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칼럼]워싱턴發 종이비행기

미국 대륙 횡단여행기-일곱 번째

필자 김은성은 79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이민갔다. 메릴랜드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80년부터 96년까지 미국 소아과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97년부터 병원 관리직과 소아산부인과 이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했다.

Day -13, 어제는 hiker  오늘은 tourist  
 
캠프에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이곳에 도착한 첫날 유숙한 Colter bay 간다. 이곳은 티탄이 발전해나가기 시작한 본거지이고, 가장 번화하고 규모가 캠핑장이기도 하다Jackson 호수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정박하기 딱 좋은, 항만 같은 지형도 있다

 


 
호수를 유람하는 배에 오르니, 정복을 입은 선장과 가이드가 정중히 승객들을 맞는다선장은 열 살 때부터 호수에서 아버지와 낚시하며 자랐고 45년간 소매업에 종사하다가 은퇴하고 2007년부터 크루즈 보트 선장으로 일한다고 하는, 70대의 건장한 할아버지다. 마이크 없어도 멋진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1시간 유람하는 방송을 대부분 60 후반의 가이드가 했으나, 소량을 맡은 선장의 얘기가 훨씬 전달이 잘되고 흥미로웠다. 발성이 선천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라, 준비 많이 해온 가이드의 다양한 얘기들이 선장의 한두 에피소드에 묻힌다
 
Colter bay
, 디즈니가 개척의 나라 시리즈로 만든 여러 서부영화의 주인공에선 누락되었으나 다니엘분이라던가 버팔로빌 등의 영웅들보다 훨씬 훌륭한 개척자라고 이곳 사람들이 굳게 믿는 John Colter에서 비롯된 명칭이. 그는 인디언들을 야만인이라고만 여긴 다른 유럽인들과 달리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한 사람이고, 조준이 안 돼서 살생 무기로는 빈약한 비비건 총을 사용해 인디언들에게 겁줄 이유가 있을 때만 옆에 나무를 쏴서 큰불을 일으켜, 굉장한 힘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되어 인디언들에게 존경받은 인물이었다고 한다

 


호수에서 바라본 티탄의 봉우리들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물 위에서도 빛나고 있지만, 만만치 않게 험준한 산이기도 하여 종종 조난사고도 난다. 수년 전, 젊은 여자가 조난을 당했는데 마침 출동할 구조 헬기가 없어서 자원봉사를 구했더니 어떤 개인이 자기 헬기로 날아가서 구해왔는데, 그가 바로 이 동네 주민인 인디애나 존스, 해리슨 포드였다고 한다. 아가씨가 헬기에서 토하려니까 모자를 주면서 거기다가 토하라고 했고 세탁하여 돌려주겠다니까 그냥 가지라고 했다는 일화는 신문에 사실이
 
미국의 국조인 대머리독수리는 원래 대머리가 아니고, 머리 쪽이 하얀색이라서 그렇게 불린다. 보통 죽은 나무꼭대기에 거대한 둥지를 짓고 암수 한 쌍이 평생 해로하며 매년 같은 둥지에서 새끼를 낳아 키운다. 암수 구분은, 20% 정도 덩치가  놈 암놈이라고 한다. 둥지만 지키고 수놈에게 이래라저래라 부려먹어서 생긴 덩치의 차이일 거라고 선장은 생각한단.

 

독수리가 수명을 다하지 못하는 가장 이유는, 물고 날기엔 너무 물고기를 잡고는 놓기 싫어서 그 물고기를 움켜쥐고 익사하기 때문이란. 호수 가운데 섬에서, 이례적으로 죽지 않은 나무에 둥지 짓고 새끼 두 마리를 키우는 가족이 보인다.

