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30대 때 세상은 우리 세대를 386 운동권 세대라고 불렀다. 386이라는 것은 30대의 나이를 가진, 80년대에 대학에 들어 간, 학생 운동을 주로한 세대라는 뜻이다. 40대 때는 다시 486으로 변하더니, 기자가 50대 초반 일 때도 586 이라는 말이 항간에 떠돌았다. 기자와 비슷한 시대에 대학에 들어 간 사람들 중에는 학생 운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운동권 세대라는 무리짓기에 속하게 되어 억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386이니 486이니 또는 운동권이니 하는 말에는 이 세대의 사람들이 대체로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일종의 낙인찍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 내일 모래 60대가 되면 그때도 686이라고 부를 것인가 하는 실없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통 청년 때는 도전하고, 나이들면 지금껏 만든 것을 지키려한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젊을 때는 진보적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수적으로 된다라는 말일 것이다. 기자가 젊었을 때는 대체로 통용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나이 또는 세대로 진보적이다 또는 보수적이다 라고 나누는 것은 의미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보수가 무엇인가에 대해 한 동안 고민을 하는 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27일 이재명 전 대표를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자당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다음날 조선일보는 이재명 후보의 수락 연설 중에서 키워드를 조사했더니, 국민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 '통합'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민주주의는 크게 두 가지의 추상적 이념에 의해 지탱된다. 첫째는 대화주의이고 둘째는 공리주의에 의거한 다수결이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소수의 의견이 무시되니 대화없는 다수결은 독재나 다름없다.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전체의 정치 상황과 포천시 지역 정가에서도 대화의 단절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의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정치와 그 정치의 불안정성에 따른 경제적 침체는 대한민국 전체를 위기 속에 몰아 넣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진정한 위기는 그 과정 속에 나타난 대화의 단절이다. 이 문제에 관해 판사 출신의 이탄희 전 국회의원은 "우리 정치의 문제는 반사 이익으로 표를 얻는 것이다. 우리 당이나 타당이나 막론하고 뭔가 잘해서 표를 얻는 것이 아니라, 다른 편이 잘못하는 것으로 표를 얻는데 집중한다. 이러면 정치가 발전할 수 없다"라고 진단하였다. 그는 이런 풍토를
윤석렬 전 대통령에 의해 뜬금없이 비상 계엄이 선포되었던 지난해 12월 3일 밤과 4일 새벽 사이에 텔레비젼에서는 거의 모든 방송이 국회의 비상계엄해제결의안이 의결되는 과정을 생방송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기자가 아주 인상 깊게 보았던 장면이 있었다. 국회의원석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과반수가 거의 다 찼으니, 빨리 의결합시다" 그러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렇게 답했다. "아직 안건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런 일은 과정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던 결정문에도 다섯가지 쟁점 중 앞의 두 가지는 탄핵 소추의 과정이 적법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었다. 남은 셋 중 하나도 계엄 선포의 과정이 적법한 것인지의 판단이었다. 대한민국에서 행사되는 권력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돈이 쓰여지는 일의 결정이고 다른 하나는 행정력 즉 사람이 일하는 것에 대한 결정이다. 이 두 가지는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과정이 적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9일간 제185회 포천시의회 임시회가 열렸다. 이번 임시회에서의 주요 일정은 3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장장 6일간
