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부분 경사로운 일을 소원하며 살고 있다. 출생, 혼사, 입학, 어려운 시험 합격, 입신양명, 부의 취득은 대체로 큰 기쁨을 주는 일이다. 경제가 매우 어렵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생활이 힘들고, 장사는 되지 않고, 인심은 점점 삭막해져 간다고 한다. 살기가 팍팍하고 영 재미없다 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인생 역전의 한방을 바라는 풍조가 더욱 확산되어 로또 등 각종 복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른바 ‘대박’을 노리는 사회적 심리가 우리 사회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듯하다. 이 대박이라는 말은 2000년 초까지는 어린이나 젊은이의 대화, 특정한 분야에서 다소 저급하게 사용되던 말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큰 횡재 등을 바라는 심리를 담은 일상어가 되었다. 대박이란 말은 영화계 등에서, ‘흥행에 성공함’을 뜻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한 것 같다. 이 말은 ‘바다에서 쓰는 큰 배, 큰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큰 배가 입항을 하면 뜻하지 않은 많은 수익이 생기는 일이 있어서 오늘날의 유행어 대박의 의미를 지니기 시작하지 않았나 유추해 본다. 흥부가 큰 박을 터뜨려 횡재하는 장면을 연상하여 ‘큰 박 → 대박’과 같은 말의 변
▲필자 김은성 작가. ▲파라오들의 거대한 석상과 오벨리스크가 맞아주는 룩소르 신전. 12월 19일 오늘은 아침 7시 비행기로 나일강의 상류, 룩소르로 떠나는 날이다. 새벽 3시반에 기상 전화가 올거라는데, 호텔이 아침 7시까지 단수라고 한다. 어린 날, 단수 소식을 들으면 어른들이 물통에 물을 잔뜩 받아두던 기억이 나서, 욕조에 물을 받아두고 잤는데 일어나보니 물이 거의 빠져서 얼마 남지 않았다. 비몽사몽 가운데 물을 알뜰하게 쓰며 씻고 식당으로 내려가니 그 새벽에 아침이 준비되어 있다. 우리를 위해서 직원들을 동원해서 영업시간 몇 시간 전에 아침을 준비해줄 호텔은 미국에선 찾아볼 수 없을 것 같다. 아마도 커피와 도너스정도 준비된다면 이게 왠 횡재인가 할 거다. 최고급 호텔에서 물이 안 나오기도 하고, 새벽 4시에 화려한 조식 부페가 차려질수 있는 것이, 아직 선진국에 들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는 한 예라고 생각된다. 고객의 편리함을 위하여 저렴한 보수로 동원된 인력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과 달리, 아무도 불편하지 않게 살기 위하여, 모두가 조금씩 불편을 감수하며 사는 나라가 선진국이라는 역설적인 이론이 성립된다. 미국에 살다가 한국에 나가면 24시간 모
공직자와 청렴은 실과 바늘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청렴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즉 공공기관에서 청렴이란 기관의 특성상 존재하는 내부의 기밀이나 정보를 투명하게 모든 과정을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티 없이 살자는 것'. 이 말 한마디가 청렴이란 의미 자체를 관통한다. 공직자로서 생활할 때 이 문구를 깊이 생각하며 가슴속에 품고 다녀야 한다. 청렴하다는 것은 공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담당하는 일에 대해 열과 성의를 다하고 공평무사하게 처리해 그 일을 함에 있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 했다. 사실상 공무원의 급여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일부 공무원은 경제적 기반을 닦기 어렵다 하소연하며 주식, 코인 등 '한탕'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역사상 인간은 항상 탐욕이 존재했기 때문에 청렴을 실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공직자 개개인의 청렴에 대한 자세와 노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청렴은 겸손함에서 나온다. 겸손은 이타심이다. 공직자는 책상 행정으로 법과 규정만 고집한다면 시민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해결하는 적극 행정은 불가능하다.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
