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이해조 선생 96주기 추도식 열려..."동농 문학상 복원과 문학관 설립 시급하다"

이병찬 동농 이해조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 "동농 전집 12권 완간은 기념비적인 쾌거"

 

 

 

 

‘동농 이해조 선생 기념사업회’(회장 이병찬·대진대 명예교수)는 9일 오전 신북면 경복대 내 동농 선생의 묘소에서 그의 사후 96주기를 기리는 추도식을 치렀다. 

 

이날 추도식에는 이병찬 대진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종훈 포천문화원장, 임승오 포천예총 명예회장, 황의출 포천예총 회장, 서영석 포천시 문인협회 회장과 이천희 수석부회장, 양호식 전 면암 최익현 선생 숭모사업 회장, 이중효 포천문화재단 대표, 김순진 은평구 예총회장, 민천식 전 포천시부시장, 홍을표 전 동농 기념사업회 회장, 조병하 신북면장, 최관규 신북면 주민자치위원장, 동농의 종손인 이혁기 씨 등 포천 문화예술계 인사 등 40여 명이 참석해 선생을 추모했다.

 

이병찬 회장은 "동농 기념사업회에서는 작년까지 이해조 선생의 소설 10권을 발간했고, 올해 마지막으로 2권을 더 발간해 동농 전집 12권을 모두 완간했다"며 "이제는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대진대에서 4회째 진행하다가 예산 문제로 중단됐던 '이해조 문학상' 복원과 '동농 문학관' 설립을 위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동농 전집 12권을 200세트 정도 만들어 배포하려고 한다"며 "여기에는 1500여만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데 뜻이 있는 분들의 모금을 통해 동농 전집을 제작해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훈 포천문화원장은 "동농은 평생을 우리나라의 교육과 계몽사업에 애써왔던 분이고 근대사에 있어서 최고의 문학가였다"며 "우리 포천의 자랑스러운 큰 어른이신데 너무 대접에 소흘했다는 생각이다"라면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고사성어처럼 동농 선생의 문학관 설립에 힘과 뜻을 모으자"고 했다.  

 

이중효 포천문화재단 대표는 "동농 기념사업회가 엊그제 출범한 것 같은데 2006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20여년이 다 되어 간다"며 "백영현 포천시장과 협조해서 내년에는 이해조 선생 문학상을 꼭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포천문인협회 수석부회장 이천희 시인은 이날 동농 이해조 시인을 기리는 '님의 등불'이라는 추도시를 직접 지어 낭송했다.

 

동농 이해조 선생은 조선 고종 때인 1869년 포천에서 왕족의 후손으로 태어나 그 시절에는 드물게 언론인으로 활약했고, 일제 강점기 때에는 '소년한반도', '제국신문', '대한매일신보', ‘황성신문’과 ‘매일신보’의 기자로 근무했다. 그는 또 1920년에 창간된 조선일보의 첫번째 기자이기도 했다. 

 

선생은 또 1906년 소설 '잠상태'를 발표했고, 1910년 경술국치 직전에 발표한 작품 ‘자유종’을 비롯해 '옥중화', '강상련', '연의 각', '토의 간' 등 40여 편의 신소설을 발표한 작가였다.  

 

이와 함께 포천 최초의 학교라는 청성제일학교를 설립했던 교육자이기도 했던 그는 당시 개화기 시대에 선봉에 서서 최초로 여성 해방과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족을 이끈 선구자의 역할을 한 분이었다.

 

포천 신북면에서 태어나서 살다가, 1927년 병사해 포천 신북면 사창동에 안장된 동농 이해조 선생은 영원한 포천인이었다. 그런 그가 사후 100여 년 만에 대진대 이병찬 교수 등 뜻있는 몇몇 사람들의 숨은 노력으로 재조명되어 포천 땅에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문학관은 100여 곳이 넘고, 이들 문학관은 그 지역의 명소로 방문객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성북동의 만해 한용운 기념관, 목포의 박화성 문학관, 춘천의 김유정 문학관, 경남 하동의 박경리 문학관, 경기 광명의 기형도 문학관 등도 훌륭한 관광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우리 포천 문학의 자랑스러운 어르신인 동농 이해조 선생 문학관 설립도 시급하다. 그러나 민선 8기에 들어서 인문도시를 지향하고 있다는 포천시에서 이렇게 좋은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문학관 설립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동농 100주기가 되는 2027년까지는 반드시 동농 문학관이 설립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