포천시는 지난 3월 17일부터 초등학생의 방과 후 안전한 이동을 위해 ‘스마트 안심셔틀(포우리)’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포우리는 면암중앙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포천체육공원 등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 자주 이용하는 주요 거점시설을 정류장으로 정하고,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1시부터 7시 40분까지 운행된다. 또 3월 24일부터는 지역 내 중·고등학생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학을 지원하기 위해 '포천형 학생전용 통학버스(포춘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포춘버스’는 포천권역과 소흘권역 2개 노선으로 운행되며, 45인승 전세버스 2대가 투입돼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지원한다. 포천 학생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통학을 위한 지원을 포천시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다. "진작 이랬어야 했다" 기자는 지난 2011년 1월에 포천에 들어왔다. 당시 큰 딸은 중학교 2학년이고, 작은 딸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곧 진급과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당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와 보낼 학원들을 찾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포천의 많은 학원들이 방학 중에는 운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방학 중에도 운영하던 한 학원에 상담차 들러 그 원장에게 이유를 듣게 되었다. 포천의
우리가 약칭으로 '유퀴즈'라고 부르는 TvN 프로그램이 있다. 정식 명칭은 '유퀴즈 온 더 블럭!'인데, 방송사에 따르면 '뉴키즈 온 더 블럭'이라는 미국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패러디 한 것이라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국민 MC라 불리는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가 진행을 하는 일종의 토크쇼이다. 스튜디오에 유명인을 초대해서 일상의 이야기들이 포함된 인터뷰를 하다가 끝날 때 쯤, "유퀴즈?"라면서 퀴즈를 낸다. 이를 출연자가 응하면 퀴즈를 내고 맞히면 백만원의 상금을 즉석에서 지급하는 형식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대단한 성적을 낸 운동선수, 컴백을 앞두고 앨범을 낸 아이돌, 새로운 작품을 들고 온 감독, 배우 등의 셀럽들이 초대되는 프로그램이지만, 원래 초창기에는 이런 포맷이 아니었다.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가 거리를 다니다가 만나게 되는 시민과 인터뷰하고, 퀴즈를 푸는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초창기의 프로그램 중 8년이 지난 요즘도 알고리즘을 타고 숏폼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한 장면이 있다. 지나가던 초등학생 두 사람을 불러 인터뷰하던 유재석 씨가 "잔소리와 조언 중 뭐가 더 기분이 나빠요?"라고 묻자 한 학생이 "잔소리는 은근히 기분 나쁘지만, 충고는 더
최근 포천의 한 언론사에서 백영현 포천시장의 시정 평가 여론 조사가 나왔다. 여론 조사는 통계의 한 분야로써 표본을 통한 모집단을 추정하는 수학적 기법 중 하나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것이 추정이라는 점이다. 나타난 지표들이 일정한 확률로 모집단(여기서는 포천시민의 민의)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통계(Statics)는 '상태' 또는 '현황'을 나타내는 'state'와 '학문'을 나타내는 'logics'라는 두 라틴어가 합쳐진 단어이다. 기본적으로 통계는 '자료(data)'를 '정보(information)'로 만드는 작업이다. '자료'는 '변량'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고, '확률변수'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숫자로 표시되어야 한다. 통계가 좀 더 정확한 정보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자료 조사가 공정해야 한다. 소위 'random'이라고 하는데, 이 글에서는 억지로 '공정'이라고 표현하기로 한다. 여론 조사 등 통계로 나타난 정보들을 읽을 때,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 자료가 공정하게 표집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음은 통계적으로 처리된 정보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알려 준다. 하나는 대푯값이고 다른 하나는 산포도이다. 이 두가지를 알