 

 

보이저 우주선을 띄울 때 혹여라도 우주인을 만나게 되면 지구가 어떤 곳인지 소개하려고 이런저런 그림을 그려 붙였는데,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별인지 알리는 상징으로, 아침햇살에 빛나는 티탄을 넣었다고 한다 사진이 일출 보러 가서 실패한 시그널 마운틴에서 바라본 장면이라고 하길래,  배에서 내린 후 대낮에라도 다시 올라가서 거기서 바라보이는 각도의 티탄의 아름다움을 확인한다

 

 

유람선을 즐긴 후, 이곳의 유서 깊은 Jackson lodge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미국 시골밥상 같은 점심을 먹는다. 주위에 농사짓는 곳이 없어서인지, 야채는 빈약해도 고기 종류는 풍성하고 맛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부자 록펠러의 손주, 로렌스 록펠러 기증한 땅에 2008년에 세워진 visitor center 방문했다. 자연 속에 튀지 않게 조용히 서 있는듯한 건물에 들어가 보니, 루브르나 베르사이유의 사치함을 부끄럽게 여기게 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코끝이 찡한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실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었다. 돈을 어떻게 써야 제일 멋있게 쓰는 건지 여기서 배운.

 

누가 설계했는지 찬탄과 존경심이 무럭무럭 생겼다.  보존된 자연의 가치에 대하여 구구절절 멋진 문구들이 벽을 장식하는 건 물론, 이곳의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물들과, 내가 좋아하는 Douglas fir 마감된 건물의 내장이며 가구들이, 너무 아름답고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최고의 음향시설로 꾸며진 원형의 방에 조용히 앉아있으면 온갖 자연의 소리가 들리고 벽 사이 나무 간격마다 유리를 끼워 넣어서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규모는 작지만, 너무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건축물이다

 


 숲길로 9마일 정도 가니, 부자 동네인 잭슨홀의, 진짜 부자 동네 Teton village 보인다. 여긴 미국 부자들이 먼 곳까지 와서 부를 누리는 동네다. 샤모니의 고급 버전이라고 보이는 최고급 스키 리조트 동네다. 부동산 가격은 강남보다 비싸다. 가게마다 꽃을 주렁주렁 장식해 놓은  보니, 이 동네 고급의 상징은 풍성한 꽃장식이란 생각이 든다. 프랑스 샤모니엔, 구석구석 시골집들도 꽃으로 도배해놓았던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곳에서 자연을 연구하고 보전하며 그림도 그리며 살았던 Murie family 목장에 들러본다. 101살까지 여기서 살다가 돌아가신 Mrs. Murie 기증해서 지금은 유적지로 공개되고 있다. 자연 보전의 평생공로로,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 최고의 영예인 평화공로상도 받았. Dude ranching이라고 불리는, 카우보이 놀이하는 목장을 운영하기도 했단다.

 

카우보이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돈 받고 숙식을 제공하면서, 가축을 돌보고 가축의 똥도 치우게 했. 아직도 영업 중인 Dude ranch, 집으로 오는 길가에 있다. 오늘날에도 카우보이가 로망인 남자들이 있나 보다양 떼를 치면 목자, 소를 돌보면 카우보이로 불린다. 예전엔 동물을 돌보는 일은 사회적으로 천한 신분을 가진 사람들의 일로 여겼다고 한다.
 
관광객이 되어 이리저리 쏘다니고 돌아와도 아직도 환한 저녁 8시다. 내일 아침 이곳을 떠날 준비로 잠자는데 필요하지 않은 모든 장비와 장막을 걷는다. 밤새 비가 오면 아침에 접기 곤란할듯해서 미리 정리를 했다. 
 
이곳에서 8박하고 내일은, Yellowstone으로 떠난다. 관광버스로, 단체로 오면 별로 볼 것이 없어 보이는 국립공원에서의 7 8일이 꿈처럼 지나갔다. 감사한 날들이었다.

