 아니다. ‘T’는 ‘Teller’. 은행 창구직원이나 출납계원을 뜻한다. 은행에서 고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직원은 출납계다. 호텔이나 레스
내 권리 또는 요구가 먼저라는 이기심을 버리고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겸손한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자 한 선배분이 사무실을 방문해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지금은 옳고 그름이 분명치 않은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한탄 섞인 말씀이 오늘따라 가슴에 와닿는다. 주변의 지인들을 만나면 요즘 경기가 예전 같지 않고 힘들다고 한다. 경제문제에 대한 토론이 지나쳐 급기야 '전 정부 또는 현 정부 탓이다'로 난장판이 된다. 모든 것이 정치로 귀결되는 우리의 풍토를 떠나 많은 경제 전문가의 분석을 살펴보자. 무역에 사용되는 기축통화의 달러 발권국인 미국이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고금리 정책 유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하마스 전쟁의 불확실성 확대로 글로벌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또한, 미-중 갈등과 기술 경쟁 양상이 패권 다툼으로 격화돼 무력 충돌인 물리적 다툼까지 악화되지 않더라도 날 선 상태가 지속될지 여부다. 평화적 공존은 사라지고 있다. 대만 이슈가 부쩍 거론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중 헤게모니 다툼에서 선택지가 제한된 것이 우리의 서글픈 현실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오늘은 고등학생 때부터 평생 가지고 살던 좌우명 같은 명심보감의 구절을 하나 소개하면서, 나름의 해석도 한번 해 보려고 한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도오선자(道吾善者)는 시오적(是吾賊)이요 도오악자(道吾惡者)는 시오사(是吾師)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해석하자면 '내게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은 나의 적이고, 내게 싫은 소리하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다'라는 뜻이 될 것이다. '지도자 또는 권력을 가진 사람은 아첨하는 사람을 멀리하고, 쓴 소리하는 사람을 스승처럼 가까이 두라'는 뜻을 가진 구절이다. 이 구절을 처음 접했을 때인 어린 시절에는 내가 상대하는 어른들이나 또래 친구들이 내게 아첨하거나 입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싫은 소리 또는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은 많았다. 따라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시기였던 나에게 이 구절의 앞 부분인 '도오선자(道吾善者)는 시오적(是吾賊)이요'는 사실상 해당 사항이 없었다. 나이가 60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는 이즈음에도 나에게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내게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은 나의 친구이지, 적으로 삼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권력을 가지지 못한 소시민인 나는 명심보감의 이 구절의 앞부분은
한내교 등 교량 3개소에 설치된 꽃장식 화분, 2019년부터 총 4억여 원 일회성 예산 투입해 이제는 사업을 접어야 할 때이다. 꽃을 덜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축하할 일이 있거나 소소하게 기분 전환이 하고 싶은 날, 사랑의 기쁨에 겨워 왠지 꽃을 선물하고 싶은 날이 살아온 세월이 많은 이들에게는 한 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마음에 끌려 작은 손품과 발품을 파는 수고를 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그것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온전히 자신의 취향에 맞는 꽃을 고르는 일에도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다. 나름의 꽃꽂이를 하거나 분갈이하는 등 정성을 쏟을 때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을 느낀다. 포천 시내에는 포천천을 가로지르는 여러 개의 다리가 있다. 포천교, 반월교, 한내교 등 다리 난간에는 봄꽃, 가을꽃으로 단장한 화분들이 줄지어 걸려있다. 2019년쯤인가 웨이브페튜니아 등 여러 꽃이 섞여 처음 설치된 것을 보았을 때 참으로 정겨워 향기도 한번 맡아보고, 조심스럽게 꽃잎을 만져본 기억이 새롭다. 다리에 꽃장식 화분 설치는 그 당시 새로운 구상으로 다채롭고 산뜻한 환경 조성과 맞물려 신선함으로 다가와 많은 시민의 기쁨과
지난 10월 7일과 8일 포천종합운동장과 실내체육관, 반월아트홀 대강당에서 시 승격 20주년 기념 제21회 포천시민의 날 행사가 개최되었다. 실질적으로는 전날 6일 오후에 열린 시상식부터가 행사의 시작이라고볼 수 있다. 이렇게 2박 3일간 취재하면서 느낀 점, 좋았던 점, 아쉬운 점 등을 무겁지 않게 토로해 보려 한다. 행사를 지켜보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교통 통제이다. 그전까지는 모범운전자회에서 주로 교통 통제를 맡았으나, 이번에는 자율방범대에서 교통 통제를 맡았다. 교통 통제를 하는 것도 일종의 봉사이기에 누구든 할 수 있지만, 되도록이면 운전을 할 줄 아는 사람에게 충분히 안전교육을 시킨 다음에 일을 해야한다. 첫날 오전 일찍 반월아트홀에서 여성회관쪽 일방통행으로 들어가지 않고, 산후 조리원 쪽으로 차를 가지고 가려고 하자 돌려 나가야 한다고 안내를 했다. 차를 돌리기 위해 약간 앞으로 전진할 때, 못간다면서 어떤 방범 대원 한명이 차 앞으로 뛰어 들었다. 아마도 그냥 밀고 들어가려고 했다고 생각했나보다. 하지만, 아무리 차량 통제가 중요하다고 해도 움직이는 자동차 앞으로 뛰어드는 행동을 하면 안되는 것이다. 봉사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더 우선이 아닌가?
