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신읍동에서

드론사령부 이전설, 기회발전특구 명분 사라지나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민선8기 백영현 집행부는 현재 드론을 앵커 기업으로 많은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이고 기회발전특구까지 신청 중인데, 만약 드론사령부가 떠난다면 그 동력과 명분이 계속 유지될지 자못 걱정스럽다.   

 

드론(drone)은 꿀벌과 개미 등 벌목과 곤충의 수컷을 칭하는 영어 단어다. 꿀벌의 수컷인 수벌은 암컷인 일벌과는 달리 독침이 없으며, 꿀도 꽃가루도 모으지 않는다. 수벌은 오로지 여왕벌과 교미하기 위해 존재하는데, 여기에서 파생되어 '남에게 빌붙어 먹고 사는 자'나 '기생충'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무인 비행기가 드론(drone)으로 불리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90년 전인 193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 해군 제독이었던 윌리엄 해리슨 스탠들리가 영국을 방문했다가 영국군이 대공포 훈련을 하면서 공중 표적으로 '윙윙' 거리며 날아다니는 무인 비행체를 훈련용 과녁으로 조준해서 맞추는 장면을 보게 됐다.

 

이 무인 비행체의 이름은 여왕벌(Queen Bee)이라고 불리는 '퀸비'였다. 스탠들리 제독은 퀸비에 관심을 두고 있다가, 미국으로 귀국 후 미군에게 같은 용도의 군사용 무인기 개발을 지시했다. 이 일을 맡은 사람은 무인기 개발에 성공한 뒤, 그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지 고민하다가 영국의 여왕벌(Queen Bee)과 반대 개념인 수벌을 의미하는 드론(drone)으로 명명했다. 

 

영국은 여왕이 통치하는 나라로 그 여왕이라는 단어 '퀸'을 딴 이름 '퀸비'를 최초로 개발한 나라지만, 후발 주자인 미국은 드론을 군사용 개발로 시작해 민간사업으로까지 확대시켰다. 지금의 무인 비행기를 대표하는 이름이 영국의 '퀸비' 대신 미국이 명명한 드론(drone)으로 일반화된 것은 아이러니지만, 그만큼 미국은 드론 개발에 대한 아낌 없는 투자와 활발한 연구로 이제 우리 사회에서 드론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발전했다.


포천에는 작년 9월 1일 우리나라 최초로 드론사령부가 창설됐다. 당시 시민들의 드론사령부 창설에 대한 의견은 찬반으로 팽팽하게 갈렸다. 포천시의회에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반대 40.9%, 찬성 38.8%'로 오차 범위 내에서 반대 의견이 근소한 차이로 높게 조사됐다.

 

당시, 이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최춘식 전 의원은 두 번의 보도자료에서 "드론사령부 반대 시민은 국가안보를 망치는 불순 세력"이라고 규정해 과반수가 넘는 반대 세력으로부터 거센 저항을 받았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국방부의 드론사 관계자들을 만난 뒤에는 오히려 찬성으로 돌아섰다.

 

백 시장은 각 언론사에 기고문을 써서 "드론사령부 포천 창설은 천금 같은 기회"라며 "시민들은 찬반 갈등을 끝내고 힘을 모으자"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드론사령부는 결국 '포천의 허리'라는 설운동 옛 6공병여단 자리에 들어섰다. 

 

그 후 1년이 지난 요즘, 이제는 드론사령부가 떠난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 포천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는 이야기와, 일동이나 이동쯤으로 옮길 예정이라는 소문도 함께 돌았다. 포천시 담당 부서에서는 이미 '구 6공병여단 부지 반환을 위한 기부 대 양여 사업 추진' 용역까지 진행 중이라니 드론사령부 철수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만은 아닌 듯싶다.  

 

지난 8월 31일, 대구 서 씨 포천 종중이 주최한 임시총회가 소흘읍 송우리에 있는 전첨공 제실에서 열렸다. 이 회의의 주요 안건은 '옛 6공병여단 부지 환수'를 위한 내용이었다. 약 5만 6천여 평 부지 가운데 80%가 대구 서 씨 문중 땅으로, 70년 전 군에 징발된 이 땅은 군 부대가 떠나면 당연히 환수해야 한다는 것. 이 부지에는 지금도 서 씨 조상 묘가 30여 기나 있다.

 

문제는 포천시는 드론사령부가 떠나면 이곳에 첨단 국방 산업도시나 민군 상생 복합타운을 지으려고 하지만, 서 씨 문중은 한마디로 '당치도 않은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더구나 드론사령부가 창설된 1년 전에 이 부지에 관한 대화를 위해 포천시는 민관 상생협의체를 열었는데, 당시 포천시는 서 씨 문중이 이해 당사자이기에 이 협의체에 들어올 수 없다고 제외했다. 그 이후 포천시와 서 씨 문중의 갈등의 골은 깊을 대로 깊은 상태다.  

 

서 씨 문중에 의하면 경기도 이천에 이미 드론사령부 부지를 확보한 상태이고, 현재 공사도 일부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인데, 아직 포천시와 담당 부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민선8기 백영현 집행부는 현재 드론을 앵커 기업으로 많은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이고 드론 기회발전특구까지 신청 중인데, 만약 드론사령부가 떠난다면 그 동력과 명분이 계속 유지될지 자못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