 

Top of Form

Day -14, Yellowstone 입성 
 
아름답기 짝이 없는 티탄 숙소, Signal mountain lodge에서 마지막 날,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나오며 "아~ 떠나기 싫어"라고 영어로 혼잣말을 했더니, 호수를 바라보며 아침을 먹던 미국 아줌마가 "나두 안 떠나구 싶어, never! "라고 말한다. Never라는 말이 문득 너무 맘에 닿아서 둘이 마주 보고 한참을 웃었다. 낙엽 구르는 거 보고 깔깔대던 소녀들처럼 멋진 호수를 바라보고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떠나고 싶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예정된 일정에 따라, 기대 이상을 넘어 여기가 제일 좋다며 마냥 머물고 싶었던 Grand Teton 뒤로하고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이며 일 년에 300만 명 이상 찾아오는 어마어마한 Yellowstone으로 향한다. 공원은 45마일 떨어진  옆집이라고 보면 된다. 1시간 남짓 가니, Yellowstone 입장하는 줄이 몇 마일로 나래비로 서서 한 시간쯤 줄 선 채로 지체한다조용하던 티탄 벌써 그립다줄서서 옐로스톤에 겨우 입장하니, 먼저 광대한 스케일에 압도된다. 옆집인 티탄 99 대저택 급 옐로스톤의 행랑채도 안된다고 느껴진다. 몹시도 아름다운 행랑채.
 

정문 통과하여 운전해가는데, 하세월이 지나도 예약한 캠핑장은 보이지 않는다.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거인 나라 사람들이 쓰는 성냥 같다고 느껴지는,  빼곡하고 쭉쭉 뻗은 파인 숲이 계속되니까   푸른 가운데서 yellow 언제 나타나는 건가 싶다. 수년 전 관광버스에 실려와서는, 이동하며 계속 졸았는지 모두 처음 보는 낯선 풍경뿐이다.

 

 

인디언들이 장막을 세울 때 사용한 나무라고 lodgepole pine이라 불리는 파인 숲을 지나니, 내려다보기도 아찔한 깊고 험한 계곡 옆을 지나고, 말도 안 되게 넓은 초장이 보이더니, 한가하게 풀 뜯는 Bison 혹은 버펄로가 떼 지어 있다.  지나가는 차들이 사진 찍겠다고 ! 나래비다. 다른 건 몰라도 저 야생 소 떼들은 여기 3천 마리나 산다니 그냥 지나가 주시지... 야생동물이 나타나면 도시에서 관광객들은 모두 이성을 잃는다고 크루즈 가이드도 말했다
 

먼지 나는 길에서 삶은 계란, 아니 유황 냄새가 폴폴 나고 길가에도 연기가 올라오는 수상한 땅을 지나 두 시간여를 한참 오니, 드디어 우리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살아갈 마을, Canyon village 나타난다  티탄 비하면 도떼시장같이 관광객이 바글바글하고 편의시설 되어 있는, 읍내장터 같은 캠프장이지만 우리 집을 세울 곳은 아늑한 파인 숲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시 장막을 치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런 짓 하라고 하면 귀찮아서 안 하고 말 거라는 생각을 했다. 가져온 두부 부쳐서 김치랑 맥주 안주 삼아 먹어주고 파인 숲에 걸은 해먹에 누워 파란 하늘 올려다보니, 호텔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충만함이 스며 들어오고, 작은 수고에 비해 누리는 기쁨의 크기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에 담근 김치가 아직도 안 익은 걸 확인하며, 30년 된 아이스박스의 막강 능력에 감탄!! 이곳 날씨가 워낙 시원하기 때문인 까닭도 있으리라


앞집엔 네덜란드에서 아 데리고 10주간 미국을 쏘다니는 가족이 입주해있는데, 빨래를 널지 않는 미국 사람들과 달리 속옷까지 주악 빨아서 널어놓은 걸 보며 문화의 차이를 보게 된다.
 

우리도 저녁 무렵, 장마당 같은 빨래터에서 세탁하고 건조까지 마쳐서 챙겨놨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매우 귀찮은 잡다한 노동은 여행 중에도  계속된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많다 . 
 