포천으로 이사온 지 어느덧 4년 이번에는 또 어떤 즐거움과 행복이 기다릴까. 포천으로 이사 온 지 어느덧 4년이다. 평생을 서울에서 살다가 예순셋(최근에 바뀐 우리 나이로) 늦은 나이에 우연히 이곳 포천에서 직장을 구했다. 첫 출근은 2019년 7월 3일이었다. 매일 서울에서 출퇴근했는데 당시 버스로 왕복 너덧 시간이나 걸려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저녁에 술이라도 한잔 하고 택시를 타면 포천에서 서울 집까지 요금이 6~7만 원이나 나왔다. 출퇴근이 힘들어 거주할 집을 구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포천에서 살 집을 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석 달 뒤인 2019년 10월 1일 우여곡절 끝에 이동교리의 한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이사를 했고, 바로 그날 소흘읍에 전입 신고를 했다. 전입 신고를 하고 읍사무소 문을 나서는데 핸드폰에 "포천시민이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라는 문자가 하나 떴다. 평생을 서울에서만 살던 사람이 포천시민이 됐다. 포천에서 처음 살게 된 아파트는 1층이었다. 서울에서도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아왔지만 이번처럼 1층에서 살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막상 1층에 살아보니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좋은 점도 많았다. 거실의 통창을 통해 바라보는 확 트인
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은 물론, 똑똑한 체하는 인물은 조직을 망친다 한 때 우리 사회에 유행처럼 번져 직장 상사의 유형을 흔희 네 가지로 나누었던 적이 있다. 현재 새내기 공무원들에게는 다소 꼰대적인 분류라고 할 수 있지만 세대를 떠나 이 분류 방법이 꽤 합리적이라 해도 좋을듯하다 '똑부똑게, 멍게멍부'로 표현되는 단지 똑똑하다, 부지런하다, 멍청하다, 게으르다는 과거 분류의 개념을 현대적인 정의로 재해석을 해야 할 것 같다. 단어 뜻만으로 의미하는 좁은 경계에서 벗어 나 보고자 한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은 결단력이 있어 보이고 상황판단이 빨라 업무에 있어 유능해 자기 자신의 '똑부'의식에 갇혀 일에 파묻혀 사는 스타일이다. 야심이 많은 인물이다. 반면, 완벽주의 성향이 있고, 자신만이 옳다는 독선적 사고방식과 업무 스타일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람 향기 나지 않는 유형이다. . '똑똑하고 게으른 유형'은 유능하지만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게으름이 아니라 정신적 여유를 갖춰 조급하거나 편협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큰 야망이 없는 인물이다. 일을 할 때 쉽고, 덜 귀찮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유형으로 실제 업무는 실무자에게 맡기며 인간미가 별로
지방의회에서 본회의를 진행하기 전에 의원들은 '5분 자유 발언'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집행부가 반드시 답변하여야 하는 '시정 질의'와는 달리 누군가 답변을 할 의무도 없고, 발언자도 정치적 책임 이외에는 질 필요가 없다. 따라서 시의원들이 자신의 색깔과 식견을 나타내기에 좋은 기회가 된다. 최근 끝난 포천시의회 제173회 임시회에도 5건의 '5분 자유 발언'이 있었다. 개회하는 1차 본회의에 3건, 폐회하는 2차 본회의에서 2건이 있었다. 개회하는 1차 본회의에서는 연제창 의원은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에 대해, 김현규 의원은 ‘포천시 도시브랜드’에 관해, 조진숙 의원은 '자작~어룡간 도로'의 문제점에 관해 각각 발언하였다. 연 의원은 당시 포천의 가장 큰 이슈인 드론작전사령부 창설문제에 대해 발언하였다. 충분히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다. 김 의원의 도시 브랜드 발언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조례특위에서 관련 조례안이 부결되는 결과가 나왔으니, 이 또한 시의원으로서 충분히 할만한 발언이다. 그러나 그중 백미는 조진숙 의원의 신설도로의 안전에 관한 건인데, 사고의 횟수에 대한 통계 자료와 현장 사진들을 곁들여 이해하기 쉽게 발언하여, 시민과 집행부 모두를
