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영북고 못 들어가는 영북중 학생들, 가산점 줘야 하나?

류귀열 영북고 교장 "영북고 진학하는 학생은 4명뿐", 학교 급식업체 예산 100억원 다른 시군으로 나가


올해 영북중 학생이 영북고에 진학하는 숫자는 겨우 4명뿐이다. 나머지 30여 명 학생은 영북면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도 포천, 일동, 관인, 동송, 철원 등 영북면 밖으로 진학한다. 이같은 사실은 임영선 포천시태권도협회장이 지난 10일 열린 영북면주민간담회에서 밝힌 이야기다.

임 회장은 "이런 시행착오는 10년 정도 경험해 보아서 이미 불합리하다고 판명났다. 영북고 입학 커트라인이라든가 운영방법을 바로 개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는 더 이상 지역에서 해결할 수 없고, 이제는 포천시나 시의회가 나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류귀열 영북고등학교 교장은 "영북고는 지역민들이 만들어 놓은 학교인데, 그분들의 아들이나 손자는 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타지로 학교를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바로 집 옆에 학교를 두고 스쿨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학교 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지역민들은 씁쓸할 것"이라고 했다.

류 교장은 1년 반 전에 영북고 교장이 되고 나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의정부 북부청사 담당 부서였다. 영북중 학생들이 많은 숫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산점을 많이 줘서 영북고에 입학 시키려고 3일을 쫓아다니며 담당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포천 관내 학생들에게 5점의 가산점을 줬으면 충분하다'며 부정적 입장이었다.  

그래서 류 교장은 입시전형에 영북중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포천시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포천학생들이 많이 입학할 수 있도록 학교장의 재량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면접 점수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류 교장은 또 포천 관내 학교에 급식을 납품하는 업체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초중고 급식은 시에서 지원해 주는 지원금으로 운영되는데, 학교에서는 급식입찰사이트에 등록된 식재료 업체로부터만 납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포천 식재료 업체는 포천축협이 납품하는 '정육' 이외에는 급식입찰사이트에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포천 이외의 양주나 남양주, 연천에 있는 업체의 김치까지 가져다 먹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류 교장은 "포천 관내에 50개 학교가 있는데 영북고만 해도 급식예산이 2억 5천만 원이니 100억 원이 넘는 돈을 포천시로부터 지원받아 다른 시군에다 쓰고 있는 것"이라며 "제가 이번에 중고교 교장협의회 회장이 됐는데 이번 교장단 협의 때 그 돈만큼은 포천 관내에서 쓰도록 하자고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포천에서도 이제는 농업재단이 만들어진 만큼 포천 농산물들로 학교 급식으로 전환될 수 있게끔 하겠다"라며 "급식입찰사이트에 등록만 하면 되는 것을 등록 하나 못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또 "가산점을 5점이나 주는데도 영북중에서 영북고로 진학이 많이 되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영북고가 부사관학교와 드론과로 특성화되면서 학교는 성공했지만, 지역 중학교 졸업자는 오히려 관인이나 동송, 철원까지 외지에 있는 학교로 가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촘촘히 챙겨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