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사람들

"형제보다 가까운 이웃", 해룡기업인회의 아름다운 동행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 학비 등 2013년부터 1억7,400만원 기부해

▲해룡산 자락 아래 설운체육공원을 지나 내리막길 왼쪽에 ‘해룡공단’ 안내석이 서 있다.

 

포천시 선단동에는 2000년 전 큰 홍수로 산에서 살던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해룡산이 있다. 층층의 운무로 쌓인 모습이 해 솟음으로 자태를 드러내는 광경은 전설의 기억과 함께 경이롭게 다가왔다.

 

해룡산 아래 남쪽 기슭에는 오직 자신의 열정으로 한땀 한땀 용성을 일군 기업체들이 자리한 ‘해룡공단’이 있다. 2012년 5개 기업이 입주를 시작으로 지금은 30여개 업체가 기간산업의 주춧돌인 제조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2013년 25개 입주업체 대표자로 구성된 '해룡기업인회’는 ‘형제보다 가까운 이웃’이라는 슬로건으로 회사와 지역발전을 위한 모임으로 출발했다.

 

‘해룡기업인회’의 ‘지역과의 아름다운 동행’은 우연 같은 필연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 왼쪽부터 '해룡기업인회’ 김승룡, 양희경, 변찬우, 김동준, 김종길, 이영인, 이병섭, 김도영, 천인규, 전재원 사무국장, 송상섭 회장, 김지홍 등 회원들이 파이팅하고 있다.

 

초대 이영인 회장과 회원들은 2013년 초에 친목 모임을 하면서 지난 날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 대한 담소 중에 나온 것으로 기억했다.

 

한 기업인은 “IMF 때 십수억 원의 부도로 폭음은 물론이고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며 “힘들 때마다 각오를 다지고자 지금까지도 부도어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다른 참석자가 “오늘 이 자리까지는 우리의 노력뿐 아니라 이웃과 고객과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뤄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서로 도우며 발전을 도모하자며 의기투합했다고 회상했다.

 

이곳 기업인들은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이제 설운동에 자리한 만큼 지역기업으로 지역의 어려운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힘과 보탬이 되는 보람 있는 일을 해보자는 결정에 참여기업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해룡기업인회’는 2013년부터 소흘읍 태봉초등학교 성인 문해 교육반 급식비로 매월 60만원씩 총 2100만원을 지원해 늦은 나이에 배움의 열정에 힘을 보탰다.

 

선단초등학교에는 학생들이 필요한 체험학습비와 우수 학생에 대한 장학금으로 매월 60만원씩 총 2100여만원을 지원했다..

 

또한, 2016년 3월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선단동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 총110명에 매월 10만원씩 12개월간 ‘학비와 생활비’로 총 1억3,200만원을 경기공동모금회 기부를 거쳐 직접 지원했다.

 

후원은 ‘해룡기업인회’ 설립부터 매년 참여하는 △나래섬유(대표 곽재복) △디온리오토모티브(대표 전재원) △진유스판(대표 김종철) △현대글러브(대표 이영인) 등 4개 사와 △다우건축(대표 최도용) △라버트리(대표 이병섭) △삼화PKG(대표 송상섭) △준호섬유(대표 배경준) △(주)태강리싸이텍(대표 박종헌) △유명테크(대표 박종구) 등이 함께 했다.

 

특히 ‘해룡공단’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한다는 공동체 의식으로 △해룡기업인회 입간판 설치 △가로등 12개와 반사경 8개 설치 △공단입구 토지매입 및 토목공사 실시 △도로 방지턱 및 안전선 작업 등 회원들의 비용으로 충당했다.

 

이영인 초대 회장은 “입주하면서 민원으로 주민과 일부 마찰이 있었지만, 마을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순탄하게 마무리됐다”며 “지역과의 상생에 더욱 힘쓰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송상섭 회장이 참석 회원들에게 웃으면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송상섭 현 회장은 “앞으로도 마을과 지역을 위해 도움을 주는 ‘해룡기업인회’가 되겠다”며 “함께 노력해 주신 참여 대표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기부와 봉사의 마음으로 화합하는 ‘해룡기업인회 신년 모임’은 활기와 웃음으로 넘쳐나는 등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자리에는 언제나 미소 띤 얼굴의 이영인 대표, 엄숙한 표정에 잔정 많은 송상섭 대표, 관우상의 배려 깊은 전재원 대표, 유머있는 김지홍 대표 등 참석한 이들의 모습에는 왠지 모를 여유로움과 아름다운 향기가 묻어 나왔다.

 

기부는 돈의 무게보다 마음의 가치에서 나온다고 한다. 취재가 끝나고 나올 즈음 추운 날씨에도 짠한 마음으로 울컥해진다. 오늘따라 밤하늘의 별도 유난히 밝다.  그들의 마음에도 빛나는 별 하나쯤은 떠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