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로소이다."
12일 신읍동도시재생주민협의체가 주최하고 포천시와 포천시의회, 포천향교, 신읍동도시재생지원센터가 후원하는 '나는 왕이로소이다' 행사가 개막식을 했다.
행사 주최측에서는 이날 개막식에 참석하려고 포천시청에 모여든 시민들에게 왕관을 뜻하는 노란색 털모자와 왕을 상징하는 리본을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포천시민들은 리본이 달린 이 모자를 쓰고 이날 하루만은 누구나 왕이 되는 기분을 만끽했다.
이 행사는 왕방산 기슭에 있는 포천시가 바로 왕의 도시이고, 이 왕도에서는 시민 누구나 왕의 지위를 누리며 왕의 품격을 지닐 수 있다는 자긍심을 포천시민들에게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날 오후 2시 포천시청 장장에서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행사의 개막을 알렸다. 사물놀이는 전국대회에서 우승 경력이 있는 포천일고 사물놀이팀이 공연을 펼쳤다.
사물놀이 공연을 마친 뒤 태조 이성계 왕의 영접이 시작됐다. 백영현 포천시장과 서과석 포천시의장, 최춘식 국회의원이 축사를 한 뒤 정중하게 왕을 알현했다.
백영현 시장은 "오늘 '나는 왕이로소이다’ 행사에 참여하신 왕과 위인분들, 그리고 왕의 인품을 지니고자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포천시는 왕방산이라는 명산을 품고 있고, 신라시대부터 많은 왕이 왕방산을 방문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포천은 왕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환영사를 시작했다.
백 시장은 "왕방산 기슭에 살고 있는 포천시민은 왕의 인품을 닮고 지닐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포천시민은 누구나 왕과 동등한 지위에 있고, 왕의 인품을 지니고 살 수 있다. 포천시는 ‘품격있는 인문도시’를 구현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품격있는 인문도시는 품격있는 시민이 모여서 만드는 것이다. 저는 오늘 포천시민은 누구나 왕이로소이다"라고 선포했다.
왕의 행차는 포천시청을 떠나 신읍동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왕의 행차가 풍악을 울리며 포천 시가지를 행진하자 호기심에 가득찬 시민들은 모처럼 만에 보는 신기한 이 광경을 연신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구절초로~원앙교차로~원앙로~포천로~중앙로~중앙로119번길~왕순막행사가 열리는 우일주차장까지 신읍동 일대의 거리를 누비며 진행하던 왕의 행차가 포천동사무소 앞에서 잠시 멈춰섰다.
이떄 포천시립예술단 단원들의 태평무와 궁중음악 공연이 펼쳐졌고, 이어서 가마에 타고 있던 이성계 왕이 일어서서 '왕의 교지'를 선포했다.
"짐은 왕장산 기슭에 살고 있는 포천시민을 사랑합니다. 짐이 일찍이 포천에 도읍을 정하려고 왕방산을 방문하여 둘러본 적이 있는데, 물이 부족하여 도읍을 정하지 못했지만 인자한 산과 넓은 대지를 안고 있는 포천을 마음의 수도로 정하였습니다. 왕에 등극한 후에도 포천을 많이 방문하여 용상골, 부인터 등 짐과 관련된 지명이 여러 곳에 남아 있습니다"라고 서두를 꺼냈다.
이성계 왕은 이어서 "여러분들은 짐보다 못할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짐보다 나은 물질문명을 누리고 있으며 정신세계도 짐보다 나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 이후부터 여러분들도 짐과 같은 인품 즉 왕품을 지질 수 있음을 자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포천시민께 선포합니다. ‘포천시민은 누구나 왕이로소이다’"라고 왕의 교지를 내렸다.
이 행차에 함께 따르던 포천이 낳은 위인들도 각자 시민들을 향해 메시지를 선포했다. 이성계 왕을 도와 초대 한성부판윤(서울시장)을 지냈고 영의정을 네 번이나 역임했던 성석린 선생은 "내 고향 포천을 사랑한다. 포천시가 왕의 도시가 된 것을 축하드린다. 포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이 성공하여 포천시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밖에 소흘읍 무봉리 출신 사유신 유응부 장군, 신북면 기지리 출신으로 문과에 급제한 정희등 선생, 같은 신북면 기지리 출신의 양사언 선생, 포천현감을 지낸 토정 이지함 선생, 백사 이항복 선생, 포천시 설운동에 안치된 약봉 서성 선생, 1561년 자작리에서 출생한 한음 이덕형 선생, 광암 이벽 선생, 1833년 신북면 가채리에서 출생한 최익현 선생, 1869년 신북면 신평리에서 인평대군의 후손으로 태어난 동농 이해조 선생 등이 포천시민들을 위한 축원을 빌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