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포천은 '경기도의 TK(대구)'로 불릴 정도로 보수당이 진보당보다 우세한 곳이었다. 그 포천의 민심이 3년 전 대선 이후 점차 바뀌고 있다. 1년 전 총선에서도 포천은 민주당이 국힘을 앞서는 등 시민들의 지지 정당이 서서히 변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12.3 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통령 선거가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재명이 세 번째로 대권에 도전하고 있고, 국힘은 전 경기도지사이자 노동부 장관인 김문수가 우여곡절 끝에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최근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과반인 50%를 오르내리며 우세한 국면이다. 김문수 후보는 반이재명 빅텐트론을 펼치며 반전을 엿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두 대선 후보는 지방 유세를 시작하면서 첫 번째 도시로 포천을 선택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국 경청 투어 일정으로 신읍동을 찾아 박윤국 지역위원장과 함께 지역 상가를 돌며 지지자들과 대화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장자산업단지 한센인들을 찾아 위로했다. 김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인연을 맺었던 한센인들과의 재방문 약속을 잊지 않고 대선 후보가 되면서 첫 번째로 달려온 것이다. 이날 김용태 국회의원이 김 후보와 동행했다.
대선을 시작하면서 이렇듯 전국에서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도시 포천. 이 포천에서 대선 민심은 어떨까. 지난 19일 박윤국 민주당 포천 가평 지역위원장은 기자 인터뷰에서 "당에서 조사한 여론조사가 있는데 대외 공표는 불가능하다"며 "다만, 포천에서는 선전하고 있고, 가평에서는 좀 더 힘을 내야겠다"고 했다. 이 말은 "민주당은 포천에서는 국민의힘을 앞서고 가평에서는 약간 뒤진다"는 뜻으로 유추된다.
3년 전에 치른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국힘 윤석열 후보가 포천에서 4만 7306표(49.76%)를 획득했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만 4320표(46.62%)를 받았다. 윤석열은 결국 전국 득표율에서 이재명에게 불과 0.8% 차이인 25만여 표 차이로 박빙의 승리를 거두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작년 4월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국힘 김용태 후보가 당선됐다. 그는 포천과 가평에서 총 59,192표(50.47%)를 얻어 56,715표(48.36%)를 얻은 민주당 박윤국 후보를 2,477표 차로 눌렀다. 포천시에서는 총투표수 12만 7813표 중 8만 1423명이 투표했는데, 김용태는 3만 8210표(47.47%)를 받았고 박윤국은 4만 1435표(51.47%)를 받아 포천에서는 박윤국이 오히려 김용태를 3225표 앞섰다.
그동안 포천은 '경기도의 TK(대구)'로 불릴 정도로 보수당이 진보당보다 우세한 곳이었다. 그 포천의 민심이 3년 전 대선 이후 점차 바뀌고 있다. 1년 전 총선에서 가평은 여전히 국힘이 우세했지만, 포천은 민주당이 국힘을 앞서는 등 시민들의 지지 정당이 서서히 변화하는 조짐을 보였다.
최근 대선을 앞둔 포천 민주당 선거사무소는 거의 잔칫집 분위기다. 반면,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사무실 창밖으로 국민의힘 소속 당원들 차량이 지나가면서 마이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한 김용태 의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불과 며칠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중앙에서와 같이 이곳에서도 같은 당원끼리 서로 반목하는 모습이 포천의 민심을 대변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