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면 노곡리 '전투기 오폭 사고'를 규탄하는 포천 시민 총궐기대회가 19일 오후 2시 포천시청 옆 포천체육공원(신읍동 108-15) 일대에서 열렸다. 14개 읍면동에서 참석한 시민 800여 명은 정부와 군을 향해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 그리고 이주 대책 등을 요구했다.
이날 궐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손과 손에는 '포천시가 전쟁터나 생활터냐, 대책없는 군사훈련 당장 멈춰라!', '사고 원인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라!', '긴급 생계 자금 지급하라!', '안전한 곳으로 이주 대책 마련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는 팻말을 들었고, 이마에는 머리띠까지 맨 비장한 모습이었다.
포천의 14개 시민단체로 구성한 포천시민연대가 주최한 궐기대회는 지난 3월 6일 이동면 노곡리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의 민가 오폭 사고를 규탄하고, 포천에 1천5백만 평이 넘는 군 사격장의 피해 현실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강태일 포천시사격장 범대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포천은 지난 70여 년 넘게 군사시설과 사격장 등의 피해를 감수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며 "정부와 군은 주민들의 고통과 인명 피해, 재산 피해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백영현 포천시장은 "공군 전투기의 민간 오폭 사고는 시민의 기본권인 인권마저 보장하지 않았다.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될 사건이었다"며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대가로 정부는 포천시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하고, 포천 미래 100년을 위해 GTX-G노선을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김용태 국회의원은 "공군 비행기의 오폭 사고는 정부와 군의 명백한 실수"였음이 확인됐다며, "저는 이번 군사훈련 오폭 사고와 관련해 국회 차원에서 피해 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국방부와 이 특별법을 공유 중이고 서로 문건에 대한 자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윤국 더불어민주당 포천가평 지역위원장은 "우리는 지금 먹고 사느냐의 문제가 아닌, 죽고 사느냐의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이번 사고는 이미 예견됐던 일로 전투기 오폭 사고로 지금도 병실에 계신 분들의 쾌유를 빈다"라면서 "지금도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포천은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라는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야를 떠나 포천 시민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노곡리 비상대책위원장인 김용학 이장은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노곡리 주민들은 지금 생존의 위협 앞에 서 있다. 전투기 폭격으로 우리 집이 무너지고 삶의 터전이 쑥대밭이 됐다. 언제 또다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마을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 도대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어디에 있으며, 대한민국에서 이토록 처참한 상황에 이르렀는데 정부는 왜 아무런 대책이 없나?"라고 절규했다.
이어서 14개 포천시민연대 공동위원장들과 함께 연단에 오른 유왕현 시민연대 자문위원은 "포천은 지난 75년간 반복된 군 피해를 보았지만, 배상이 원활하지도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실질적인 법이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세월호법'처럼 국가안보특별법을 제정하고 포천시를 이에 해당하는 특구로 만들면, 농어촌특별법처럼 군의 사고 여부와 관계없이 포천 시민이면 누구에게나 보상이 정해져 별다른 조치 없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강태일 사격장 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시민 5명이 무대에 올라 삭발식을 갖고 시민들의 강력한 의지를 정부와 군에 전달하면서 2시간 동안의 규탄대회를 마감했다.
한편, 이날 규탄대회에 참석한 다수의 시민들은 "오늘 모인 분보다 더 많은 규모의 시민들이 참가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면서, "집회 장소도 포천시청 앞이 아니고, 오폭 사고의 직접 책임이 있는 정부나 국방부 앞에서 규탄대회를 진행했으면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