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정치

국민의힘 포천·가평당협, 당원명부 유출 의혹…특정후보 투표독려 문자 논란

"김기현 찍어달라" 문자, 시·도의원이 돌아가면서 발송 '논란'
공식명부 외 연락처 알기 어려운 당원에도 각 시·군·도의원 명의로 특정후보 홍보 문자
최춘식 당협위원장 "시·도의원들은 당대표 지지할 수 있어…명단 유출 없고, 안심번호로 발송"

 

국민의힘이 새 당대표를 뽑는 3·8전당대회를 앞두고 포천·가평당협위원에서는 일부 시·도의원들이 당대표로 특정후보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선출직 책임당원들이 김기현 지지자들의 표심 공략을 위해 문자를 대량으로 발송하고 있다는 항의마저 쏟아지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포천·가평당협위원회에서 책임당원 명부가 전당대회에 출마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해달라는 문자를 보내는 데 활용된 정황이 1일 포착됐다.
 
포천좋은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포천·가평당협위원회에서 해당지역 당원들에게 최근 ‘윤석열정부 성공과 총선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해 김기현을 선택해달라’는 내용의 문자가 전달됐다. 문자는 해당 지역에서 서과석 포천시의회 의장, 임광현 경기도의원, 안애경 포천시의원, 어진옥 가평군 의원, 김성남 경기도 의원 등의 당원 명의로 보내졌다.

문제는 온라인 입당 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아 공식적인 당원명부가 아니고는 연락처를 알기 어려운 당원들도 문자 수신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당원명부가 유출돼 투표 독려 문자 송부에 이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해당 문자를 받은 당원 A씨는 온라인 입당을 통해 당원 가입을 한 후 당 행사에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어 당원명부 외에는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거나 공유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다른 당원이 자신의 연락처를 알고 투표 독려 문자를 보낼 수 있었던 데 의아함을 느낀 A씨는 당협위원장의 지시로 포천과 가평의 선출직들이 지지 문자를 보내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당원명부는 일반 당원들이 열람하거나 공유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국민의힘 규정에 따르면 각 시·도 당협에서 당원명부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은 한 사람만 부여된다. 대체로 당협위원장이 권한을 갖지만 각 당협 상황에 따라 위원장이 아닌 사람이 열람 권한을 가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원명부를 통해 당원에게 연락이 가는 건 당원 정보를 최신화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 등 확인할 때뿐”이라며 “명부를 보고 선거에서 특정인을 찍어달라는 연락은 할 수 없다. 당원명부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이를 교부하거나 누군가에게 공유하는 자체가 법적으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협위원장인 최춘식 국회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기현 후보 지지문자를 보내는 것은 당협위원장이 시키거나 시키지 않아도 당원 누구나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당대표 선거는 당내 선거이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시·도의원뿐만 아니라 당원 누구든지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현직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은 공정성이 요구돼 '자제해달라'는 것이 당헌·당규에 있어 당협위원장은 하지 말라고 돼 있다. 시·도의원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제 명의로는 하지 말라고 했다. 당협별로 자신의 의사가 있기 때문에 김기현 후보를 우리 당협에서 지지하고 있으면 당협위원장의 의사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솔직히 김기현 후보를 당대표로 밀고 있다. 각자의 의사에 따라 지지할 수는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당원명부 유출의혹에 대해선 "안심번호가 부여되는 방식으로 저희들이 배포했다. 개인 명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포천과 가평의 구분이 없다. 그래서 한번 문자를 보내게 되면 포천과 가평으로 문자가 가게 되는 것이다. 어느 번호가 누구 번호인지 알 수는 없게 되어 있다. 포천과 가평을 구분해 달라는 얘기는 있었지만, 그것을 구분할 방법은 없다"라고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포천·가평당협위원회는 2일 오후 2시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수도권합동연설회에 참석했다. 지난달 초, 부천시에서 열린 김기현 수도권 출정식에는 국민의힘 포천·가평당협위원회 소속 당원 500여 명이 참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