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사람들

책 읽기 좋아하던 사람 윤혜린, 결국 책 만드는 사람이 되다

 

젊은이들 사이에 사용되는 말 중에 '덕질'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어 '오타쿠'에서 온 말인데, 어떤 대상에 대해 깊이 빠져들어 시간과 경제적 자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덕후'라고 한국 말로 바꾸어 쓰고 있다. 이런 '덕후'의 일을 하는 것을 '덕질'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끝에 다다라 성공한 덕후를 '성덕'이라고 부른다.

 

오늘 소개할 사람은 '책읽기'로 '성덕'이 된 윤혜린 전 책동아리네트워크 대표이다. 그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 동아리를 조직했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다 보니, 그 동아리들의 연합회장이 되기도 했다.

 

기자가 몇년 동안 행사장에서 오며가며 마주친 그를 보며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저 사람 조만간에 책을 쓰거나, 책 만드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아니나다를까, 최근 오랜만에 그에게서 온 연락은 본인이 출판사를 만들었단다. 그리고 그 출판사에서 만든 첫 책이 나왔으니 기사를 좀 내달라는 것이다.

 

그가 만든 출판사의 이름은 '(주)도서출판 밤나무'인데, 거기서 낸 첫 책의 이름은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이다.

 

보통은 책 소개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때, 책과 저자 위주의 소개를 하기 마련이지만, 출판사의 대표도 상당히 재미있는 사람이라 먼저 소개를 하였다. '(주)도서출판 밤나무'에서 만든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기원한다.

 

 

저자인 안효원 작가는 문화예술 웹진 『컬처뉴스』, 영화주간지 『필름2.0』 기자, 인터넷서점 반디앤루니스 북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2010년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귀향해 농부가 되었다. 사명감 가득했던 ‘좋은 사람’의 허울을 벗어던지고, 스스로를 관대하게 바라보기 시작하며 고질병이던 ‘진지병’을 치유했다. 현재는 맛있는 인생을 재밌는 글로 쓰는 ‘깔깔이 작가’로 살고 있다.

 

화려한 도시에서 영화주간지 기자와 북 큐레이터로 활동하던 한 남자가 서른 살, 이름 모를 희귀병(근무력증)을 진단받고 고향 포천으로 ‘도망치듯’ 내려왔다. 죽음의 문턱에서 가슴을 여는 수술을 견뎌내고 15년. 그는 이제 30kg이 불어난 몸으로 논두렁을 누비며 ‘고독사가 아닌 고도비만’을 걱정하는 유쾌한 농부가 되었다.

 

 

신간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는 투병의 고통을 눈물로 호소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인스타 릴스보다 재미있게 하겠다"는 저자의 선언처럼, 시종일관 킥킥대며 웃게 만드는 ‘마성의 생존기’다. 논에서 고뇌하는 햄릿이 되고, 아버지의 옥수수밭을 홀라당 밀어버리는 사고뭉치 농부의 일상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평범한 하루도, 사실은 충분히 위대하지 않나요?”

 

(주)도서출판 밤나무의 윤혜린 대표의 첫 번째 책, 안효원 작가의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의 일독을 권한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