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의 현안 해결 방안으로 거론되는 정치체제, 정치환경의 변화 등을 포함한 모든 현안은 결국 국민 선택의 몫이다. 국민의 수준이 정치인, 정치 수준을 결정한다 정치, 도대체 왜 이 지경이 되었나 대학 등 동창 모임, 가족 모임 등에서 금기시되는 화제가 있다. 정치 얘기, 지역 얘기, 종교 얘기, 자식의 취업과 결혼 얘기 등이다. 모임의 분위기를 해치거나 참석한 이들에게 갈등과 스트레스를 주고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는 민감한 화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강한 이슈 거리가 되어 갈등과 감정 유발 효과가 큰 것은 ‘정치 얘기, 지역색 얘기,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얘기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셋을 포괄적으로 묶어 소위 ‘정치 얘기’라고 말하곤 한다. 정치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이며, 국민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갈등 요소를 제공하고 있길래 가까운 사람의 모임에서 금기시되는 화제가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최근의 관련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 2023년의 자료를 소개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6~8월의 19세 이상 미혼 남녀 3,950명 면접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8%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또
잘못된 말과 글은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국민, 우리 사회가 모순과 잘못된 현실을 고치는 것을 사필귀정이라는 하늘의 순리에만 맡겨 놓을 수는 없습니다. 거짓말쟁이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큰 시련과 형벌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믿지 않는 것입니다. 최근 본 스마트폰 카톡 속의 문자를 소개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공지 사항 알림과 문자 댓글 -ㅇ -ㅇ 안부 인사와 문자 댓글 -ㅈ 아름다운 꽃 그림과 좋은 글을 받은 후의 답례 문자 -B6 -ㄴㄷ 카톡 속 문자 댓글은 암호나 다름없습니다. 뜻을 알 수 없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아도 시원스레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내가 무지한지 아니면 언어 사용에 있어 시대 조류에 뒤진 게 아닌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합니다. 전광석화 같은 전자통신기술의 발전은 지구의 역사를 다시 쓰도록 합니다. 인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산업, 정신세계, 생활 습관, 인간관계 등 모든 걸 통째로 바꿔놓고 있습니다. 지구라는 물리적 공간으로 한정되었던 인간의 삶의 공간이 인터넷 등 가상공간과 융복합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나온 2000년 역사를 뛰어넘는 변화가
가을볕에 목화가 좀 더 익어가며 가지가지에 달린 타래 속에서는 하얀 솜꽃이 망울망울 피어오르는데, 이때의 눈이 시리도록 하얀 모습은 그야말로 보는 이의 눈을 감탄하게 한다. 그런데 사실 솜꽃은 낮보다는 달밤에 더 일품이다. 여름 지나 본격적인 가을이 되면 자연은 성장을 멈추고 다음 세대를 준비하기에 바쁘다. 수확의 계절이다. 열매와 씨앗으로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가을걷이를 마친 들판과 냇가에 종류별로 앉아 있는 철새들이 어울려 우는 소리에서 계절을 깨닫는다. '은혜로운 풍요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그를 환영하는 듯 코스모스, 칸나, 금잔화, 가을 장미, 설악초, 목화, 메밀, 부용화 등 온갖 꽃이 황홀하다. 나이가 들어 하늘은 퀭하니 높은데 고추잠자리 몇 마리 날아오르고, 하늘거리는 색색깔의 코스모스 모습을 보노라니 마음이 애잔하다. 내 고향 포천 인근의 한 공원을 찾았다. 산책로 옆 벤치에 무심하게 앉아 있자니 한기가 조금 느껴진다. 가을빛이 완연하다. 가로수로 심은 마가목에는 진노랑 열매가 성숙해 가고, 가을이 물들어 가는 노란색의 산수유나무 잎 사이사이에서 발그레한 열매가 수줍은 듯 얼굴을 내보인다. 구름 한 점 없이 드높은 연파랑 하늘과
소득이 늘어나며 살림살이가 좋아져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고 넉넉해져서 사는 재미와 행복감도 증가할 듯싶지만,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사회학자들의 연구이다. 경제가 좋아지면 행복감이나 즐거움이 일정 수준까지 오르다가 멈추거나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름 내내 계속된 장마, 열대야 등 엄혹한 날씨가 우리를 지독히 괴롭혔다. 기록적인 호우, 고온 다습한 장마가 끝나나 싶더니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기상 관측 이래 최대 열대야 기록을 남기고 떠났다. 한편, 남북 간의 긴장 상태가 극에 달해 북한은 해괴한 오물 풍선을 남한의 수천 곳으로 날려 보내고, 남한은 모든 휴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나섰다. 남북의 군사적 긴장 수위도 함께 고조되었다. 우리 22대 국회는 개원식도 치르지 못하고, 탄핵과 필리버스터 정국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연봉 1억 5700만 원, 지원금 1억 1276만 원 모두 합해 2억 6976만 원이 지급되고, 후원금까지 받는 국회의원 한 명이 10여 시간 넘게 밤을 새워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연단에서 뭔가를 열심히 연설하거나 말하거나 읽고 있는데, 그 넓은 회의장에서 듣는 이는 고작 몇 명뿐. 그나마 몇은 끄덕끄덕 졸고, 몇은 파
