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한인 축협장 후보 "익숙한 새로움... 6번째 축협장 도전"

대출금 이자 탄력적 조정으로 금리 부담을 완화
"한우 산업 기본법 관철과 축산시설 신축 토지 확보하겠다"
유통산업 활성화 및 미생물, 퇴비 부숙제의 원활한 공급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한 온라인 마케팅 확대한다

 

새로움이 과하면 조합원의 호기심만 자극할 뿐, 당선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반대로 너무 익숙하면 타 후보들과의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비율이 적절하게 제시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한인 축협장 후보 얘기다. 그는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포천축협 조합장 선거에 나선다. 벌써 6번째다. 지난 16대 축협장을 제외하곤 4패인 셈이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 다른 열매를 위한 새로운 싹도 틔웠다. 축협장 후보의 길에 들어선 이한인 전 조합장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늘 새롭게 만드는 일"이라며, "아는 것이 힘이라는 신념하에 바퀴가 달리고 굴러다니는 것이라면 거의 모든 종류의 대형면허를 취득했다"고 했다.


그가 이렇게 취득한 면허는 대형버스를 비롯해 트랙터 등 농기계, 포클레인, 불도저 등 중장비 등 30여 종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조합원은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라며, 소규모 농가의 대변인을 자처했다. 지난 2021년 한 해에만 떨어지고, 끼이고, 차이고 해서 사망한 축산인이 18명에 달한다는 것. 또 조립식 축사 패널 벽면 사이로 구멍을 뚫어 전기공사를 하다 날카로운 철판에 전선 피복이 벗겨져 누전 사고를 당하는 축산인도 많다고 했다.


모두 영세한 소규모 농가였기 때문에 당한 사고다. 그 자신도 한우 21두를 키운다. 이 때문에 그는 더욱더 조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야무지게 일해서 축협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조합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것.


군에서 제대하고는 이동농협 직원에서 축협 직원으로, 때로는 포천의 씨름꾼으로, 바르게살기운동 포천시협의회 수석부회장과 농촌지도자 4H연맹 회원 등으로 평생 변화무쌍한 삶을 개척해온 그는 다시 한번 축협조합장이라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그간 낙선한 경험은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아쉬움이 컸던 만큼 포천축협 조합원과 축협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헌신할 기회를 가져보고자 선거에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직접 20여 두의 소를 키우며 소들과 어울리면서 인간과 세상을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라는 그는 "소 키우는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과 소의 상태를 일치시키지 않으면 자잘한 실수가 많아, 소들과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 언제 어디서나 아주 천천히 생각의 속도를 낮추고 때로는 자신을 멈추고 질문한다"라고 했다.


이 후보가 제시한 목표들은 △한우산업 기본법 관철 △축산시설 신축 위한 토지 확보 △유통산업 활성화 및 미생물, 퇴비 부숙제의 원활한 공급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한 온라인 마케팅 확대 △교육지원사업비 현실화 등이다.


또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조합원들에게 안전망이 필요하다"며 "대출금 이자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금리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여 자칫 외면하기 쉬운 농축산업을 지속 가능한 식량안보의 역군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천축협은 다축종 조합인데, 한우, 젖소, 양돈, 양계, 토종닭, 염소, 사슴, 지렁이까지 모두 축산이라는 것. 한우, 양돈, 육계 등이 많지만, 양봉 등 기타 가축 부분은 활성화가 떨어져, 이들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특히, 양봉은 밀원수가 중요해, 꿀이 나오는 나무, 식물들을 많이 심고, 사후 관리를 잘해야 한다. 이를 위한 특별한 정책을 공약으로 만들 예정이다.


그는 포천일고와 경복대학을 거쳐 경기농업마이스터대학 축산과와 포천그린환경농업대학(14기)에서는 성적우수상과 개근상을 받기도 했다.


축산학을 공부하는데 처음에는 영어로 된 용어를 잘 몰라, 교수가 하는 말은 모조리 받아썼다는 그는 "아직도 한참 더 배워야 할 것 같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