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문학산책

박선영 시인의 시 '박꽃' 외 2편

시인, 포천문인협회 정회원

 

'포천 문학산책'은 글쓰기를 좋아하시는 포천 분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쓴 시와 산문, 수필 등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자신의 작품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포천 문학산책'에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들의 큰 호응을 부탁합니다.

 

이번 주는 포천문인협회 회원인 박선영 시인의 시 '박꽃' 외 2편을 게재합니다. 박 작가는 2018년 대한문학세계문예지를 통해 등단했고, 같은 해에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박꽃 

 

 

널찍한 초록이파리 사이로

하얀 얼굴 쑥 내밀면

쌀밥 한 그릇 꿈이 굴뚝연기로

서 산 마루 노을을 맞이하고

 

옥수 섬 섬 발그레한 볼에

너 한잔 나 한잔

적신 입술이 백년해로 꽃잠 이였네

 

조롱박에 맑은 술 담아

꽃잎 하나 띄워서

너랑 나랑 짧은 여름밤

눈 안에 비치는 별빛이 보고 싶다

 

 

 

산딸기 

 

산등선 넘어

밭고랑 메고 온 날

흙먼지 털어낸

헤진 옷섶 안에

 

뭉개질까 조심히 쥐고

펼쳐 내민 붉게 익은

산딸기 한 줌

 

굵은 알 따다 엄마 손등

긁힌 자국 선명한데

입에 넣을 욕심에

 

눈은 산딸기위에 반짝이고

달콤한 혀끝 맛에

손이 바쁘다

 

뙤약볕 그을린

엄마의 검은 얼굴에

땀방울이 그득하고

 

산딸기 오물거린

작은 입가엔

미소가 가득하다

 

 

열대야

 

속살 비치는 실루엣에

얌전한 부채는

속내를 쫙 펴 보이며

대 놓고 살랑거리고

 

가만히 한 쪽에 자리한

선풍기는 얌전떨다

품은 욕정에

젖무덤을 파고들어도

 

열기 내 품은 어둠은

에어컨 리모컨의

손끝 하나에

여름밤이 잠잠하다

 

 

 

프로필

박선영 호: 초연(草然)

거주: 포천 소흘읍 (1965)

최종학력: 서정대학교 사회복지학전공 이수

2018년 여름호 대한문학세계문예지 등단

2018년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2022년 포천사랑백일장대회 운문부분 장려상

2023년 제36회 반월문화제 시부분 우수상

포천문예대학 16기 시. 수필. 소설과정 수료

포천문인협회 정회원

포천예총 시화전 다수 전시

「포천문예대학 문집」, 「포천문학」에 시, 수필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