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인구절벽은 문제인가

얼마 전 저녁에 서울에서 언론고시를 준비하던 둘째와 전화 통화를 했다. 인구절벽에 대해서 편을 갈라 토론을 했는데 본인의 변이 마음에 차지 않았는지 1시간이 넘도록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던지는 의문이 인구절벽이 문제인가? 문제라면 누구에게 문제인가? 문제라면 왜 문제인가? 등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래서 기자도 인구절벽에 대해 생각해 둔 것이 있기에 정리해 본다. 

 

포천시에는 '인구 정책 위원회'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 회의를 할 때 그 자리에 취재를 위해 있었고, 그 위원회에 대한 기사를 쓴 기억이 있다. 여러 위원들이 여러 좋은 의견들을 내었고, 그 의견들에 대해 한편으로는 동의하기도 하고, 다른 편으로는 반대하기도 하는 여러 가지 생각 속에서 참석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의견들의 마지막에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너무 늦지 않았나?"

 

둘째 딸이 내게 물은 "인구 절벽이 문제인가?"에 대한 답으로 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문제가 된다는 것은 어딘가에 답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수학 문제에는 '답이 없다'가 답이 되는 문제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하나의 풀이로 존재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사회적 문제로서 '인구절벽'이라는 현상을 풀어낼 해법이 있냐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답이 없다. 이미 늦었다"고 답할 것이다.

 

그 이유는 '절벽'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절묘한 의미를 가지고 비유해 볼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길이 끊긴 절벽을 보게 되면 그 앞에서 멈춰서야 한다. 그리고 절벽을 임시로 이을 다리를 잇거나, 돌아가거나 하는 조치를 취해야한다. 절벽 앞에 멈춰서고 나서야 이것이 문제이니, 해결하자는 방안이나 고민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언론들에서 보면 우리는 이미 그 절벽을 지나서 추락하고 있는 중이라고 비유해서 묘사할 수 있다. 즉 절벽에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절벽이 문제인 것은 떨어지기 전이지, 이미 절벽에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이 문제다'라고 하는 것은 허망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물론, 실제로 자동차를 타고 절벽에서 떨어진다면 목숨을 잃고 말테니, 더 이상 얘기할 필요조차 없다. 비유는 비유일 뿐이다.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인구 절벽의 끝에서 바닥에 떨어질 때의 충격을 대비하는 것이다. 사회라는 것이 바닥에 한번 추락한다고 완전히 멸망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떤 사회가 그 충격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고 회복하느냐가 그 사회가 경쟁력 있는 사회인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즉, 기자의 주장은 인구절벽이 문제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인구절벽으로 인한 충격이 무엇일까를 예측해서 그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이 충격을 이겨내고 다시 앞으로 나갈 수 있을 지를 미리 연구하고 고민해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구절벽'은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미 닥친 현상이다. 그러니 그 충격을 어떤 정책과 비전으로 헤쳐나가서 국가와 지자체가 존속할 것인지를 연구하자고 주장한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