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의회는 의회다웠고, 시장도 시장다웠다

본지 국장·에디터

 

이번 회기의 시정질문과 답변에서 의회와 집행부 사이에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이 때문에 김현규 의원은 시정 질문에 앞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시장은 직접 본 질문과 보충 질문에 답변하였다. 과정은 인간적으로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가 되지만, 의회의 요구를 수용해 원칙대로 본인이 직접 질문에 답변을 했다. 포천시에 오랫동안 내려오던 잘못된 관행을 법대로 올바로 세웠으니, 시의원은 물론, 시장도 함께 박수받을 만했다.

 

 

인생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는 것도 있고, 처음 정했던 길과 약간 다른 길로 가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때는 처음 생각하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의 길을 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글을 쓰거나 기사를 위해 취재를 할 때, 필자가 정해 놓은 가설과 같은 것이 있다. 필자의 가설이란 상식선에서 당연히 이럴 것이라는 일종의 선입견 같은 것들이다. 취재해 보면 대체로 그 가설들에 근접한 사실이 나오거나, 그렇다고 주장해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머지 경우는 기사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이고, 처음 생각했던 가설을 완전히 뒤집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 11월 7일 포천시의회 제174회 임시회가 14일의 일정을 마치고 폐회했다. 이번 글은 지난 의회에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하려다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반대의 글을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장과 의회가 협치를 하지 않고 이러저러한 일로 시끄러운 소리가 나오게 하느냐'로 가려는 것이 필자의 가설이었다.

 

그런데, 이전 회차인 173회 임시회에 조용히 개정된 조례가 하나 있다. 그것은  '포천시의회 회의 규칙 일부 개정 규칙안'인데, 이 조례안은 시정 질문의 질의 답변의 형식을 바꾸는 조례이다. 지금까지는 시정질문을 할 때, 본 질문과 보충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일괄 질문과 일괄 답변으로 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바뀐 조례에 따르면 본 질문은 일괄 질문에 일괄 답변으로 하되, 보충 질문은 일문일답으로 즉석에서 대답하도록 바뀌었다. 또, 보충 질문도 일괄 질문, 일괄 답변으로 했기에 본 질문의 다음날 하던 것을 본 질문의 일괄 질문과 답변이 끝난 그날, 바로 그 자리에서 일문일답 형식의 보충 질문을 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좀 더 역동적인 의회의 모습을 시민에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큰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쓴 기억이 있다.

 

이번 회기에서는 시정질문을 기존의 관례대로 담당 과장이나 국장이 답변을 하느냐? 아니면 규칙대로 시장이 직접 답변을 하느냐로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이 때문에 김현규 의원은 시정 질문에 앞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혹자는 '어린 것들이 위아래도 모르고 행동한다'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칙과 법에 어긋난 일을 바로잡으라고 시민들이 그들에게 표를 주고 시의원으로 만든 것이다. 공천권자의 앵무새나 아바타 노릇이나 하라고 표를 준 것은 아니다. 할 일을 제대로 하였으니, 손뼉 칠만 하다.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몇 번의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결국 본인이 직접 본 질문과 보충 질문에 답변하였다. 과정은 인간적으로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의회의 요구를 수용하여 원칙대로 본인이 직접 질문과 답변에 임하였다.

 

포천시에 오랫동안 내려오던 잘못된 관행을 법대로 올바로 세웠으니, 시장도 함께 박수받을 만하다.

 

의회는 의회다웠고, 시장도 시장다웠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