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포천시장은 행정가인가? 정치인인가?

시장 뿐만 아니라 과장급 공무원도 반쯤은 정치인이어야 한다

 

"포천시장은 행정가인가? 정치인인가?"라는 질문은 지난 2022년 6월 현 백영현 시장이 당선되던 지방선거를 위해 포천 지역 기자들과 함께 만든 TV토론회에서 당시 후보로 출마했던 박윤국 후보와 백영현 후보에게 기자가 던진 질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이어서 당연히 정치인이면서 동시에 행정가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 질문을 던진 의도는 다른 데 있다. 즉 포천시장에 출마하는 후보자 본인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를 물어보는 의도였다.

 

이 질문에 박윤국 후보는 정치인이라고 답했고, 공무원 출신인 백영현 후보는 행정가에 가깝다고 답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포천시의 시정을 행하는 데 있어서, 시장만 행정가와 정치인의 두 가지 면모를 가져야 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포천시의 과장 이상의 공무원은 반쯤은 정치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 17일 군내면 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포천시가 주최한 '군내면 공감소통 간담회'가 열렸다. 지난해 간담회 건의 사항이 총 21건인데 그중 추진 불가가 5건이 있었다.

 

추진 불가 5건 중 2건은 군내면 자체의 교육문화센터와  실내체육관을 건립해달라는 건의 사항이었다. 포천시 14개 읍면동 중에 12개 읍면동은 교육문화센터 또는 체육관 등 실내에서 자체 행사를 할 공간이 있다.

 

하지만, 군내면과 포천동은 관내에 포천종합운동장과 포천시청이 자리한 곳이다보니 관내 시설을 이용하게 되어 있어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마침 포천동에는 지난해 포천체육공원 내 풋살장에 지붕이 씌워져 실내 행사가 가능하게 되었기에 군내면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그 자리에서 한 주민이 시장에게 "종합운동장을 이용해서 군내면 행사를 하려 하면 사용료를 내야 한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비가 오면 어쩌지라는 걱정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다"면서 "군내면에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시장은 담당자인 문화체육과장에게 답변하게 했고, 과장에게서 "조례를 고치도록 하겠다"는 답을 들었다.

 

이어 백 시장은 군내면에 짓고 있어서 올 7월에 완공되는 장애인 체육시설 '반다비'에 대해 노인장애인과장에게 묻자 과장은 "포천시민 50% 할인과 노약자와 장애인에 대한 혜택만 있고 다른 혜택은 없도록 조례의 행정 예고를 이미 마쳤다"고 답했다. 즉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이다. 전형적인 행정만 아는 공무원의 답변이다.

 

이에 백 시장이 "이 부분은 시의회에서 도와주셔야겠다"고 요청했고, 참석한 시의원들이 "조례특위에서 수정 발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포천 같은 작은 지자체에서는 시장뿐만 아니라 과장급 공무원도 반쯤은 정치인이어야 한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