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신읍동에서

약빠른고양이 밤눈 어둡다 2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인사권자는 승진 대상자의 모든 것을 안다

청탁보다 직접 인사권자에게 소견 밝혀라

 

 

지난 호에 '약빠른 고양이 밤눈 어둡다'는 사설을 썼더니 여러 곳에서 제법 많은 전화가 걸려 왔다. 그 약빠른 공무원이 누구냐는 궁금증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필자가 약빠른 고양이라고 생각한 이에게서는 한 통의 전화도 없었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그 약빠른 고양이는 이미 필자가 쓴 사설 내용이 자신을 지칭한다는 걸 아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필자에게 전화를 걸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약빠른 고양이라는 건 아니니 절대 오해 없으시길.

 

진급을 앞둔 공무원들은 자신이 맡은 바 일을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하면 된다. 그에 대한 평가는 상급자인 과장이나 국장, 시장이 한다. 그런데 승진 때만 되면 최종 결정자인 시장은 골머리가 아프다. 한두 군데도 아니고 수십 군데서 들어오는 인사청탁 때문이다. 인사권자에게 협박(?)에 가까운 인사청탁을 하고, 특정인을 승진시켜달라는 연판장까지 등장했다는 소문마저 나돈다.

 

오는 6월 말 포천시는 조직개편과 함께 제법 폭넓은 인사가 있다. 몇 개의 과가 신설되고, 몇 개의 과가 소속 국을 바꾸고, 여러 개의 과가 센터로 통합된다. 그리고 정년이 되어 떠나는 국장과 소장도 있지만, 떠나고 싶어도 여러 가지 이유로 떠나지 못하는 국장도 있다. 국장과 소장이 떠난 자리에는 또 사무관이 승진해야 한다. 

 

공무원의 최고의 보람은 승진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 승진을 위해서 벌써 많은 말이 나돈다. 자신의 승진을 위해서 시가 통합하려는 조직개편까지 수긍할 수 없다는 소리가 들리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것도 단순히 조직개편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사람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이야기에는 실소가 나온다. 

 

인사권자는 이런 약빠른 고양이들을 철저히 골라내야 한다. 조직의 체계를 흔드는 공무원들은 일단 승진 대상에서 제쳐놓아야 한다. 또 편협한 사고를 지닌 충성파도 경계해야 한다. 그런 행동들은 어느 날 비수가 되어 인사권자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수 있다. 인사권자의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도 경계의 대상이다. 달콤한 말에 현혹되면 만사를 망칠 수도 있다.

 

승진 대상자들은 직접 인사권자를 찾아가서 자신의 소견을 떳떳하게 밝히는 게 옳다. 인사권자는 다른 사람을 통해 들어오는 청탁보다는 자신에게 직접 의사를 밝히는 사람을 훨씬 편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혹시라도 이번 승진에서 제외되더라도 최소한 언제쯤 승진 차례가 올지를 알게 될 수도 있다.  

 

지난번 사설에서도 말했듯이 인사권자는 승진 대상자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승진이 될 사람은 어차피 승진이 된다. 약빠르게 굴지 말고 매사에 솔직하고 떳떳하고 진실하게 처신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