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맛집

삼계탕과 누룽지의 콜라보

'이우철 한방 누룽지 삼계탕 포천점 방인자 사장

 

복날이면 한국인이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고 이 음식을 내는 식당 앞에는 긴 줄이 설 것이다. 삼계탕집이 제일 북적일 것인데 싸고 누구나 즐기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백영현 시장이 “공무원들이 본받아야 할 정도로 친절한 식당”이라고 말한 삼계탕집이 포천에 있다. “누룽지는 한번 맛 들이면 매일 먹고 싶어져요”라고 동행한 간부 공무원도 말을 거든다.

 

지난 16일 포천시는 포천청년비전센터 회의실에서 2월 여민회를 마치고, 신읍동에 있는 이우철 한방누룽지삼계탕에서 점심을 했는데 서빙 하는 직원이 무척 친절했다는 것이다.

 

21일 오후, 기자는 이 음식점을 찾아 ‘한방누룽지 삼계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과연 소문대로 직원은 친절했고 삼계탕은 한방 약재의 냄새가 나지 않아 누룽지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든든하게 한 끼를 마무리하게 했다. 식사 후, 이우철 한방누룽지 삼계탕 포천점의 방인자(65) 사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벌써 나이도 60대 중반으로 인생을 정리해야 할 시기인데 사연이 있어 삼계탕집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방 사장이 삼계탕에 눈을 뜬 것은 국가공인 조리기능장인 이우철 대표 덕분이다. 이 때문에 ‘이우철’이라는 이름을 내건 체인점이 됐다.

 

 

 

“지난 10여 년간 치매에 걸리신 시어머니를 모셔왔는데, 1년 전 돌아가시고 난 후 갑자기 우울증이 왔다”라면서 “1년을 방황하고 힘들게 지내다가 평소 알고 지내던 이우철 대표의 음식이 생각나 그를 찾은 것이 가게를 내게 된 계기였다”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싶었던 지난해 11월 7일, 이 대표는 방 사장에게 가게를 내라고 조언했다. 때마침 비수기로 삼겹살집이었던 가게를 인수했다. “지금은 우울증도 다 없어지고 몸은 힘들지만 너무 재밌다”라면서 “손님들이 맛있고 친절하다고 칭찬할 때가 가장 기쁘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정직하고 깔끔하게 조리한 건강한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이 정말 좋다는 것. 입소문이 나면서 방 사장의 스케줄도 빡빡해졌다. 음식 재료 손질부터 주방일까지 도맡아 하기 때문이다.

 

가게를 오픈 한 지 100일째가 됐지만, 아직 돈은 많이 벌지 못했다. 인건비도 만만치 않지만 최근에는 전기, 가스, 수도세 등 각종 공과금도 배로 올라, 한 달에 500여만 원에 달한다. 그래서 방 사장은 하루빨리 봄이 오고, 삼복 철이 돌아오길 학수고대한다.

 

총 93석을 보유한 이 가게에 직원은 방 사장을 포함해 5명이다. 직원들도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는 마음”으로 성실과 정직을 좌우명으로 삼아 일하고 있다. 직원들과도 가족 같은 분위기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돌아가면서 휴식 시간을 갖는데, 직원들 모두가 식당 근처에 살아 집에 가서 푹 쉬고 온다. 이 때문에 가게는 연중무휴다. 직원들은 돌아가면서 일주일에 하루씩 쉰다.

 

이 집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음식은 누릉지삼계탕과 녹두삼계탕. 삼계탕을 안 먹는 손님들을 위해서 갈비탕과 갈비찜도 준비했다. 저녁에 술안주로 닭볶음탕과 함께 많이 찾는다고도 했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누릉지삼계탕은 느른히 익은 살점이 마냥 먹음직스러워 보이고, 바싹 구워진 누룽지는 먹기도 전에 허기를 가시게 한다. 황기, 당귀, 오미자 등 한약재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지만, 한방 냄새는 나지 않는다. 6시간이나 육수를 우려내서다. 대추와 밤도 들어가는데, 껍질에서도 육수가 우러나와 껍질째 넣는다. 

 

또 한 가지 비결은 병아리부터 성계까지 35일 기른 닭만을 쓰고 13시간 염지한 덕분이다. 40년 노하우로 개발한 염지법으로 닭의 노폐물과 잡내를 완벽하게 제거하고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한층 높였다. 이 때문에 굳이 소금을 넣지 않아도 된다.

 

이우철 한방누룽지삼계탕의 또 다른 특징은 갖은 한방 약재와 찹쌀 그리고 닭을 함께 삶아 즉석에서 맛있는 누룽지를 만든다는 것. 누룽지와 삼계탕의 콜라보가 만든 깊고 구수한 맛이 한입 가득 느껴진다. 맛과 건강이 하나로 어우러져 손님의 모든 일상에서 힘이 되도록 모든 직원은 한 그릇 한 그릇 정성과 노력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특히, 삼계탕이나 닭볶음탕은 조리 시간이 약 30분 걸리기 때문에 예약하면 시간에 맞춰 식사할 수 있다. 가스 압력솥 하나에는 닭 3마리와 함께 죽과 누룽지가 동시에 나온다. 특허까지 낸 비법이다. 

 

방 사장은 오늘도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매일매일 뜨거운 뚝배기를 내놓으면서 치솟는 불길 앞에서는 연신 땀을 훔칠 것이다. 불 조절이 관건이기 때문. 또 그 뚝배기는 얼마나 무거울까. 내내 그 일을 하느라 얼마나 팔이 아플까. 때때로 삼계탕집에 들르는데 그럴 때마다 펄펄 끓는 뚝배기 안을 들여다보며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그는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살았다. 시카고에서 2남 1녀의 자식을 키웠는데, 그곳에서도 한식당을 경영했다. 장남은 현재 뉴욕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한다. 둘째 딸은 애틀랜타로 시집을 갔고, 막내는 35살인데 약학을 공부하다가 지금은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