독단인사와 인사갑질로 시끄러운 의회 4월 예정 공무국외출장 계획도 백지화 포천시의회가 시끄럽다. 시의회 6급 팀장의 사무관 승진인사가 발단이 됐다. 인사에 불만을 품은 시의회 직원들은 부글부글 하고, 지역 언론은 연일 시의장과 사무과장에게 책임이 있다며 질타하고 있다. 시의장은 인사권자이고 사무과장은 이번 인사를 주관한 인사위원회의 인사위원장이다. 그런데 의회의 인사권 독립 이후 첫번째 인사에서 사단이 나버린 것이다. '시의장 독단인사', '사무과장 인사갑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시의장은 의회의 인사권이 독립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반쪽짜리라 절차나 방법 등을 집행부에 문의해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했다. 사무과장 역시 절차나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번 인사 파문으로 시의장은 작년 집행부에서 파견된 사무과장과 수석전문의원 자리를 결정할 떄 독단으로 판단했다는 이야기가 다시 회자되고 있고, 사무과장은 이번 승진 의결 직전 승진 대상자로 알려진 어느 팀장에게 '당신은 승진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는 이야기를 일곱 번인가 여덟 번이나 전했다고 하니 '인사 갑질'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시의회 직원들 중에 이번 인사에서 제외된
백영현 시장이 민선8기 포천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시의 표어는 '더 큰 포천, 더 큰 행복'으로 바뀌었다. 더 큰 포천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더 큰 행복을 안겨주겠다는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다. 그 표어보다 포천시에 더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인문도시'라는 말이다. 특히 백 시장 본인은 스스로를 "이과생이어서 인문과 예술 등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해서 정책을 만들겠다"는 말을 자주 해서 그의 '인문도시'에 대한 진정성에 확신이 들게 한다. 하지만, 어떤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한 격려사의 문구에 '인적 자원(Human Resouces)'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을 들은 적이 있어서 몹시 마음에 걸렸다. 인적 자원이라는 말은 사람을 사용하고 이용하여야 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보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이 용어가 이용되는 곳은 실제로 경영학이나 통계학에서 사람을 완벽히 하나의 수로 보고, 그 수로서의 가치를 이용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행정을 할 때에도 비용 등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수로 보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정말로 꼭 필요한 경우이니 시비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인재'라는 인문학적 단어를 두고 '인적 자원'이라는 단어가 선택된 것을 두고 오랫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막이 오른 것. 21일과 22일 이틀간 선관위에 출마 등록을 마친 조합장 후보들은 22일 오후 군내면 여성회관 청송홀에 모여 기호 추첨을 했다. 선거운동 기간은 23일부터 시작돼 선거 바로 전 날인 3월 7일까지 13일간이다. 선거운동은 후보자로 등록한 사람만 제한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 포천에서는 24명 후보자들이 등록했고, 이들은 11곳 조합의 수장에 도전한다. 등록 마감 후 추첨을 통해 후보자의 기호를 결정했다. 그런데 가산농협, 관인농협, 소흘농협, 일동농협, 포천농협에 이르기까지 5번 연속으로 현 조합장들이 연속해서 기호 1번을 뽑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그 후 개성인삼농협 조합장이 기호 4번을 뽑고 축협 조합장이 기호 2번을 뽑아서 현 조합장의 기호 1번 행진을 멈췄지만 모두들 신기해 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세 명의 당선자가 나왔다. 11곳 조합 중 세 곳이 단독후보로 접수해 당선이 확정된 것. 영중농협 박종우 현 조합장과 경기한우협동조합 전해욱 후보자, 남궁종 현 포천산림조합장이 무투표로 당선이 확정됐다. 나름대로 힘들고 치열한 선거운동 과정 없이 목표를 이루었으니 기