수많은 역경을 헤치고 노력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서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고 외치며 편법과 불법을 쓰며 불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부 조작이나 반칙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혈연을 바탕으로 한 대가족 중심의 사회였습니다. 사촌은 부모 형제보다는 한 다리 건너의 친척입니다. 그래서 부모 형제가 땅을 사면 배가 아프지 않았을 터인데 사촌이 땅을 사니 시기와 질투로 배가 아프다는 속담까지 생긴 게 아닐까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말 속에는 자신의 가난이나 배고픔보다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시기하고 질투하여 못 참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또 배 아픔의 대상이 되는 이들의 불공정한 경쟁으로 이룬 성공, 성과를 용인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국가나 사회 구성원이 재산 명예 출세 업적 보람과 가치 등을 상대 비교하여 시기하고, 질투하고, 나아가 경쟁하려는 공중 심리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1905년 가쓰라 태프트 밀약에서 일본의 대한제국 지배권을 묵인한 일, 을사늑약과 경술국치의 치욕, 미군 철수 뒤 1950년 1월에 공산국에 대한 극동 방어선 ‘애치슨라인’에서 대한민국을 제외한 일, 소련의 스탈린과 중공의 모택동이 김일성의 남침을 허용(?)하고, 지원한 일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8월에 들어서면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한제국(조선왕조)이 멸망하고 한일병합이 이뤄진 경술국치일(8월 29일)이 있고,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광복절이 있고, 8월에 한반도가 실질적으로 분단되었기에 관련 역사가 생각나서 그렇습니다. 한국전쟁은 종전이 아닌 정전 상황으로 남북 분단의 비극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코리아는 남쪽의 대한민국과 북쪽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양분되어 첨예한 이념 대결의 상황, 서로를 주적으로 하는 엄혹한 정전 상황에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의 열강들은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중요 거점 한반도, 남북한 코리아를 둘러싸고 무력을 집중하며 대립하고 있습니다. 대한제국으로 이어진 조선왕조가 막을 내리기 직전인 1900년 전후에도 세계의 열강들은 이곳 한반도에서 힘의 각축을 벌인 바
현대 사회는 정보 및 통신 기술 발전으로 형성된 디지털 사회입니다. 디지털 형식에 의해 정보가 생성되어 전달, 저장, 가공되며 관련 기기와 기술이 널리 보급, 활용되는 사회가 디지털 사회 핵심입니다. 디지털 사회 현대인은 컴퓨터 기기, 스마트폰, 방송 등 미디어 기기, 기타 수많은 디지털 생활 기기를 생필품 및 무기 삼아 일상생활을 합니다. 그래서 광의의 디지털 사회는 이제는 생필품 디지털 기기는 물론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 등 기술과 관련된 사회적 변화와 현상을 모두 포함하는 사회입니다. 한편, 우리 디지털 사회의 정치, 사회, 문화적 현상들은 대부분은 일반적이지만 일부는 우리만의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디지털 사회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중추는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서비스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입니다. 이를 중심으로 한 정보의 생산, 전달, 저장, 유통 과정 또는 결과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현상 가운데 두드러진 몇 가지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찾아봅니다. 아울러 개인과 집단의 슬기로운 대처 방안과 바람직한 삶을 찾아봅니다. 다중에 휘둘리는 여론, 침묵하는 소수 우리의 미디어(매스미디어를 말함) 가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아닙니다. 지구는 모든 생태계와 무생물, 광물질 등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사람은 최고의 지능과 지혜, 문명과 문화, 훌륭한 네트워크를 가진 지구의 최강자 생명체입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지구에 있는 생명체와 자연과 환경을 배려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프랑스 출신 비행사 작가인 생텍쥐페리, 어른을 위한 그의 동화 ‘어린 왕자’ 내용입니다. 집채 크기의 아주 작은 별에서 가시가 돋은 꽃, 풀 몇 포기, 양과 함께 단조롭고 고독한 삶을 살던 어린 왕자는 여러 별을 여행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별, 지구를 찾는다. 지구에는 백 명이 넘는 왕, 많은 수의 지리학자와 사업가,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주정뱅이, 삼억 명이 넘는 허영꾼을 포함한 약 이십억 명 정도의 어른들이 살고 있다. 어린 왕자는 지구에서 뱀, 시시한 꽃, 메아리, 여우, 오천 송이 장미꽃, 철도원, 장사꾼, 그리고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 아저씨 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것을 느끼며 배운다. 여우로부터는 훌륭한 지혜를 배우고 사막에서 비행사 아저씨와 우물을 찾아 달콤한 샘물을 마신다. 어린 왕자는 별을 떠난 지 일 년이 되는 날, 메마르고 뾰족뾰족하고
