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천시민들 "로드리게스 훈련장 이전하라" 강력 요구

24일 시민 차량으로 날아든 총탄에 분노한 포천시민들, 영평사격장 내 모든 사격 중지 요청

 

 

 

 

 

25일 본지를 통해 보도된 "마른하늘에 날벼락, 자가용 운행 중 총탄 날아와 박혀" 기사가 보도되자 백영현 포천시장은 26일 포천시의원 전원과 시 간부 공무원들을 긴급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사건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사건은 전날인 24일 오후 6시 20분경 미군 사격장 근처를 운행하던 승용차에 갑자기 날아온 총탄이 박히면서 자칫했으면 시민의 목숨까지 위태로울 뻔한 위험한 사건이었다.

 

26일 오후 5시 포천시와 포천시의회, 포천시 사격장범시민대책위원회와 시민 50여 명은 갑자기 쏟아지는 비 속에서 총탄이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미군 로드리게스 사격장 앞에 모여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입장문을 발표한 백영현 포천시장과 최춘식 국회의원, 서과석 포천시의회 의장, 강태일 포천시 사격장범시민대책위원장은 "시민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사격장 내 사격은 전면 금지해야 한다"며 "포천시민의 근본적인 안전을 위해서 로드리게스 사격장 이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백영현 시장은 "포천에는 여의도 면적의 15배가 넘는 1500만 평에 사격장이 3곳이나 있고, 그동안 이 사격장에서 수십 차례나 민가와 도로에 총탄이 날아오는 위험한 사고가 있었다"며 "이 3곳의 사격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나머지 2곳의 사격장은 포천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다음은 포천시, 포천시의회, 포천시 사격장범시민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사격장 주변 피해방지 촉구를 위한 공동 입장문' 전문이다.

 

공동 입장문

 

지난 10월 24일 18시 20분경, 로드리게스 사격장 소총 사격 훈련으로 인해 영중면 43번 국도를 달리던 민간인 차량 앞 유리에 탄두가 박히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그 자리에 차량이 아니라 사람이 있었다면 불구가 되거나 즉사까지 할 뻔한 엄청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12월에도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날아온 도비탄으로 인해 불무산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지난 10년 동안 유탄·도비탄으로 발생한 피해가 확인된 건만 28여 건에 달하는 상황이다. 인근 논밭으로 떨어지는 횟수까지 따진다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우리 포천시민들은 사격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진동 피해뿐만이 아니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유탄·도비탄 피해까지도 감내하며 국가안보가 우선이라는 애국심에 지난 70여 년간을 인내해 왔다.

 

포천시는 휴전선과 인접한 통일 조국의 중심지이자 국가안보의 요충지로 시 전체 면적의 24%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은 차치하더라도, 주한미군 최대 훈련장인 영평 로드리게스 사격장, 동양 최대 규모의 승진훈련장, 다락대훈련장 등 대규모 훈련장이 포천시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러한 대규모 사격장에서 매일 엄청난 화력의 사격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사격훈련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민가로 날아오는 유탄·도비탄 등으로 인해 사격장 주변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현실을 개선해 보고자 저희 대책위원회에서는 로드리게스 사격장 후문에서 3,000일 가까이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여러 차례 안전 및 피해 방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고, 국방부 차관 주재로 ‘영평사격장 갈등관리 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그때만 재발 방지와 철저한 안전대책 마련을 약속할 뿐이고 현실적인 피해 방지 대책은 아직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제대로 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국민의 안전이 완전히 무시된 상황에서는 더 이상 사격훈련은 용납할 수 없다.

 

우리 포천시 사격장범시민대책위원회와 포천시, 포천시의회는 해당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이번 사고의 명확한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영평사격장 내 모든 사격 중지를 요청한다.

 

둘째, 정부 차원의 ‘영평사격장 갈등관리협의회’를 긴급 개최하여 줄 것을 요구한다. 향후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국방부, 미8군 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등 관련기관으로 이루어진 정부 차원의 피해 대책 추진단을 구성하여 철저한 진상조사와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한다.

 

셋째, 포천시민의 근본적이고 영구적인 안전 확보를 위한 로드리게스 훈련장 이전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3년 10월 26일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포천시·포천시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