12월18일 거리를 오갈 때 보이는 풍경과 사뭇 다르게 호사스러운 궁전, 아니 호텔에서 아침을 맞는다. 상다리가 휘어지고 넘치도록 차려진 호텔 뷔페로 조식을 먹고 관광버스에 오르니, 앞이 잘 안 보이는 흐릿한 날씨이다. 우리 동네는 겨울인데 이 여행에는 어떤 계절의 옷을 챙겨와야 할지 고민하게 한, 으스스한 가을 날씨이다. 수은주 온도와 체감 온도는 사뭇 다르니, 현지의 기온만으로 옷을 챙겨오면 안 된다는 것을 여러 번의 여행으로 배웠다. 어딜 가더라도,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입었다가 벗을 수 있는 옷들이 필수이다. 버스는 고대문명 7대 불가사의로 너무나 유명한 피라미드를 보러 기자(Giza)로 향한다. 카이로 근교로 호텔에서 7㎞ 정도 떨어져 있다. 나일강의 동쪽인 카이로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이집트 고대 문명의 모든 무덤은 강의 서쪽에 있다. 나일강이 생명줄이던 그들에게 해가 떠오르는 동쪽은 현세 삶의 상징이며, 해가 지는 서쪽에는, 다시 해가 떠오르길 기다리며 잠들어 있는 곳, 무덤이 위치한다. 기자 평원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세워진 거대한 피라미드(쿠푸 왕의 무덤)과 두 개의 피라미드는 사진에서 수없이 보았으나, 실제로 보니 그냥 인간들이 쌓아 올린
‘출세’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조선 시대에는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등용되거나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사법고시 정도에 합격하면 출세 가도에 올랐다고 말하곤 했다. 요즘은 사회가 다양해져 출세라는 말이 상징하는 의미가 많이 달라졌다. 아무튼 출세의 길에 들어서면 지위와 권력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요는 이 부수적으로 따라 오는 힘 즉 정치적 힘과 돈의 힘 등을 어떻게 행사하느냐, 예를 들면 투명하고 공정하게 행사하느냐, 효율적으로 행사하느냐 등에 따라 출세자의 미래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지위, 권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한 정체성을 확립하며 정직, 공정, 투명한 행위를 함으로써 주위로부터 신뢰를 얻어 출세 가도를 연착륙시키는 이도 있지만, 반면에 탐욕과 성급함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비참하게 추락하는 이도 있다.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음. 즉 권력이나 부귀영화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한시 구절)이라는 말이 있다. 현란하고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4월 벚꽃의 행렬을 보면 딱 이 말이 생각난다. 출세나 권력이란 말이 주는 여러 이미지 가운데에서 우선하는 것이 ‘무상함’이 아닌가 한다.
2023년 대학입시에서 포천시의 학교들은 유래없이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 학생들을 지도한 교사와 학교, 포천교육지원청, 포천시의 교육지원과와 학부모 그리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 입시생들에게 축하와 박수를 보낸다. 그와중에 동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농어촌전형으로 대입지원이 불가능한 포천고등학교 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이익을 생각하면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최근 대학입시에서 농어촌 전형에 대한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추세이다. 보통은 고등학교 3년만 농어촌 지역(소위 읍과 면)에 주소지를 두고 생활하고, 농어촌 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를 3년 다니게 되면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몇몇 최상위 대학은 입학전형에서 농어촌 전형을 위한 조건을 주소지 6년, 고등학교 소재지 6년의 조건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점점 다른 대학들도 6년의 주소지 조건과 6년의 고등학교 소재지 조건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이다. 이 문제는 현 입시 제도 전체의 문제이니, 포천시나 경기도 같은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하지만 포천교육지원청과 포천시가 논의에 함께 한다면 해결할 방법이 있을 것 같아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본다. 참고로 이 제안은 포천시의회