며칠 후면 포천시민축제가 열린다. 작년에도 시에서 큰 비용을 들여 치른 시민축제는 세 군데 단체에서 각각 주관해 여기저기에 무대를 세 개나 만들며 비용 낭비는 물론이고 오가는 시민들을 불편하게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주관사 세 곳이 날짜까지 모두 서로 다르게 잡아 진행한다고 한다. 가뜩이나 행사를 통합하고 줄여야 한다는 시민 목소리에 반하는 것 같아서 유감이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축제는 영어로 페스티벌(festival)이다. 카니발(carnival)이라고 부르는 나라도 있다. 한문으로는 祝祭로 쓴다. 한문으로는 축하할 축(祝) 자에 제사 제(祭)라를 쓴다. 축하가 동반된 큰 제사라는 의미다. 오늘날에는 굳이 축하나 제사와 관련이 없더라도 큰 잔치면 축제라 부른다. 본래 축제의 기원은 대체로 고대 사회에서 절기별로 변하는 자연이나 농경과 추수를 기념하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만 해도 연등회나 팔관회 등 국가적으로 여는 큰 규모의 불교 행사가 주를 이루는 축제가 있었다. 조선조에 들어서서는 불교를 탄압하고 유교 성리학을 중요시한 탓에 불교 행사가 주를 이루었던 축제가 축소되거나 폐지되었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여전히 축제
현직 의원에 공기업 사장, 변호사, 대통령실 행정관 등 도전장 민심과 당심의 경선 규정에 따라 희비 엇갈릴 듯 제21대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끝나고, 제22대 국회를 구성할 의원들을 뽑는 총선이 다가온다. 내년 4월 10일 실시되는 선거를 7개월 앞두고 국민의힘 '포천·가평 지역구'는 출마 후보자들의 공천 경쟁이 시작됐다. 각 진영에서는 전략 수립과 치열한 수 싸움으로 숨 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 최춘식 현 의원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권신일 (주)코레일관광개발 사장, 김용호 전 남원·순창·임실 당협위원장, 허청회 대통령실 정무2비서관실 행정관 등이 거론된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중앙 정치 상황에 따라 출마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 기존에 출마를 반복해 왔던 인물들은 최근 지역에서 거론되는 여론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 최춘식 의원은 제9대 경기도의회 의원과 21대 국회의원을 거치면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고, 위원회 활동으로 전문적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주민과 소통 부족 등 지역구 관리 소홀과 논란 있는 전·현직 사무국장 임명 등이 취약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당 대표와 6인회 멤버로 초선임
기자는 지난 4월 초에 '시 직접 고용 근로자 임금 일원화, 시장이 나서야'라는 제목의 칼럼을 작성한 적이 있다. 주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최저시급은 9620원이고, 포천시 생활임금위원회가 정한 생활임금은 1만500원이다. 시간당 880원의 차이가 난다. 주 40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보고, 주휴 수당을 포함하면 월 18만 3040원이 차이나고 연 219만 6480원의 임금차이가 나게 된다. 작은 차이지만 연간으로는 거의 1달 월급과 같은 차이가 나는 것이다. 같은 일을 하면서 이만한 임금의 차이가 나게 되면 분명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각 부서장들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서 시행하지 못한다면, 이제는 의회와 시장이 나서서 조정해야 할 일이다. (중략) 의회는 '포천시 생활임금조례'를 손 보아야 한다. (중략) 시간당 880원의 차이로 그들에게 불행한 직장 생활을 감당하게 할 이유가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포천시의회 제173회 임시회에서 '포천시 생활임금조례'가 7년 만에 개정되었다. 개정된 내용은 하나의 조문 추가, 하나의 조문 삭제가 주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추가된 조문은 제2조(정의)의 5항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