시간의 흐름에는 세 가지가 있다.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 같이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고 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유치원에서 생일잔치한다. 난 다섯 살, 그런데 할아버진 몇 살이야?” 오랜만에 만나는 손자의 당돌한 깜짝 질문이다. 얼버무리며 대꾸는 했지만, 나이 예순을 넘겨 마음에 따라 행하면 자연스레 법도에 따르게 된다는 공자님 말씀의 ‘종심 나이’가 되었건만.... 아하, 아직도 벌컥벌컥 화를 내고, 내 감정, 내 것을 주장하니, 제대로 나잇값을 못 하는 것 같다. 순진무구한 손자 아이는 다섯 살 나이답게 티끌 없이 맑다. 국어에는 연령대를 이르는 어휘(약관이니 불혹이니 이순이니 하는)가 다양하다. 그 말에는 생각, 행위를 제대로 하며 살아야 한다는 선현의 가르침과 지혜가 담겨 있다. 생각, 언행이나 얼굴 모습 속에는 살아온 세월, 지나온 시간, 삶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모두는 그 사람이 나잇값을 제대로 하는지를 대변한다. 일생이란, 삶이란 생명의 고향, 영혼과 정신의 심연에서 발원하여 지구라는 이승의 공간에서 시내처럼 흐르는 시간과 함께 인연에 따라 행위를 하고 사고를 하다 다시 심연의 바다로 회귀하는 것이라
서재원 교수님은 포천좋은신문 지면 창간과 함께 '살며 생각하며'라는 칼럼을 작년 7개월 동안 14회에 걸쳐 연재하다가 바쁜 강의 스케줄로 글쓰기를 중단했습니다. 그런 서 교수님께서 올해 5월 말부터 다시 칼럼을 연재하겠다고 연락해 왔습니다. 포천의 석학 서재원 교수님의 주옥같은 글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기대가 큽니다. [편집자 주] “할아버지, 행복해? 행복한 게 최고라고 유치원 쌤이 말하는데....” 다섯 살짜리 손자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행복을 말합니다. 순간 퍼뜩, 지인이 얼마 전 카톡으로 보내준 노래와 문자가 생각이 납니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세미노 로시(Semino Rossi)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영상을 입히고 문자를 넣어 보내주었는데, 그것들이 너무 잘 조화를 이루고 감동적이어서 다시 한번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 보아 소개합니다. 유럽에서는 별로라고 하지만 한국에선 꽤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아르헨티나 출신 세미노 로시의 ‘나만을 위해 있어 주오’라는 곡의 노래가 흐른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정열의 노래에 영상이 흐르고 자막이 눈에 들어온다. 김옥춘 시인의 축약된 시구이다. 걸을 수만 있다면∼, 설 수만 있다면∼, 들을 수만 있다면∼, 말
서재원 교수님은 지난 2월 포천좋은신문 지면 창간과 함께 '살며 생각하며'라는 타이틀로 칼럼을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보석처럼 귀한 글을 선물해 왔습니다. 그런 서 교수님께서 9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바쁜 강의 스케줄로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아쉽지만 당분간 연재를 쉬겠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동안 좋은 글을 보내주신 서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편집자 주] 어머니와 고구마 포천뿐 아니라 산간지역에 많이 재배되는 농작물이 고구마다. 고구마는 물 빠짐이 좋은 산기슭 부식토 밭에 잘 자란다. 내고향 포천의 산촌은 특히 산이 많아서 부식토 밭이 많고 고구마가 잘 재배되고 맛이 아주 좋은 편이다. 그래서 포천의 고구마는 상품 가치가 높아 농가의 쏠쏠한 수입원이 되어 왔다. 무더운 여름에서 늦가을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재배되는 고마운 농작물-고구마는 감자, 메밀, 호밀 등과 더불어 벼, 밀, 보리 등 곡류가 흉작일 때 대신 허기진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는 고마운 구황작물이다. 고구마는 한국의 농촌, 산촌, 어촌의 가난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우고 중요한 수입원이 되어주는 농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고향인 포천시 창수면에는 고구마를 많이 재배했다. 땅이 좀 척박해도