보수 중인 모스크들도 아름답고 휘황찬란하나 지난 세월 동안 유지 관리가 안 된지라 빛바랜 상태로 서 있다. 선진국에 속하는 이탈리아도 너무나 많은 유적을 관리하느라 막대한 인력과 자원을 동원하며 애쓰는 것을 보고 왔었다. 유적과 유물에 신경 쓸 여유가 없던 이집트도 근래 들어서며 세계인들의 지원 가운데 벅차도록 많은 양의 문화재의 보수 관리에 나섰으나 갈 길이 하염없이 멀어 보인다. 얼핏 보면 남루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름다운 건물 중에 특히 인상 깊은 건물은 물을 공급하는 집, 사빌(Sabil은 아랍어로 공짜라는 뜻이라고 한다. 공짜로 공급받는 물)이다. 대리석으로 정교하게 지은 집이 골목마다 있는데 부자들이 동네 사람들을 위해서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공동 수도라는 기능을 넘어 아름답게 지어서 동네 사람들에게 사용하게 해준 부자들의 넉넉한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이 나라에서는 부자들이 항상 이웃에게 베풀고 나누는 사람들로 존경받는다고 한다니 자본주의 나라에서 온 나에게 사뭇 낯선 정서이다. 경주의 최부잣집이 늘 이야기되는 이유는 그렇게 풍성히 나누는 부자들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이집트는 빈부의 차이가 매우 크다고 하는데 부자들이 존
카이로 공항은 깔끔한 현대식 건물 1억 인구가 나일강 유역에서 살아가는 이집트 이집트 여인들의 히잡은 스스로의 선택 헬레니즘 느낌의 카이로의 첫인상 팬데믹으로 지구촌이 출렁이던, 3년간의 격동의 세월을 지나 2022년도 저물어가고 있었다. 백신이 보급되고 사망률이 줄어들자 여행이 재개되었으나 노약자로 분류되는 우리는 여행을 자제하며 지내왔다. 참을 수 없어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으나 참을 수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집에 있어 주는 것이 팬데믹을 빨리 끝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책임 의식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은 늙어가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으니 아직도 팬데믹이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조심스레 여행을 재개해 보기로 했다. 연중행사로 만나본 주치의도 팬데믹이 끝날 때를 기다리다가는 영영 못 갈 수도 있으니 여행을 시작하라고 부추긴다. 미국 동부에서 가장 가깝고 익숙한 유럽으로 가는 여행이 우리에게는 제일 편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파동으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여기저기서 시위 중이라는 소식과 난민들로 인하여 뒤숭숭하다는 보도를 접하며 유럽을 비껴 다른 대륙으로 가보기로 했다. 고통받는 사람들 옆에서 유람 다니는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
상생협의체의 적극적 역할 필요하다 '69년 난제’ 풀려면 포천시민 한 뜻 모아야 한반도에 남과 북이 대치하는 휴전선이 있다면, 포천에는 포천동과 선단동을 단절하는 6군단과 15항공단이 있다. 6군단은 6.25 전쟁 휴전 이후 창설된 부대로 2022년까지 우리 지역에 주둔해 있었다. 진군부대로 불리며 과거 예하에 26사단 등 5개 사단을 거느린 군단이었다. 하지만 국방개혁 2.0 계획에 따른 부대 통폐합으로 지난해 11월 30일부로 해체됐다. 포천시민들은 6군단 부지가 당연히 포천시 품으로 돌아오는 줄 알았지만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6군단 부지에 5군수 지원여단 사령부가 주둔해 병영지를 관리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15항공단은 5군단 직할부대로 전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6군단 전체면적은 총 89만7982㎡(약27만평)으로 무상으로 사용해온 시유지는 약 30%로 26만4775㎡(약 8만평)에 달한다. 15항공단은 약 43만㎡(약 13만평)의 부지를 사용하고 있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중앙매체와 인터뷰에서 “15항공단을 이전해야 6군단 부지를 완벽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현실을 직시한 정답을 말했다. 항공단이 있으면 '군용항공기지법’
