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정치

서과석 시의장 "의회 인사권 독립은 아직 반쪽짜리"

승진의결은 의장 아닌 인사위원회에서 하는 것, "순위를 통보해 주지 않은 점은 제 불찰" 시인



최근 포천시의회가 인사문제를 두고 시끄러워지면서, 서과석 시의장의 독단적인 결정 또는 특혜였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23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의회 A팀장을 승진의결했는데, 이 과정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면서 그 자신도 승진 후보대상인 A팀장이 인사위원회에 참석해 '업무제척 위반사항'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서과석 의장은 지난 2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의회 인사권이 독립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진 반쪽짜리라고 생각돼 집행부에 문의까지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집행부에서 사무관급 2명(사무과장·수석전문위원)이 의회로 파견 나오는데, 당분간은 불협화음이 있더라도 의회 자체 승진으로 가야 서로 업무파악도 되고, 앞으로 또 겪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이 TO(정원)를 한 명 더 달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건에 대해서는 백영현 시장이 다행히도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또 "김용국 과장이 퇴임하면 신영철 수석전문위원이 과장으로 올라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수석전문위원의 공백기간이 생기게 된다"라며 "그래서 그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간부교육을 미리 갔다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승진의결을 서두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른 의원들이나 직원들의 불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의장으로서 나름대로 전체적인 부분을 보고서 판단한 것이기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주위 분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했다.

그러나 "의회의 인사권 독립 이후, 승진 인사는 해 본적도 없고, 지금 정착되어 있는 것도 없고, 다른 시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거기서 답을 얻으려고 해도 얻을 수 없어 정확한 판단이 서질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승진의결은 의장이 아니라 인사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며, 제가 의장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냐는 질문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가는 인사위원회에서 했는데 그것이 특별히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직렬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알아보니깐 행정직이면 행정직렬 인사위원회에서, 또 시설직이면 시설직 인사위원회에서 승진의결해야 한다"라며 "행정직과 시설직을 함께 포함해서 인사위원회를 할 수가 없다"라고 전했다.

서 의장은 "의회 직원이 몇 명 되지도 않는데, 행정직·시설직 등으로 나누면 어떻게 운영을 할 수 있겠냐"라며 "그 얘기까지는 했는데 그것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토로했다. 직렬 구분없이 승진심사를 해야 한다는 게 서 의장의 지론이라는 것.

인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질문에는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데 내부에서는 의회 사무과장이 위원장, 수석전문위원이 들어오고, 외부에서는 교수·변호사·지역사회원로 등 5명이 들어와 총 7명이 참석했다"라고 했다.

"'승진후보 명단을 작성한 뒤 해당 공무원한테 전자우편 등을 통해 순위를 알려줘야 한다'라는 규정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알려주지 않아서 잘 몰랐다"라며 "불찰이 있었다"라고 시인했다.

서 의장은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봤어야 한다"면서 "순위를 통보해 주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직원들에게 뭐라고 하기 했지만 의장으로서 이것까지 파악하질 못했었고, 또 이를 몰랐다고 핑계 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규정이 있으면 당연히 당사자들에게 통보를 해 줬어야 오해의 소지가 없는 것"이라며 "저 또한 이것은 잘못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서 의장은 "인사에는 규정도 많고 절차도 많아 의회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제한적이어 집행부에도 물어봐야 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전화응답에 대해선 "어젯밤 창수면과 영중면에서 힐마루리조트 건으로 민원인들이 오셔서 시장실에서 간담회가 있어 전화기를 진동으로 해놓았었다"라며 "간담회가 끝나고 나서 콜백을 해드렸는데 전화를 안 받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서 의장은 "제6대 포천시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의원으로 구성됐다. 그래서 의원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다양한 방식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의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풀어가는 과정이 의회와 포천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하며 협치와 화합을 통해 시정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행보는 그렇지 않았다.

승진의결을 한다는 내용을 의장단에게 통보하지 않아 동료 의원들까지 반발하는 이유다.

결국 선택은 서 의장의 몫이다. 말로만 외치는 협치와 화합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선택에 따른 결과는 오롯이 선택권자가 감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