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희망사항...환상종은 없다

본지 에디터

 

우리가 상상하고 기대하면서 바라는 정치인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경선이 보기 흉한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

 

 

'청바지가 잘어울리는 여자,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는 여자 ...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이 문장은 '희망사항'이라는 제목으로 가수 변진섭 씨가 1989년 발매한 노래의 가사이다. 이 가사에 등장하는 여성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완벽한 이상형이다. 요즘 아이들의 말로 '환상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환상종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지만, 땅 끝 어느구석이라도 단 하나라도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이성과 감성의 부조화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시대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종을 가장 많이 바라는 분야 또는 직업이 무엇일까 고민해보면 '정치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민을 자기 몸처럼 아끼는 정치인, 불의한 재물을 가지지 않은 정치인, 돈을 쓸 때는 화끈하게 잘 쓰는 정치인, 일을 할 때는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는 정치인,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한 카리스마 있는 정치인, 부드럽게 주위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정치인, 작은 은혜라도 크게 생각하고 감사할 줄 아는 정치인, 가진 능력이 출중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척척 해결해내는 정치인, 소주 한잔하면서 털털하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정치인, 나하고 친한 정치인, 사생활이 깨끗한 정치인, 부끄러운 일이나 실수한 일을 사과할 줄 아는 정치인 등등

 

생각나는대로 써보았다. 자세히 읽으신 분들은 말도 안되는 억지라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고 기대하면서 바라는 정치인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완벽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재하에 민주주의가 세워졌다는 것이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로 세우고 임기를 주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한다. 그리고 그가 일을 잘했다면 재선, 삼선 할수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게 일했다면 선택해 주지 않아 낙선시킬 수도 있다.

 

민주주의 제도인 투표라는 것은 결국 최선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니 기대를 크게 갖지 않으면, 실망도 크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포천가평지역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경선이 열린다. 이 상황에 대해 두 사람을 모두 비난하면서 혀를 차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각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전통적으로 보수지역인 포천 가평 지역에서 민주당쪽 계열의 지역위원장은 누가 줘도 안한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 그런데 걸출한 인물이 두 사람이나 나서서 경선을 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두 사람 중 누구도 환상종은 아니다. 따라서 그들이 본인들의 입 맛에 맞지 않는 면이 있다하더라도 지나치게 비난할 일도 아니다.

 

두 사람 모두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 체재하에서 선택을 기다리는 보통의 정치인일 뿐이다. 이번 경선이 보기 흉한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