포천좋은신문은 2020년 9월 1일 포천의 지역신문으로 창간했습니다. 이 신문은 인터넷 신문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5개월이 된 올 2월, 포천좋은신문은 인터넷 신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지면으로 된 신문을 창간합니다. 이 신문은 매주 발행되는 주간 신문입니다. 지면 신문을, 그것도 주간으로 발행하게 되면 인터넷 신문을 할 때보다 번거로운 일이 많습니다. 우선 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기자도 최소한 너댓 명을 채용해야 합니다. 제대로 하려면 지면을 꾸미는 아트디렉터라는 미술 전문가도 필요합니다. 또 지면 신문을 발행하려면 인건비외 종이값, 인쇄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신문이 인쇄되면 이 신문을 독자에게 배달하는 일도 광고를 유치하는 일도 남아 있습니다. 물론 그 전에 독자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전국의 시는 물론, 군 단위에서도 '풀뿌리 언론'을 표방한 지역신문들이 대거 창간했습니다. 예를 들면 인구 5만여 명에 불과한 충북 옥천군과 충남 당진군에서도 이미 30여년 전부터 주간 신문이 창간되어 그 도시의 여론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옥천 시민들은 옥천신문을 '옥천 3보' 중 하나라고 서슴없
▲필자 김은성 작가. 몽펠리에(Montpelier) 버몬트주의 행정수도 몽펠리에는 인구가 8천명에 불과하여 50개 주 중에 가장 인구가 적은 행정수도이며, 행정수도 중 유일하게 맥도날드가 들어와 있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금박으로 칠한 동그란 지붕을 얹은 의사당의 자태와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는 정말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였다. 마침 의사당 안 투어도 할 수 있었는데, 버몬트 사람들의 정치 성향과 그들의 자긍심 등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었다. 인구 60만명인 작은 주의 의사당이지만, 화려하고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어서 의회 민주주의의 위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느꼈다. ▲1859년 금박으로 동그란 지붕을 얹어 재건축한 버몬트주 국회의사당. 의사당 안의 대리석 장식은 건축 당시 대리석 장사를 하던 정치인이 기부의 형식으로 장식했으나, 누가 봐도 '샘플' 같이 보이는 대리석 조각을 보고 오가는 사람들이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요즘 유행하는 PPL이었던 것 같아서 웃음이 났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 않고 진정한 섬김으로 골몰하는 정치인은 환상에만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의사당 안에 장식된 대리석 조각은 기증한 사람이 팔고 있는 대리석의 견본이기도 하여
▲필자 김은성 작가. 버몬트주는, 이반 데니소비니치의 하루라는 책으로 노벨상을 받고 반체제 인사로 소련에서 추방된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1976년부터 구소련이 붕괴하여 러시아로 돌아간 1994년까지 살던 곳이기도 하다. 인구 1,400명이 사는 캐번디시(Cavendish)라는 작은 마을에서 은거할 때, 마을 사람들은 그가 어디에 사는지 알았으나 방문하는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조용히 살고 싶어 한 그의 바람을 한 마음으로 존중해준 것이 버몬트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해준다. 캐번디시의 도서관은 솔제니친이 떠나며 선물로 준 그의 서명이 있는 저서를 보물처럼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2백년 전쯤에 시간이 멈춘 듯한 모습의 버몬트주에 단풍이 불타는 계절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타지로부터 불러 모은다. 신생국 미국에서 만나는 옛 모습은 불과 2백년 전으로 돌아가니 수천 년의 흔적을 간직한 구대륙에 비하면 옛것이라 부르기도 빈약하지만, 수천 년이 아닌 2백년이라 시간의 체감이 더 선명할 수도 있다. ▲우리가 들러본 마을들을 빨간 점으로 표시해봤다. 스트래튼(Stratton) 도시나 산업단지 등으로 개발된 곳이 별로 없는 버몬트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