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신읍동에서

시의회 인사파문, 공무국외출장 취소로 번져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독단인사와 인사갑질로 시끄러운 의회

4월 예정 공무국외출장 계획도 백지화

 

 

포천시의회가 시끄럽다. 시의회 6급 팀장의 사무관 승진인사가 발단이 됐다. 인사에 불만을 품은 시의회 직원들은 부글부글 하고, 지역 언론은 연일 시의장과 사무과장에게 책임이 있다며 질타하고 있다. 시의장은 인사권자이고 사무과장은 이번 인사를 주관한 인사위원회의 인사위원장이다. 그런데 의회의 인사권 독립 이후 첫번째 인사에서 사단이 나버린 것이다.

 

'시의장 독단인사', '사무과장 인사갑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시의장은 의회의 인사권이 독립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반쪽짜리라 절차나 방법 등을 집행부에 문의해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했다. 사무과장 역시 절차나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번 인사 파문으로 시의장은 작년 집행부에서 파견된 사무과장과 수석전문의원 자리를 결정할 떄 독단으로 판단했다는 이야기가 다시 회자되고 있고, 사무과장은 이번 승진 의결 직전 승진 대상자로 알려진 어느 팀장에게 '당신은 승진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는 이야기를 일곱 번인가 여덟 번이나 전했다고 하니 '인사 갑질'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시의회 직원들 중에 이번 인사에서 제외된 6급 팀장들 서너 명의 불만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사무관 자리는 한 자리인데 이번 승진자가 퇴직하려면 앞으로 11년 후나 될 테고, 팀장들은 결국 승진을 못 하고 퇴직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작년 5대 시의회 때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시의회가 인사권 독립을 하면서 시의회에 잔류할 직원과 집행부로 갈 직원의 의견을 물은 적이 있다. 당시 시의회 직원 중 두 명만 집행부로 가기를 원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거의 시의회 잔류를 희망했다. 반면 집행부에서 시의회 근무를 원하는 사람들은 수십 명에 이르렀다. 

 

연제창 시의회 부의장은 "당시 시의회 직원을 선정할 때 2, 3년씩 연차를 두고 인원을 확정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못 했다. 그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다. 지금이라도 직원들의 의견을 물어 새로 시의회 직원들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행부의 모 과장도 "이번 시의회 인사는 성급했다. 시의회가 법적으로는 독립했다고는 하지만 의회에 근무하는 팀장들의 연차가 집행부와 비교해 볼 때 몇 년 더 집행부와 교류한 뒤 사무관 승진을 해도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평했다. 

 

서과석 시의장은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다. 인사권자인 의장으로서 단행한 첫 승진인사에 직원들의 불만과 언론의 집중 포화뿐이니 화가 날 만도 하다. 그래서인가 내달 4월에 시의원들과 직원 20명이 함께 출발하기로 한 유럽 선진국 견학여행을 본인은 가지 않겠다고 사무처에 통보했다.

 

무려 두 달 동안 준비했던 계획이기에 시의장을 빼고라도 가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안애경 의원과 조진숙 의원이 불참을 통보해 왔다. 이로써 시의회의 유럽견학여행은 전면 백지화됐다. 코로나 이후 오랜만의 선지국 견학여행을 기대하던 나머지 시의원들과 시의회 직원들의 입이 댓발로 나온 것은 물론이다. 시의회는 이래저래 또 시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