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읽는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

김우석 ·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부위원장, 前 경기도의원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부족한 아이,

모자란 아이라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합니다.

‘틀려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따뜻한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회적 인식과 문화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이제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문해력에 관심을 가지셔야 할 때입니다.

우리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사흘이 4일인 줄 아는 아이들!

 

2023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합니다. 문맹(文盲, illiteracy)은 배우지 못하여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모르는 상태 또는 그런 사람을 이르는 말로 순우리말로는 까막눈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것을 문해(文解, literacy)라고 합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은 ‘21세기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능력 3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첫째 기초문해력(문해력, 수리력, 과학 문해력, ICT 문해력, 문화·생활정치 문해력) 둘째 역량(비판적 사고 및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 소통력, 협동력) 셋째 인성(호기심, 주도성, 끈기, 적응력, 리더십, 사회적·문화적 각성)이었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문해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읽고, 쓰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글을 읽지만 내용 파악이 어렵다면 그것은 실질적 문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페이지를 읽는데 모르는 어휘가 1개 정도이면 본인 수준에 맞는 글입니다. 2~3개의 어휘를 모르면 보통 수준입니다. 4~5개 어휘를 모르면 그 글은 본인에게는 어려운 글입니다. 7개 이상의 어휘를 모르면 본인 수준에 맞지 않은 글입니다. 세계 공통적 흐름은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해력이 낮으면 글을 이해하고 의미와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정보를 이해하지 못해 추론과 평가 과정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요즘 아이들이 영상을 접하는 시기가 놀랍습니다. 1세가 되면 핸드폰 영상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포노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교수는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라 말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핸드폰이 익숙한 세대라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글보다 그림이나 동영상을 많이 경험합니다. 미디어의 발달은 ‘글을 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문해력이 발달하는데 핸드폰을 이용하면 원하는 내용을 검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다음 복사하기를 하고 덧붙이기를 합니다. 단순 검색 결과에만 집중합니다. 정작 중요한 내용 파악하기는 생략됩니다. 아이들이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발달이 아이들의 문해력을 방해하는 환경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마태효과(Matthew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문해력이 부족하면 책을 멀리하게 됩니다. 책을 멀리하면 어휘력과 지식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국어를 못하면 당연히 수학과 과학 과목 등 다른 과목도 어렵게 됩니다. 악순환의 고리가 작동됩니다. 읽지만 읽지 못하는 아이들, 학교 수업과 수행 평가를 따라가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총 12년 학교생활이 빛이 없는 깜깜한 동굴을 통과해야 하는 지옥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일은 막아야겠죠. 그래서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정말 중요합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교과서를 받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수준은 편차만별일 것 같습니다. 동질의 집단이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문해력이 약한 아이를 빨리 찾아 개별 교육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학습 단원을 이루는 핵심 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공교육은 이런 부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학습 역량을 키워주고 문해력을 책임지는 것이 공교육의 기본적인 책무인 것입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행복한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문해력이 가장 중요한 주제인 것입니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친구들 눈치를 보게 됩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당연히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못합니다. 산만해지게 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나빠집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는 우울해 집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고 물어봐주고 알려주면 아이들은 금방 자신감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게 됩니다. 참 신기하죠. 아이들은 자신의 성장을 자랑스러워하고 인정받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공교육의 역할입니다.

 

아이가 공부에 자신 없어 하는 부모님들께 매리언 울프의 《책 읽는 뇌》, 《다시, 책으로》란 책을 권해드립니다. 아이의 학습은 그냥 학교에, 학원에 보낸다고 해결 되는 문제가 아닌 듯합니다. 부모님도 아이가 왜 힘들어 하는지 이해하셔야 합니다. 아이의 학습은 가정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부족한 아이, 모자란 아이라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합니다. ‘틀려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따뜻한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회적 인식과 문화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이제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문해력에 관심을 가지셔야 할 때입니다. 우리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김우석 프로필
전 국회 선임비서관
전 포천석탄발전소 반대 시민모임 ‘공존’ 공동대표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전 제10대 경기도의회 의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위원회 전문위원
전 경기도의회 포스트코로나Post-COVID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현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