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문 기자의 광복절 취재기

 

포천좋은신문 지면 지난 38호와 이번 39호 사이에는 제79주년 광복절이 있었다. 포천에서는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광복절 기념식을 치르지는 않았다. 중앙 정치에서는 정부가 주도하고 여당이 참가하는 광복절 기념식이 개최되었다. 하지만, 최근 뉴라이트 계열의 인사를 독립기념관 관장으로 임명한 것과 친일 성향 역사관을 가진 인사들을 역사에 대한 주요 관직에 앉혔다는 것에 불만을 가진 광복회가 주도하고 야당이 참여하는 기념식이 따로 개최되었다. 

 

이렇게 따로 개최된 광복절 기념식과 기념식 도중 나온 발언들에 대해 서로 비난과 비판을 하는 성명전이 일어났고, 이를 보도하는 방송과 뉴스 그리고 신문들로 한 동안 중앙 정계가 시끄러웠다. 이 와중에 이 지역 여당 국회의원인 김용태 국회의원은 인터뷰 등을 통해 독립기념관 관장 임명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포천에서는 광복절 당일인 8월 15일보다 전전날인 13일과 전날인 14일에 의미있는 행사들이 있었다. 먼저 8월 13일에는 바르게살기운동 포천시협의회(회장 지정옥)에서 '광복 79주년 기념 태극기 달기 캠페인'과 '2024 바르게살기 한마음 연찬회'를 개최했다. 바르게살기 회원들은 폭염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아침 일찍 포천체육공원에 모였다. 이후 신읍사거리와 시청 본관까지 행진하면서 태극기를 나누어 주고,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를 집집마다 게양할 수 있게 캠페인을 벌였다. 

 

한마음 연찬회를 위해 신청사 2층 대강당에 들어가기까지 두 시간 가량 캠페인을 벌인 바르게살기 회원들의 땀 속에서 포천시민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다음날인 14일은 오전부터 유난히 덥고 습한 날씨였다. 이날 오전에는 청성역사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하 기림의 날)'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이 날 기념식은 기자에게 모든 순서들이 특별한 감동을 주기 충분한 기념식이었다. 그 이유는 지난해  기림의 날 기념식은 시와 시민 단체가 같은 장소에서 다른 날 실시하여 시민들의 지탄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포천시민사회연대(오상운 신부 등 5인 공동대표, 전 포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8월 12일 같은 자리에서 기림의 날 추모 문화제를 개최하였다. 그 자리에서 포천시민사회연대는 포천시를 향한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포천시는 지난해 8월 14일 같은 자리에서 따로 기림의 날 기념식을 거행하였다. 그 이유를 취재하고 분석 기사를 작성했었다(하나의 소녀상 두 번의 '기림의 날' 행사, 왜? : 2023년 8월 18일 인터넷 판).

 

하지만, 이번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는 포천시민사회연대의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인 오상운 신부가 기념사를 하면서, 포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에 관한 내용과 자신이 하여야 할 말을 충분히 했다. 백영현 시장도 절대 잊지 않겠다는 취지의 기념사를 했다. 포천시 여성단체협의회 신현숙 회장은 기념사 대신 윤미래 씨의 '꽃'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대신 읊어 좌중에 감동을 주었다. 애국가를 부른 중학생, 묵념하는 동안 추념시를 올린 교사, 추모 공연을 한 소프라노 가수 등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추모의 분위기에 동참할 수 있는 기념식이 되었다. 

 

포천시의 '기림의 날을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은 포천시가 이날 행사를 짧은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포천시 계정에 업로드했다는 것이다. 이 영상 전체에서 백 시장의 잊지 않겠다는 취지의 기념사가 배경 음악처럼 흘러나왔고, 오상운 신부의 인터뷰도 함께 들어 있었다.

 

기림의 날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소녀의 상을 가운데 두고 백영현 시장과 오상운 신부가 좌우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에서 많은 생각과 감격하는 마음이 함께 들었다.

 

14일 저녁에는 다공문화공동체(대표 문성호)에서 주최하는 '광복절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무덥고 간간히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100여 명의 참가자들과 관객들의 열기를 누를 수는 없었다. 행사를 무사히 진행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문 대표를 보면서, 행정이 여기에 조금만 도움을 준다면 더 근사한 음악회가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