"우리 귀한 청년들을 잘 대접해야지요" 이 말은 포천시가 청년들에게 여름과 겨울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공하면서 포천시의 정책에 대한 홍보 등의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실시하고 있는 '청년행정체험' 중 '정책 제안 세미나"의 주관 부서장인 기획예산과 박기영 과장이 한 말이다. '청년 행정 체험'은 자기가 배치된 각 부서의 체험을 하는 것도 있지만, 다 같이 모여서 세미나를 하거나 교육을 받기도 한다. 지난 2024년 1월의 현장 체험에는 '정책 제안 세미나'가 있었는데, 취재를 위해 신청사 2층 대회의실에 일찍 도착하여 자료를 모으고 있었다. 그 중에 눈에 확 들어 온것은 과장을 조금 더해서 어마어마한 양과 질의 간식 테이블이었다. 요기거리가 될 샌드위치와 빵들, 최고급 캔커피 등 다양한 음료와 과자들이 쌓여 있었다. 이에 행사를 위해 직원들과 분주히 음직이던 박기영 기획예산과장에게 "무슨 간식을 이렇게 많이 준비 했느냐?"고 물으니 그는 "우리 귀한 청년들을 잘 대접해야지요"라고 대답했다.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우리 포천시 같은 경우 고위직 공무원이 청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런 인식은 대단히 귀한 것이다. 최근 '포천시 역사 박물관 건립을 위한 대학생 서포
"포천시장은 행정가인가? 정치인인가?"라는 질문은 지난 2022년 6월 현 백영현 시장이 당선되던 지방선거를 위해 포천 지역 기자들과 함께 만든 TV토론회에서 당시 후보로 출마했던 박윤국 후보와 백영현 후보에게 기자가 던진 질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이어서 당연히 정치인이면서 동시에 행정가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 질문을 던진 의도는 다른 데 있다. 즉 포천시장에 출마하는 후보자 본인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를 물어보는 의도였다. 이 질문에 박윤국 후보는 정치인이라고 답했고, 공무원 출신인 백영현 후보는 행정가에 가깝다고 답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포천시의 시정을 행하는 데 있어서, 시장만 행정가와 정치인의 두 가지 면모를 가져야 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포천시의 과장 이상의 공무원은 반쯤은 정치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 17일 군내면 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포천시가 주최한 '군내면 공감소통 간담회'가 열렸다. 지난해 간담회 건의 사항이 총 21건인데 그중 추진 불가가 5건이 있었다. 추진 불가 5건 중 2건은 군내면 자체의 교육문화센터와 실내체육관을 건립해달라는 건의 사항이었다. 포천시 14개
정치인이나, 기업의 리더가 한 해를 시작하면서 고사성어 등을 이용해서 그해의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것은 그 조직의 구성원에게 그 리더가 목표로 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 주어 그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나침반의 역할을 하곤 한다. 민선8기 포천시의 백영현 시장도 2022년 7월 취임 이후 맞은 첫 새해인 지난 2023년의 사자성어를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고 정했었다. 즉 시민의 의견을 들어 정책을 만들어, 시민의 마음을 얻겠다며 열심히 뛰어다녔다. 다음 해 2024년에는 무실역행(務實力行)을 그해의 사자성어로 삼았다. 무실역행에서 무실(務實)은 '성실하게 임한다'는 뜻의 사상을 담은 것으로 무실역행(務實力行)은 도산 안창호에 의해 만들어진 대성학교(大成學校)·청년학우회·흥사단 등의 교육 이념으로 강조되었다. 2025년에도 지난 1월 2일 포천시청 신청사 대강당에서 개최된 시무식에서 백 시장은 "불망초심(不忘初心) 마부작침(摩斧作針)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불망초심 마부작침은 북송의 구양수 등이 편찬한 신당서 문예열전의 이백 전과 축목이 지은 방여승람의 마침계(磨針溪) 편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우리에게는 이태백이라는 호로
사람을 지칭하는 말 중에 인간(人間)이라는 말이 있다. 억지로 번역하면 '사람 사이의 거리' 또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등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그 존재 의의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의 용어가 될 수 있다. 인간(人間)이라는 이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사회적 본성을 정확히 꿰뚫은 통찰력이 어마어마하다. 기자는 이 인간(人間)이라는 말에서 '거리'에 대해 주목해 보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허용하는 거리가 있다. 관계의 친소에 따라 거리를 멀리 설정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좀 더 가까운 거리를 이루기 원하는 사람도 있다. 모르는 사람이든 아는 사람이든 다른 사람과 관계를 성립시킬 때, 사회적으로 보편적으로 공통되는 최대공약수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예의(禮義)라고 부른다. 즉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기본은 예의(禮義)인 것이다. 영어로는 'manner'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얼마 정도의 거리를 둘 것인지를 합의해 둔 것이 예의(禮義)인 것이다. 최근, 단골로 가는 식당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던 중, 한 종업원에게 내가 반말로 소통하는 것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