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사람들

"따뜻한 음악 선물을 하고 떠나 행복합니다"

박윤경 NH농협 포천시지부장, 정년 퇴임하며 포천 시민 위해 '포천사랑 7080 콘서트' 선물해

 

"제 퇴임 선물로 포천시민들께 따뜻한 음악 선물을 하고 떠나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박윤경 NH농협은행 포천시지부장은 지난 12월 15일 군내면 다온컨벤션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에서 만난 기자에게 이렇게 퇴임 소회를 털어놓았다. 농협에 입사한 지 39년, 또 농협은행 포천시지부장으로 발령 나서 근무한지 만 3년 만에 정년을 맞아 평생 몸담았던 농협을 올해 말로 떠나는 박 지부장. 그는 퇴임 마지막 선물로 NH농협은행과 함께하는 '포천사랑 7080 콘서트'를 반월아트홀에서 개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포천시민들에게 따뜻한 음악을 선물하고 떠나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윤경 지부장은 퇴임 전 포천을 위해서, 또 포천시민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고 여러 날에 걸쳐 깊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농협 중앙본부에 올해 예산이 어느 정도 남아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무작정 담당자를 찾아갔다. 본사에 남아 있는 예산을 포천으로 가져와 포천 시민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난색을 보이던 예산 담당 임원은 박 지부장의 끈질긴 설득에 마침내 4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포천시지부에 보내주기로 했다. 그것이 10월 경이었다. 퇴임 기념으로 포천시민들에게 따뜻한 음악을 선물하고 싶었던 그는 곧바로 이중효 포천문화관광재단 대표를 만나 상의했고, '포천사랑 7080 콘서트'를 열기로 말을 맞췄다.

 

포천문화관광재단이 나서니 콘서트는 계획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 콘서트는 27일 공연되어 올 한 해 동안 몸과 마음이 지친 포천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며 호평을 받았다. 추억의 가수 남궁옥분과 해바라기도 초청했다. '포천사랑 7080 콘서트'는 이런 사연 속에서 탄생하였다.

 

 

박 지부장은 2021년 1월 1일 포천농협 지부장으로 부임했다. 포천에 여성 지부장이 온 것은 60여 년 만에 최초였다. 그녀는 취임 이래 3년 동안 늘 포천 시민들의 곁에 함께 있었다. 농업 관련 행사나 봉사활동 현장, 그리고 체육행사와 기부 행사에는 거의 빠지지 않았다. 농협 시지부장이라고 편안히 사무실 책상에만 앉아있지 않았다.

 

박 지부장은 매년 봄이 되면 육묘장을 찾아 못자리 파종작업을 도왔고, NH농협 포천함께나눔 봉사단장으로 농촌 일손 돕기에 땀을 흘렸다. 가을이면 추수를 거들었고 일손이 부족한 과수원을 찾아 사과 따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겨울이면 영농 폐비닐 수거에 손을 보탰다. 

 

설날이 되면 사랑의 떡국떡을 만들어 14개 읍면동의 소외당한 이웃에게 전달했고, 독거 어르신 가정의 도배와 장판 교체 등 집수리 봉사 현장에도 빠지지 않았다. 외국인 가정을 돌보는 일에도 정성을 다했다. 

 

작년과 올해에는 2년 연속으로 '시민의날' 집행위원장을 맡아 큰 행사를 훌륭하게 치렀다. '포천농축산물축제 한마당'의 축제집행위원장으로도 활약했다. 

 

체육회 부회장이기도 한 그녀는 체육회의 거의 모든 행사에도 참석했다. 농협시지부는 체육회에 1년 상하반기로 7천여 만 원을 협찬했다. 탁구대회, 배드민턴대회 등 각종 대회에도 협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든 단체의 행사 때마다 쌀을 기증하는 일은 농협 포천시지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 포천시교육재단에는 장학기금으로 매년 1억 원을 기탁했고, 매년 연말이면 사랑의 이웃돕기 행사에도 매년 1억 원씩을 쾌척했다. 포천 나눔의집도 박 지부장이 크게 신경을 썼던 곳이었다. 

 

이런 일은 돈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박윤경 지부장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고향 포천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정성껏, 성심성의를 다해 이야기를 들어주고 가능한 한 어떤 방법으로든지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박윤경 지부장은 포천 군내면 하성북리 골말 마을의 땅 한 뙈기 없는 가난한 집안에서 2남 1녀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남의 집 논이나 인삼밭에서 일을 해 아이들을 어렵게 학교에 보냈다. 학비를 제때 내지 못했던 어린 소녀 박윤경의 이름은 매번 학교 칠판에 이름이 적혀 있었다.

 

어릴 때부터 똑똑하고 공부를 잘했던 박윤경은 포천초등학교와 포천여중, 그리고 포천고를 나와 농협은행에 취직했다. 그리고 85년 5월 1일 자로 첫 직장인 농협은행 포천시지부에 발령받았다.

 

 

"당시 현 포천농협 김광열 조합장께서 농협 원서를 얻어다 주셨어요. 처음에는 선배 언니들 뒤치다꺼리를 했고 돈 세는 법, 돈에 띠지를 두르는 법 등을 배웠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하는 그는 직장을 갖고부터는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야만 했다. 

 

포천시지부에 15년을 근무하다가 송우지점과 동두천시지부, 그리고 연천군지부 등에서 근무했다. 또 농업중앙회에서 여성복지담당으로 3년간 일했고, 은행 VIP 고객들을 상대하기 위해 TMSP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는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며 재능을 떨쳤다. 그러다가 2021년 1월 농협은행 여성 금융인으로는 최초로 포천시지부장에 발령 나 고향 포천으로 돌아왔다.

 

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고향인 농촌에 와서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여서 보람 있었다"고 말하는 박윤경 지부장. 퇴임 마지막 소회로 "포천에서 3년을 있으면서 농협 최고의 영광스런 자리에서 잘 마무리하거 나가는 것만으로도 제겐 큰 영광"이라고 퇴임 소회를밝힌다. 

 

그녀는 또 농협 근무 39년 동안 좋은 직원들을 만나 사고 한번 없이 퇴임하게 된 것도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고백한다. 지난 11월 14일 태어난 손주를 돌보는 게 요즘 최고의 기쁜 순간이라는 박윤경 지부장. "항상 베풀고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