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신읍동에서

곰 발바닥과 물고기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웅장여어(熊掌與魚). '곰 발바닥과 물고기'라는 뜻으로, 두 가지를 겸할 수 없는 경우나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취사선택하기 어려운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맹자의 '고자장구(告子章句)'에서 유래되었다.

 

“나는 물고기를 가지고 싶다. 그리고 곰 발바닥 역시 가지고 싶다. 그러나 이 둘을 다 가질 수 없다면, 물고기를 버리고 곰 발바닥을 취하겠다. 생명도 내가 아끼는 것이요, 의리 역시 내가 아끼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취할 수 없다면, 나는 생명을 버리고 의리를 취할 것이다.”

 

‘웅장여어(熊掌與魚). '곰 발바닥과 물고기'라는 뜻으로, 두 가지를 겸할 수 없는 경우나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취사선택하기 어려운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맹자의 '고자장구(告子章句)'에서 유래되었다.

 

맹자가 이야기하는 물고기와 곰 발바닥은 요리의 이름이다. 맹자는 물고기를 생명에, 곰 발바닥을 의리에 비유했다. 그는 의리가 생명보다 더 귀하다고 여겼다. 마치 곰 발바닥 요리가 물고기 요리보다 더 귀하듯이 그렇게 생각했다. 요컨대 맹자는 어떤 상황에서는 자기 목숨보다 의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비유를 들었다.

 

이 말을 거꾸로 써서 어여웅장(魚與熊掌)이라고도 한다. 맹자는 "나는 생선도 먹고 싶고 곰 발바닥도 먹고 싶지만, 둘 다 먹을 수 없으면 생선을 버리고 곰 발바닥을 취할 것이다. 나는 살고 싶고 의로움도 행하고 싶지만, 둘 다 겸할 수 없을 때는 삶을 버리고 의로움을 취할 것이다"라고 말한 가르침에서 유래했다. 

 

맹자의 이 논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물고기와 곰 발바닥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으니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변질되었다. 물고기 요리와 곰 발바닥 요리는 모두 귀한 요리이니 다 먹을 수 없다. 그러니 하나만 고르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문맥을 잘 살펴보면 맹자는 결코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없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둘을 다 가질 수 없다면’이라는 가정을 했을 뿐이다.

 

맹자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의리가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물고기와 곰 발바닥이란 비유를 들었지만, 거기에서 우리는 얻는 것과 주는 것, 취하는 것과 버리는 것이 서로 모순되고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를 선택했다고 해서 하나를 버려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인간에게는 곰 발바닥 요리와 물고기 요리 모두를 취할 수 있는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둘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할 경우가 많다.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면 그때부터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명쾌하게 판단할 수 없는 경우에는 차악을 선택하게 된다. 덜 중요한 것을 과감히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는 낙관론도 때론 필요하다.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던 이가 소원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들 역시 '웅장여어'의 선택으로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서로 간에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려면 두 사람 사이에 공감대와 이해가 필요하다. 다만, 그사이에 다른 사람을 통한 시각과 스펙트럼은 필요충분 조건이 아니다. 각설하고, 곰 발바닥과 물고기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