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AI, 로봇 그리고 인간의 미래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에 사람은 무엇을 하고 살아야하는가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두에게 던져진 화두이다.

 

지난 2023년 KBS는 한 기사에서 챗GPT로 인해 사라질 직업에 대해 변호사, 회계사, 기자를 꼽았다. 챗GPT가 나왔을 때, 기자도 현장 취재 녹음 파일과 사진을 넣어서 1,000~1,500자 분량으로 기사를 만들어 달라고 해 본 경험이 있다. 그 결과물은 사람 이름과 지명, 회사 이름 같은 고유명사 등이 틀린 것이 많았고, 취재원의 발언들 중 내가 중요하게 여긴 내용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사진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진이 아니라 다른 사진을 선택한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사건과 사실의 팩트는 아주 정확하게 묘사했다. 비율로 바꿔 말하면 약 60%정도 마음에 들었다. 결국 이름 틀린 것을 고치고, 발언 내용들과 사진들을 바꾸다보니, 처음부터 쓰는 것과 시간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의 챗GPT는 더 성능이 좋을 것이다.

 

대학 시절 라면 공장을 견학한 적이 있었다. 그 넓고 큰 공장에 종업원이 20여명 밖에 없는 것을 보고 놀란 경험이 있다. 우유 공장은 더 자동화가 되어 있어서 생산라인에 사람이 아예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게 벌써 30년 전이다. 로봇에 의한 자동화는 지금은 더 많이 발전했을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과 로봇이 합쳐져서 시너지를 내게 되면, 이제 거의 모든 생산직과 중간 관리자 및 사무직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다. 이런 시대에 사람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 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몇년 전에 말이 통하는 친구 한 사람과 이 문제에 관해 가볍게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사람 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고, 나는 그 중 하나로 '노는 일'이라고 말 한 적이 있다. 그에 친구는 그렇다면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는 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후 많은 얘기가 오가 던 중 "로봇 만으로 생산하는 공장과 스마트 농업, 인공지능 만으로 일하는 회사는 일종의 '로봇세'를 내도록 해서, 소위 말하는 '기본 소득' 개념의 월급을 국가가 지급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대답한 기억이 있다. 

 

또 다른 대안 중 하나로 당시는 유튜브 등 '노는 일'을 위한 콘텐츠 생산자에게만 소득이 나오는 구조인데, 콘텐츠 소비자에게도 소득이 가도록 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라는 말도 했었다. 당시로는 엄청나게 허황된 말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기도 했으나, 최근 한 동영상 플랫폼이 콘텐츠 소비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곳이 생겨서 스스로도 놀란 기억이 있다.

 

포천시는 지난 10월 30일 신청사 2층 대회의실에서 ‘인공지능과의 조화로운 공존, 인문 포럼’을 개최했다. 시간 관계 상 현장에 갈 수 없어 유튜브 생중계를 보던 도중 깜짝 놀라고 말았다. 스스로 허황되다고 생각했던 여러 가지 정책 또는 현상들이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ALLO의 홍용남 대표 같은 사람은 포천같은 작은 지자체의 포럼에 등장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전산 및 프로그램 개발자의 모임에서 강연을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좌장을 맡은 박승희 액션러닝 코치의 진행도 매끄러웠다.

 

홍용남 대표의 발제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만 인용하면, "인공지능 시대에는 정규 분포 상 상위 2.5%의 사람 만이 직업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것은 입체적이어서 누구나 상위 2.5%가 되는 지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부분을 개발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이런 것을 우리는 소위 덕질이라 부른다"면서 "덕질을 깊게 잘 하는 사람이 직업을 얻고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발제자 중 윤영훈 강사는 인간이 AI 시대에 무엇을 할 것인가의 대답 중 하나로 '노는 일이 경쟁력'이라고 언급했다. 

 

이 날 포럼의 전체적인 결론은 "AI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대비하자"였고, 그러기 위해서는 "AI가 할 수 없는 것, 인간 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 만 할 수 있는 것의 총체적 표현이 '인문학'이다"라는 것이다.

 

수준 높은 포럼을 준비한 최선경 교육정책과장과 직원들에게 칭찬과 감사를 보낸다.

 

끝으로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세월이 좀 지난 뒤에 혹시 포천시가 인구 위기에서 벗어난 활력있는 도시가 되고, 백 시장과 기자도 현역에서 은퇴 한 후, 술잔을 기울이며 백 시장 재임 중 가장 잘한 일은 드론 특구 등 3대 특구 유치가 아니라, 인문 도시 제창이었다고, 그 덕분에 AI와 로봇의 틈바구니에서 인구 소멸을 극복하고 포천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얘기를 할 날이 있지 않을까?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