Visitor center
에서 우선 광대한 지역에 대한 orientation 영화를 관람하고 마을을 돌아보았다. 남편이 넓은 곳에서 내일부터 어떻게 놀아야 하나 하면서 연구하는 사이, 해먹에서 잠시 낮잠도 자본다. 비 오는 날씨에도 천하무적으로 세워놓은 장막에서 메인주에서 특별주문해서 가져온 랍스터 수프 누룽지를 넣어 만든 누룽지탕으로 따끈한 저녁도 먹으면서 이곳에서의 첫날을 접는다
 

내일부터 거대한 화산 분화구 안에서 아직도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지구를 밟아보며, 관광객으로 이곳의 일정을 보내게 될 것 같다.

 

 

Day -15, awestruck by His world  

경이롭고 두려운 대자연
 
옐로스톤은 땅에서만 김이 나고 뜨거운 물이 용솟음치고 부글부글 끓고 난리블루스 중인 게 아니고, 하늘도 변덕으로 죽을 끓인다아침에 눈 뜨니 밤새 오락가락하던 비가  줄줄 내린다.


침실인 뒷자리 이불속에서 뭉그적대는 나를 싣고, 바로 엎어지면 코 닳을 거리에 위치한 호텔 라운지로 남편이 차를 움직인다. 축축한 캠프장을 떠나 벽난로 있는 라운지로 가서 세수도 하고 아침도 사 먹으며 해가 나길 기다리고 있는데 때아닌 우박이 와드득하고  쏟아진다
 
동네는 바글대는 관광객들을  포함해 날씨까지도 조용히 쉴 수 없게 하는 환경이다. 그러나 조용한 거 말고, 엄청난 볼거리의 청룡열차를 원하는 수많은 인파가 꾸역꾸역 몰려드는 곳이다. 동네에서 불꽃놀이만 해도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볼거리에 목마른 존재가 인간들이니까. 국립공원의 개원 준비가 완료되어 개장한 첫해인 백 년 전에도 백만 명이 왔다고 한다. 일 년의 절반만 개장해도 정도인 Yellowstone, 볼거리의 강도, 밀도, 심도, 그리고 규모로 세계 최강이 아닐까 싶다. 
 
아침 먹으며 해가 나길 기다리자, 오래지 않아 언제 그랬냐며 해님이 등장했다. 이곳 ranger 강추한 Yellowstone 그랜드캐니언을 보러 나섰다. 공원의 규모는 워낙 커 동네별로 Visitor center 따로 있고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볼거리들을 따로 관리한다. 동네 이름이 Canyon village이고, 여기선 이  협곡을 봐야 실제로 여기에 왔다가는 셈인 것이.

 


첫 번째 관광 포인트에 도착한 순간, 여행을 망설이게 이유 중 하나인 어마 무시한 서부의 대자연에 압도되어, 두려움이 boiling point(비등점) 향해 슬슬 올라가기 시작한다. 심폐기능이 약한 사람은 가지 말라는 경고가 붙은, 무시무시한 폭포로 가까이 내려가는 직벽에 설치된 300여 개 계단을 내려가면서, 중간에 멈추지도 못하고 내려가느라고 공포의 극한체험을 한다. 올라와서는 심장이 너무 떨려서 거의 토할 듯하다.

 

심폐기능이 아니라 심약한 사람도 가지 말라고 써놔야 할 듯하다. 안전한데 뭐가 그리 무섭냐는 남편이 너무 밉다. 심장이 방금 보고 온 폭포 소리같이 사납게 쿵쾅대며 뛰어서 한참을 진정시킨.  왕복 3마일의 트레일로 차를 타고 갈 수도 있는 다음번 조망지, 이곳의 최고 하이라이트인 Artist point 향해 파인 숲을 걸으니 마음이 안정된다. 여기서 관광객 놀이하는 것이 티탄에서 하이커로 살기보다 무섭다.

