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상사태, 주민 대피 정책 인식 전환... 더 늦출 수 없어

정부 지원 대피시설 대폭 확충해 실효성 높여야

 

최근 북한은 경제적 위험 상황 등 심각한 위기에 따른 내부적 결속과 체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러시아 군 파병, 핵실험 준비 완료,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무인기 침투 주장으로 적개심 고취와 무력 사용 발언 등 위협으로 남·북한 긴장 관계를 고조시키고 있다. 

 

포천시는 이런 엄중한 시기에 유사시를 대비한 주민 대피시설 등에 대해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5일간에 걸쳐 관련 부서 및 읍면동 담당자 등 특별점검반을 구성해 93개소 민방위 대피시설을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대상 시설은 정부 지원시설 9개소, 공공용 대피시설(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 84개소이다.

 

 

정부 지원 및 공공용 대피시설에 대해 △관리자 책임 지정, 표지판 관리 등 △대피 시설 지정 기준 적정 여부 등의 점검을 실시했다. 추가로 정부 지원 대피시설은 필수 물품(손전등, 라디오 등) 확보, 응급처치 용품, 방독면 비치 여부 등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법에서 정한 규정을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있으나, 대피소 및 표지판 미부착이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용 대피 시설 지정은 규정상 강제할 수 없으나 협의해 제반 여건상 일시적 대피소로 활용하고 있다. 주로 주민 생활과 밀접한 건물 또는 아파트 주차장을 대피시설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주민 일각에서는 전쟁 또는 유사시를 대비해 공공용 대피시설보다 정부 지원 대피시설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최전선에 위치한 접경지역 포천에서는 더욱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쟁 등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해 흔히 '을지훈련' 또는 '을지연습'으로 명명하는 비상 대비훈련 때 주민참여 훈련으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접적(接敵)지역의 주민 이동 훈련 등을 실시한다. 포천은 당연히 해당 지역으로 포천 주민의 최종 집결지는 인근 경기 중부 군(郡) 지역이다.

 

그러나 실제로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주민들은 가까운 대피시설로 대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훈련 계획에 따라 관계 공무원, 주민들이 전시 상황에서 안전하고 신속한 이동이 가능할 것인 가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 계획은 1960년대 후반 또는 1970년 초에 입안·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황과 현재 상황은 천양지차다. 우리 지역은 도로 상황, 주민 인식, 주민 차량 보유 대수, 아파트 등 각종 시설물 건축 등 예전과 달리 완전히 천지개벽했다. 북한의 전쟁 무기 또한 다연장 로켓포는 물론 드론 등 각종 전쟁 무기의 사용으로 현대전(戰) 양상이 달라진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좁은 국토에 화력과 병력을 일시에 집중할 수 있는 남북한 전쟁 상황 대비에 과연 '주민 이동 계획'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현지 주민 대피시설'의 확충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숙고할 때다. 옛것을 통해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미리 준비하면 근심이 없는 유비무환의 정부 정책으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에서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포천은 군지역이다. 국방을 위해 지역은 온갖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 왔다. 이제는 국가에서 지역의 아픔을 감싸고 보살펴야 한다는 주민의 여론을 허투루 흘려서는 안 된다. 군사시설 등 많은 제약으로 피해를 안고 사는 경기 북부 지역 주민을 위한 특별자치도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