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겨우 1000원, 그래도 1000원

호출도 안했는데, 콜 호출료 1000원 더 붙이는 포천택시의 부당요금 징수

 

지금으로부터 약 30여 년 전, 필자가 일본에서 대학 다닐 때의 일이다. 학교가 지명과 똑같은 '와세다'였는데, 신주쿠 가부키초(新宿区 歌舞伎町)까지 직선거리는 불과 4km 남짓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가려면 직행버스는 없고, 타카다노바바라는 곳까지 3km 걸어가서, 다시 야마노테센으로 환승 해야 했다.

버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버스요금 150엔, 전철 120엔이면, 합계 270엔, 또 환승을 해야 하니 시간은 몇 배나 더 걸린다.

그래도 책방으로 유명한 기노쿠니야 서점(紀伊國屋書店)이나 각종 백화점, 유흥시설 등이 온통 가부키초에 밀집한 관계로 친구들과 함께 자주 찾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불편하니, 택시를 자주 탔다. 당시 기본요금이 우리나라 돈으로 1500원 정도 했는데, 4명이서 타면 신주쿠까지 6000원 정도니, 대중교통보다 택시가 더 싼 셈이었다.

 

 

지난 8일 오전, 필자는 용정산단 포애뜰 앞에서 택시를 타고 포천시청까지 이동했다. 거리는 불과 2.3km로 기본요금 정도의 거리였다.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취재시간에 맞춰 이동하려면 어쩔 수 없이 가끔은 택시를 타야 하기도 한다.

 

포천시는 올해 1월 1일부터 택시 콜 호출 시, 콜 호출료 1000원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용정산단 입구 택시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택시는 오지 않았다. 콜 호출료도 아깝고, 거리도 가까워 터벅터벅 산단입구로 걸어나가는데, 택시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부리나케 뛰어가 이 택시를 잡아탔다. 10kg 정도 되는 카메라 가방도 무겁고 잘 됐다 싶었다.

자차가 있기에, 택시를 자주 타지 않는 관계로 기본요금이 얼마인지도 몰랐지만, 타자마자 '3800원'의 요금이 찍혔다.

개성인삼을 돌아 우회전해, 포천시청 방향 국민은행 신호 앞에 걸리니 요금은 4600원이었다.

그런데, 시청 앞에서 내리면서 카드를 내미니, 요금은 눈앞에서 갑자기 5600원으로 부풀어 올랐다.

콜 호출을 하지도 않았는데, 콜 호출료 1000원을 더 붙인 셈이다.

필자는 "왜 콜 호출료를 더 붙이냐"라고 따져봤지만, 기사는 '꿀 먹은 XXX'였다.

시간은 없고, 취재시간은 임박하고, 택시에서 내려 사진을 찍는 수밖엔 속수무책이었다.

 

 

서두에 왜 쓸데없이 일본 이야기를 꺼냈냐면, 사실 당시 일본언론에선 '겨우 1000원, 그래도 1000원(高が1000円, されど1000円)이란 제목의 기사가 대서특필된 적이 있어서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동경의 택시는 거의 모두가 '콜택시'였다. 콜 호출료가 100엔 정도 더 붙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도로상에서 픽업한 택시에서도 콜 호출료를 부과했다는 학생과 시민의 제보가 이어지면서, 부당요금 징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

미국 같은 나라였으면, 콜 호출료 100엔 소송은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감으로 여겨진다는 내용도 기억난다.

오늘은 최춘식 국회의원이 내건 "1000원의 아침밥상 2배로 확대한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눈에 띈다.

"아~, 1000원이면 아침밥을 먹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어제 낸 택시요금이 참 어이없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콜 호출하지 않고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요금내기 전에 꼭 요금미터를 확인하시길 바란다. 마지막 순간에 콜 호출료 1000원이 더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포천시 교통행정과는 택시요금 징수 시스템의 문제인지, 택시기사 개인의 일탈이나 조작미숙 등 태만인지, 택시 콜호출료 부당징수 문제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처하더라도 불법행위를 저지른 택시기사나 회사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택시 이용 시에는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택시 회사나 기사의 정보를 철저히 확인하고, 이러한 불법적인 행위가 발견되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택시 회사나 기사들은 공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위한 교육과 감시를 철저히 실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