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회 닿으면 이직 생각"...신규 공무원 21.7% 5년 내 퇴직한다

포천시 '새내기 공무원' 무엇이 그들을 아프게 하는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임용장을 받는 그 순간. 첫 출근의 팽팽한 긴장감과 주마등처럼 스치는 추억, 생각이 붕 뜨고 허공에 흩어진 시간 등 같은 공간에서 각자가 느끼는 감정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현실의 문을 열고 시작하는 새내기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공직 생활을 하고 있을까. 디지털 문화, 개인 행복, 공유, 현재 가치 등을 중시하는 MZ(1980~2000년생) 세대라고 일컫는 공무원들이 조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포천시 제공 자료를 보면, 어려운 관문을 뚫고 들어온 공무원 중 5년 내 면직한 공무원이 21.7%나 된다. 이 중 1년 미만 면직자가 31.3%다.

 

특히 2018년 44명, 2019년 39명, 2020년 46명으로 총 129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이 기간  7급 이하 공무원 37명이 포천시를 떠났다. 지금 행정의 과부하 증후군이 이 시기를 기점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막상 힘들게 공직에 들어오긴 했는데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던 모양이다. 공무원이 철밥통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 됐다.

 

2년 차 한 공무원은 “근무하는 건물이 너무 노후하여 불편함이 말이 아니고, 업무에 비해 인원이 적어 보충이 필요하다. 기회가 된다면 이직할 의향이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2년 차 다른 공무원은 “겨우 최저 임금을 면한 봉급이 박하다. 직급에 비해 업무 비중이 높고 업무량이 많아 배분이 필요한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라며 비효율적인 행정 운영에 불만을 터트렸다.

 

3년 차 공무원은 “육아 휴직 공무원에 대한 대체인력 조치가 바로 이뤄져야 하는데 감감무소식이고, 승진도 업무 성과로 판단해야 하는데 도대체 무슨 기준인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대다수가 인정하는 공정한 승진 기준과 빠른 인력 배치를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3년 차 다른 공무원은 “적은 급여는 물론이고 격무 부서 우대라면서 사실상 대우는 없고 징계받을 확률이 높다. 민원에 시달리는 것이 다반사인데도 이에 대한 보상 체계는 없다”라고 질타했다.

 

1년 차 공무원은 “상사가 직무 능력이 부족하면서 직원을 대하는 태도는 권위적이어서 힘든 면이 많다. 초과 근무도 8시간 넘게 했는데 4시간만 인정해 문제가 많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아직도 사회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은 지방자치단체 의지로만 해결이 어렵지만,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연공 서열 위주의 부적절한 성과급 지급 시정 △직급에 맞는 공정한 업무 배분 △업무 성과자에 대한 합리적인 승진 체계  △격무 부서 및 직원에 대한 실질적 대우 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간부 공무원은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적 행태를 보여 인격적 모멸감은 물론 업무 추진이 어려워 조직에 대한 실망감이 든다며 간부의 일관된 행동을 바라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실적 가치관으로 무장된 MZ 세대 공무원은 평생 직장이라는 부모세대 때 직업관에 전혀 공감하지 않았다. 직업을 바꿀 준비와 마음이 있다는 뜻이다. 

 

포천시 공무원 사회가 시대적 변화를 거스르지 않고 새내기 공무원들의 사고와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상식과 공정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