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포천시가 인문도시를 목표로 가는 길목에서, 작은 허물이 있었지만 잘 준비해서 2024년에는 38문학상을 부활하자

 

'빈대잡으려다 초가 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있다. 비슷한 의미의 속담으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라는 속담도 있다. 두 속담이 공통적으로 뜻하는 것은 작은 허물이나 어려움 때문에 커다란 일을 그만 두거나 그르치는 일은 어리석다라는 뜻이다.

 

민선8기 백영현 시장의 포천시는 '인문도시'를 만들겠다는 깃발을 들었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주도로 조례가 만들어지고 있고, 포천 곳곳에서 문학, 철학, 예술 등의 강의와 공연과 전시 등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바람직한 음직임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20년 포천시는 포천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위주로 38문학상을 제정하고, 수상자를 선정하여 상품과 상금을 수여하였다. 문학계에서는 전국적으로 주목하였고, 시상까지 성공적으로 끝났다. 총 상금이 3,300 여 만원으로 당시 뿐만 아니라, 지금으로 봐도 제법 규모가 큰 공모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21년, 2022년에 38문학상은 열리지 않았고, 공모 시기로 봐서는 2023년에도 열리지 않을 것 같다. 시상 후 전국적으로 문제가 된 표절작 문제로 인해 상의 권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시는 많은 비난을 받았고, 시의회도 그 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철저히 심사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는 여러가지 방면에 공모전이 있다. 공모전을 통해 인맥이나, 학맥이 아닌 순수한 실력만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와 인재를 발굴하는 좋은 제도이다. 하지만, 어떤 일에든지 어두운 부분은 있는 법이다. 공모전에는 소위 '공모전 사냥꾼'이라는 자들이 있다.

 

남의 작품을 가지고 출품을 하는 표절, 또는 도용 등으로 공모전의 상금만 노리는 파렴치한 자들이다. 이런 자들이야 말로 앞의 속담에서 말한 '빈대'와 '구더기'에 해당하는 자들이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짧으면 몇 개월, 길면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서 공모전 출품작을 준비한다. 상금도 상금이지만, 대학부나 성인부에 출품하는 작가들은 공모전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알리고 등단하는 계기로 삼기도 한다.

 

공모전은 이런 사람들에게 하나의 무대이자, 목표를 심어주고 문학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도록 하는 좋은 방편이다. 즉 '빈대'와 '구더기'에 비해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는 '초가삼간'이기도 하고, 오랜 기간 두고두고 먹을 식량인 '장'이기도 한 것이다.

 

좋은 의미로 개최했던 공모전을 '빈대'와 '구더기'와 같은 공모전 사냥꾼 때문에 폐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인문도시'라는 타이틀을 걸고 움직이는 포천시가 지난 허물을 반면교사 삼아 잘 준비해서 2024년에는 다시 한번 38문학상을 부활시키는 것은 어떤가 제안해 본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