스마트 폰은 대단한 존재이다. 스마트 폰보다 폭넓고 깊게, 자주, 그리고 가까이 인간의 사랑을 받은 문명의 이기가 또 있을까? 그는 이제 문명의 이기를 넘어 인간의 친구요, 지구, 우주와도 비교되는 또 다른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 폰 없이는 불안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찾는 것도 바로 스마트 폰이다. 그가 없으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아 무서워지기까지 한다. 스마트 폰과 우리와의 인연 핸드폰은 스마트 폰의 사촌 형님 정도가 된다. 스마트 폰을 말하려면, 훨씬 일찍 태어난 카폰과 핸드폰과의 인연을 먼저 말해야 하기에 스마트 폰의 조상에 해당하는 ‘카폰’ 이야기를 먼저 한다. 카폰은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에 출시되었는데, 당시 이용자가 80여 명밖에 되지 않았고 이때가 핸드폰의 고대 시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일반 유선전화로 시외 교환원을 호출하여 차량 전화번호를 알려 주면, 교환원이 선택 호출장치 버튼으로 전파신호를 발신하여 차량 전화의 벨을 울리는 복잡한 방식이었다. 통화 질도 나쁘고, 수요도 충족할 수 없었기 때문에 카폰은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
걱정거리 없는 건강한 무료함이 오히려 일상의 행복 모처럼 무료한 주말이다. 걱정거리도 없고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평안하고 몸이 가볍다. 산책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원에 나가니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산책하는 이들이 제법 많다. 공기가 상큼하다. 이른 봄이라서 가로수에는 아직 움이 돋지 않고 있다. 공원 잔디밭 공터에 있는 냉이들은 찬 기운이 감도는 시퍼런 하늘을 향해 씩씩하게 솟아오르려다 찬바람에 주눅이 들었는지 보라색 날개를 감싸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나이가 들었나 보다. 오십 대에는 좀체 하지 않던 산책을 하고, 길가의 가로수를 찬찬히 쳐다보기도 하고, 땅에서 자라나는 냉이, 꽃다지도 들여다보게 된다. 주위 환경이나 다른 이들에게 관심을 두기도 하는 것이다. 삼사십대에만 해도 오늘 같은 주말이면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서 기껏 술을 먹거나 시내를 헤매기 일쑤였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거나 혼자 건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몸을 들썩이며 불안해하기까지 했다. 1990년대에 복지나 교육이 괜찮다고 하는 나라로 이민을 가 자리를 잡고 행복하게 사는 후배가 있다. 큰 볼일이 없어도 이
양극화, 대한민국만의 트렌드인가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를 겪기 직전, 흔히 말하는 경제발전 고도성장기에 해당하는 시기에는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어떤 가구나 개인이 그런대로 상대적으로 성공하였느냐 그렇지 못하였느냐 잣대는 일반적으로‘중산층’에 속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였다. 당시는 중산층에 대한 열망과 기대치가 보통 높은 게 아니어서 스스로 중산층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가구 수가 실제로 OECD 분류 기준치를 훨씬 넘어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곤 했다. 대한민국 국민의 체감 중산층 수치와 실제 OECD 수치를 비교할 때 꽤 큰 괴리가 있을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서민층이 확대되고 중산층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모두가 너무 길었다. 모 대학교에서 작년 말에 발표한‘트렌드 코리아 2023’의 첫 번째 키워드가 ‘평균 실종, 양극화로 중간이 사라진다’였다. 이 조사 연구발표가 경제 분야에서 소비 중심 조사연구발표라 하더라도 한국사회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 발표에 따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는 이미 경제, 사회, 정치, 이념 등 부분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불행한 역사, 다시 없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기존의 경제, 외교 글로벌 네트워크를 깨고, 미국-EU를 축으로 한 서방세계와 중국-러시아를 축으로 하는 이른바 반미, 비서방 세계가 대립 갈등하는, 소위 ‘신냉전’ 시대를 공고히 하는 데에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또 3년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펜데믹이 이 신냉전 시대의 도래를 앞당긴 것으로 진단한다. 우리 한반도는 1945년 8월 15일 해방 직후 이념적으로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정치 외교적으로는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구 민주 세력과 소련, 중공을 주축으로 한 공산 세력과의 극한적 냉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6.25 전쟁이라는 참극을 겪고 휴전하여 지금의 남북 분단의 비극적 상황에 이르고 있다. 만약에 앞에서 전제한 작금의 상황이 신냉전 기라는 진단이 맞는다면, 우리가 글로벌 차원에서 동아시아 지역을 넘어 서방 블록에 참여하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됨으로써 세계적 갈등과 대립, 그 격랑 속에 또다시 휘말리는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가 있다. 상상하기조차 싫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6.25 전쟁 3년은 대한민국, UN군, 북한 측, 중공군 모두 합하여 560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