 

▲아티스트 포인트.


통나무를 반으로 갈라서 만든 벤치며, 우리 정원에 있으면 좋겠다고 느껴지는 바위 벤치들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안정시키며, 관광객이 바글대는 artist point 선다. 어찌 이렇게 표현이 불가한 아름다움과 장엄함이 있을까구약에서 하나님을 본 자는 죽는다고 했듯이, 조물주의 경이로우심의 그림자의 그림자의 그림자 가운데 선 듯한 두려움과 경외심이 나를 압도한다.

 

Awestruck, 바로  자체다 어마무시한 협곡을 남쪽에서 바라보고, 높은 북쪽에서도 바라보고. 요리 보고 조리 보고보고 또 본다.  좀더 트레일 하고 싶은 길도 있었으나 변덕스러운 날씨가 못 미더워 차를 움직이며, 조망지점만 섭렵했다.

 

 

오전 일과를 마치고 호텔로 와서 요즘 대유행인 키노아와 같이 요리한 버섯요리를 먹고, 해가 긴데 이대로 하루를 접긴 아쉬워서, 비 오는 날 가보기 좋을듯한 뮤지엄을 향하는데 가는 방향의 외길이 차 사고로 막혀있다.  뒤돌아서 즉흥 코스로 반대편 길을 따라 가본다.

 


  
Tower fall
이라고 쓰인 표지판을 따라가니, 어마무시한 협곡은 기억에서 지워지게 하는 푸른 초장과 야생화밭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을 오른다. 고도가 높아서 현기증 나는 hair pin curve 운전해 가는 길이라, 김 기사님(남편) 아니면 못 와볼 곳을 오는구나 하는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Yellowstone 날씨 급의 변덕이 남편을 향한 감사로 바뀐다
 
파인 숲을 좋아한다는 내 사랑 Lupin, 티탄에선 피크가 지났는데 여긴 지천이다. 아래 펼쳐진 광활한 초장을 내려다보며, 미국이 가난해 지면 저기서 소만 키워도 전 세계 소고기를 모두 공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미국 경제개발 계획을 세운다. 100여 년 전에 광대한 땅을 국립공원으로 접수하고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하며 보존하고 있는 미국의 배포와 비전에 완전한 주눅이 들.

 

 이곳을 바라보며 미국은 축산업만으로도 잘 먹고 잘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량 확보의 꿍꿍이가 떠오르며 가난한 정서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좁은 한국 땅에서 전쟁의 염려 가운데 치열한 경쟁으로 23 키워진 뿌리는 35 넓은 미국 땅에서 굴러도 변형되지 않는다.

 


거의 산 정상에서는 다시 비가 오고 우박이 쏟아지는 날씨지만 우산을 들고서 관광객 수준으로 100m쯤 걸어가면 보이는 탑 폭포를 보러 갔다. 탑처럼 서 있는 바위 사이로 폭포가 떨어지는 장관어마어마하게 멋진 광경이었지만, 이런 건 여기서 A급에도 못 든다

 


 
가봐야 한다는 trail 날씨가 안 도와줘서 포기하고 비 오는 산길을 내려와 다시 우리 동네 호텔로 돌아왔다. 늦은 점심을 먹은 지 3시간밖에 안 되는데, 남의 살을 안 먹어서 그런지  출출해서 다시 호텔 음식으로 이른 저녁을 먹는다. 식당 종업원들이 working holiday 와있는 유럽 젊은이들인지 영어가 서툴다. 어제 늦게까지 여기 있어 보니, 영업 파장 후엔 종업원들만의 클럽이 있어서 밤새 파티를 하는지 라운지까지도 젊은 애들이 소리 지르며 노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날씨 탓에 일찍 파장하고 느긋하게 기행문을 쓰며, 주변은 시끌벅적해도 마음은 여유로운 저녁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