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맛집

이상한 가게, 이상한 약과 '장인, 더' 약과

광릉수목원로 1090-4번지로 매장 이전, 별다른 오픈 행사 없었는데도 이전 첫날 500명 손님 찾아와

 

 

 

너덧 시간은 기다려야

겨우 살 수 있는 이상한 약과

 

작년 3월 포천경찰서 옆 다온컨벤션 웨딩홀 건물에서 개업해 포천은 물론 전국적으로 '약과 돌풍'을 일으켰던 '장인, 더' 약과 매장이 3일 축석고개에서 광릉국립수목원 쪽으로 500미터쯤 가면 보이는 주꾸미킹 음식점 바로 위쪽 건물(광릉수목원로 1090-4번지)로 이전해 재오픈했다.  

 

매장 앞에는 현수막 하나 걸려있지 않고 개업 축하 꽃다발 하나 없었다. 새로운 곳에서 개업한다고 별다른 축하 행사도 하지 않았지만, 이전 첫날 '장인, 더' 약과를 사려고 전국에서 몰려온 손님은 무려 500여 명을 넘었다. '장인, 더'는 이날 하루 매출만 해도 1천만 원을 훌쩍 넘겼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전 광고 한 줄 낸 적이 없지만, 네이버와 다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몰려온 손님들이 이 정도라니 '이상한 가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장인, 더'의 팔로우만 2만 5천 명이 넘고, 장인 더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회원은 15만 명이 넘는다.

 

이전 둘째 날인 4일에도 '장인 더' 약과 매장 앞은 이른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안산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해 8시경에 도착, 1등으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수십 명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어서 놀랐다는 이영미(여 37세) 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장인 약과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는 한 사람당 파지약과(약과를 만들다가 깨진 약과)를 2팩 이상 팔지 않는데, 카페 이전 기념으로 어제와 오늘만 4팩을 판다고 해서 부리나케 달려왔다"며 오늘은 생각지도 않게 수지 맞았다고 즐거워했다.  

 

여동생이 이 약과를 너무 좋아해서 의정부에서 사러 왔다는 김민숙(여 35세) 씨는 "장인 약과는 다른 약과에 비해 기름 쩐내가 전혀 없고 너무 맛있다"며 "한참 씹고 있으면 고소한 맛이 나는 게 중독성까지 있어 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약과를 먹을 때 아이스크림이나 아메리카노 커피를 곁들이면 더욱 깊은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자신의 레시피까지 덧붙인다.

 

'장인, 더' 약과 마니아들은 이 약과를 구입하려면 겅기도 수원, 안산, 그리고 강원도 등에서는 새벽 6시쯤 포천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8시쯤 도착해도 이미 약과를 사러 온 사람들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게 다반사다. 매장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 매장에 도착해서도 또 2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현지 포천 사람들 사이에서도 장인 약과를 구입하기 힘들다고 소문나 있다. 오죽했으면 이 약과 한 팩을 가지고 가면 "아니, 이렇게 귀한 약과를..."이라며 반가워한다.

 

 

 

 

 

손님 위주의 마케팅 방법도 독특,

전국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

 

'장인, 더' 매장에서 평소 이 약과를 한 사람당 2팩만 판다. 생산량을 많이 만들어 한꺼번에 많이 팔면 더욱 큰 이익이 날 것 같은데, 이 매장에서는 그런 쉬운 방법을 쓰지 않는다. '장인, 더'의 김승태(33세) 대표는 "많은 사람에게 돌아갈 만큼 약과를 생산하지 못한다"며 "그런데 먼 곳에서 이른 새벽부터 많은 사람이 우리 약과를 사러 오기 때문에 한 분에게라도 골고루 더 나눠주기 위해서 손님이 달라는 대로 약과를 드릴 수 없는 실정"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상한 가게에서 이상한 약과를 이상한 방법으로 파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은 이 방법이 김 대표의 남다른 마케팅 기법이라고 귀띔해 준다. 

 

'장인, 더'는 작년 3월 포천에서 개업한 지 4개월 만에 제주도 동쪽 김녕 해안가에서 두 번째 매장을 냈다. 이 매장 역시 대박이 났다. 제주도로 여행 온 전국 각지의 약과 마니아들이 소문을 듣고 김녕 바닷가로 구름처럼 찾아왔다. 매출은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 1년 동안 포천과 제주 두 매장에서 판 약과가 40억 원 이상이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장인, 더' 김승태 대표는 본점을 이전하고 제주도에 2호점을 오픈한 것에 그치지 않고, 올 9월경 대전에 세 번째 약과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세 번째 매장을 연 이후에는 각 시도에 대리점을 하나씩 개설하려고 한다. 그래서 '장인, 더'를 지금 매출의 열 배가 넘는 400억 원까지 올려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그동안 파지약과(6천원), 정품약과(1천 5백원), 세모약과(9천 5백원), 약포가토(아이스크림 약과, 5천 5백원), 약과빵(3천 8백원) 등의 상품에 몇 가지 단품을 더 개발해 새롭게 내놓았다. 빵 위에 약과 첨부물을 뿌려놓은 약과 휘낭시에(3천 4백원), 쑥추러스 휘낭시에(3천4백원), 쑥인절미 휘낭시에(3천 4백원), 클래식 버터바(4천원), 황치즈 버터바(4천원), 흑임자 버터바(4천원) 등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장인 더' 매장에서 이 상품들이 주요 셀러들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에 광릉수목원로로 매장을 이전하면서 1층이 70평, 2층이 70평 등 제법 넓은 장소로 옮겼습니다. 이제 뙤약볕 아래서 기다리던 손님들은 이제 2층의 안락한 장소에서 대기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김승태 대표. 포천시장이었던 김종천 전 시장의 2남 1녀 중 막내인 그는 중국 대련대에서 유학했고, 첫 사업으로 중국에서 의류유통업을 하며 사업을 익혔다. 1990년생으로 올해 33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