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계절에 권력을 생각하다
‘출세’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조선 시대에는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등용되거나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사법고시 정도에 합격하면 출세 가도에 올랐다고 말하곤 했다. 요즘은 사회가 다양해져 출세라는 말이 상징하는 의미가 많이 달라졌다. 아무튼 출세의 길에 들어서면 지위와 권력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요는 이 부수적으로 따라 오는 힘 즉 정치적 힘과 돈의 힘 등을 어떻게 행사하느냐, 예를 들면 투명하고 공정하게 행사하느냐, 효율적으로 행사하느냐 등에 따라 출세자의 미래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지위, 권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한 정체성을 확립하며 정직, 공정, 투명한 행위를 함으로써 주위로부터 신뢰를 얻어 출세 가도를 연착륙시키는 이도 있지만, 반면에 탐욕과 성급함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비참하게 추락하는 이도 있다.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음. 즉 권력이나 부귀영화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한시 구절)이라는 말이 있다. 현란하고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4월 벚꽃의 행렬을 보면 딱 이 말이 생각난다. 출세나 권력이란 말이 주는 여러 이미지 가운데에서 우선하는 것이 ‘무상함’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