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천 택시 드라이버의 ‘정책 제안’

“버스뿐 아니라 택시도 사용 가능한 노인교통카드 만들어야”
“일반 택시 기본요금 지원이 더 효율적”…“콜 호출료 1,000원이라도 지원해야”

 

기자는 지난 3일, 포천축협 앞에서 군내면 용정산단 포애뜰까지 택시를 탔다. 요금은 7,000원 정도 나왔지만, 돈보다 더 값어치 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실내 좌석이 굉장히 넓은 것 같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택시 드라이버는 “올해 새로 뽑은 아이오닉6 전기차”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평소 같았으면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출고까지 1~2년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 때문에 출고가 금방 됐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 제품 외에는 1,000만 원가량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지하면서다.

 

택시 드라이버는 “아이오닉6의 경우, 일반인들이 산다면 6,500만 원 정도 하지만, 택시는 선루프 등 풀옵션 기능이 필요치 않아 5,500만 원짜리 차”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이 1,300만 원가량 나오니깐, 실제로는 4,200만 원짜리 차"라는 것. 전기차라서 그런지 정숙성이 뛰어나고, 실내도 넓고 쾌적하다. 하지만, 전기차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다. 바로 ‘배터리’ 충전 문제다.

 

택시 드라이버는 “아파트 등 공동 주택에서는 개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가 없기 때문에 배터리 충전이 제일 큰 문제”라며 또 “연립 주택의 경우에도 한전에서 10세대 이상이라면 모든 거주자의 동의서를 받아 오라고 한다”라고 전했다. 결국 “전기차의 경우, 단독 주택이 아니라면 운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엔 없다”라는 설명이다.

 

또 “최근 경기는 어떻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택시 드라이버는 “1~2월이 제일 한가한 시기”라며 “3월 입학 시즌, 결혼 시즌 등을 앞두고 자녀들의 학비, 결혼 비용, 이사 비용 등 시민들은 목돈 마련을 위해 돈을 아끼고 저축하는 계절”이라고 말했다.

 

“포천시에 바라는 것은 없냐”라는 질문에는 “경주시가 기획·운영하는 노인교통카드 제도가 어르신 복지 증진과 택시업계 활성화라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두며 대표적인 효자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포천시에서는 백영현 시장이 “올해부터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연 20만 원 한도로 지급할 예정”이라며 “어르신들이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 드시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하지만 경주시에서는 어르신들에게 택시 기본요금을 연 40회가량 지급해 준다는 설명이다. 그는 “포천에도 1,000원짜리 ‘사랑택시’ 등이 있지만, 이용 지역에 제한이 많고, 또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어르신들은 사실 많지 않다”면서 “외려 일반 택시 기본요금 지원이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기본요금 지원이 아니라면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인 콜 호출료 1,000원이라도 어르신들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의 민선 8기 공약 사업인 노인교통카드 발급 정책은 어르신을 위한 소확행 사업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택시업계의 소득 증가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

 

본지 취재 결과, 경주시는 2021년 어르신 기본요금 무료 택시 운영을 위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으며, 타 지자체 벤치마킹 및 전산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섰다. 3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경주에 거주하는 만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지난해 6월부터 택시 기본요금 3,300원 기준 40회로 1인당 연간 13만 2,000원을 지원했다.

 

다만 경주시는 기본요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내야 할 경우 카드를 2번 결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자 2월부터는 1회 결제 한도를 8,000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경주시는 2만 9,967장의 교통카드를 교부한 결과 44만 410명이 76만 8,061회 택시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했다. 하루 평균 3,476건의 이용 실적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

 

경주시는 택시업계를 상대로 노인교통카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한편, 어르신들에게 무단 양도 금지 및 카드 사용 요령 등을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카드를 부정 사용할 경우 사용한 금액만큼 환수하며, 부정 사용한 어르신에게는 사용 정지 등의 조치에 나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택시 드라이버는 “의료 기술의 발달과 평균 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되는 만큼 포천에서도 어르신 택시비 지원은 물론 고령자 주택 확대 보급, 경로당 운영 활성화 등의 다양한 어르신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