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날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숙성되어 여무는 것을 알지 못한다
펄펄 뛰고 눈까지 껌벅이는 것을
마주보며 숨조차 쉬기 어려워
뻐끔거리는 아가미를 바라보며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은
신선하고 새로운 것에 집착하고
서서히 익어가는 것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바람꽃
시간의 강을 건너
너에게로 닿을 수 만 있다면
배롱나무 붉은 그림자에
미래로 가는 배를 띄우고
과거의 수원지에서 흘러 흘러
시간의 강기슭에 피어난
너의 체취를 닮은 꽃잎이
바람처럼 날리는 하늘아래
이슬처럼 머물다 가버린
청춘과 사랑과 인연의 골짜기에
별의 꼬리를 잘라 샘을 만들고
반짝이는 물결이 흐르는
붉게 타오르는 인생 부두에
배는 사라지고 노만 남아
내일을 그리다 지쳐 스러진
너의 발자국만 남은 강나루에
그림자 없이 피어난 꽃
연어
꽃잎이 바람처럼 쏟아지고
추억이 꽃잎처럼 겹겹이 쌓인
호반위의 오솔길을 따라
은빛으로 빛나는 물결위에
피어서 아련하게 손짓하는
무지갯빛 기억의 조각들이
흩어졌다가 모이고 다시 흩어지는
여름밤의 반딧불이처럼 가슴속에서
잠든 꿈결에 속삭이고
그리움이 산처럼 쌓여서
평생을 올라도 건너지 못할
봄날의 그 개여울에 가고 싶다
서영석(徐榮錫)
- 시인
- 아호 : 녹정(鹿井)
- 세례명 : 요셉
- (사)한국문인협회 포천시지부 회장
포천문화원 이사
동농이해조선생 기념사업회 이사
한국문예협회 부매니저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
문학광장 회원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포천문화예술인협회 회원
마홀문학 회원
시와창작 동인, 청로 동인, 문학공원 동인
- 2011 문학광장 시부문 신인문학상,
경기도문학상 공로상,
경기도의회의장상 문학공로상,
2018 프랑스 칸느시화전 칸느문학상
- 2016 한국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시화부문 초대작가
- 시집 『당신에게 부치는 편지』
『물이 되고 공기가 되고 별이 되리』
『시간의 향기』
『낙원의 입구』 외 다수의 동인지 및 잡지에 작품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