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제

35년을 한 우물만 판 농업농촌전문가 "포천 농업인 위해 마지막 봉사하겠다"

포천좋은신문이 만난 사람 | 초대 포천시농업재단 원종호 대표 인터뷰

▲포천에서 최초로 설립되는 포천시농업재단 대표로 원종호 전 포천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선정됐다. 

 

포천시농업재단이 드디어 출범한다. 지난해 31일 포천시는 농업재단을 이끌어갈 첫 선장에 전 포천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이었던 원종호 대표(66)를 선정했다. 원 대표는 1980년 공무원이 되어 35년 동안 근무하다 2014년 포천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끝으로 퇴임한 전직 공무원이다.   

 

"저는 35년 공무원 생활을 하는 동안 원예 부문 한 우물만 파 왔습니다.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농업농촌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요. 공무원 퇴직 후에도 계속 농사를 짓고 연구를 하다가, 이번에 8년 만에 포천시농업재단 대표로 선정되어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포천의 농업인들을 위해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포천시농업재단은 민선 7기 박윤국 포천시장의 주요 공약사항 중 하나다. 지난해 6월 1차 임원 공개모집에 지원자가 없어 대표를 선출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출범하려던 포천시농업재단의 출범도 자동으로 연기됐다. 

 

그러다가 작년 10월 2차 임원 공개모집에 원종호 대표를 비롯해 6명의 지원자가 공모했다. 누가 뽑혀도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모두 유능한 사람들로 치열한 경쟁 끝에 원종호 대표가 최종 낙점됐다. 

 

원종호 대표는 현재 군내면 하성북리에서 4,000평의 땅에서 농사를 짓는다. 2,000평은 원 대표 땅이고, 나머지 2,000평은 임대를 했다. 이 땅 1,000평에는 아로니아 나무를 720그루 정도 심었고, 또 다른 1,000평에는 체리를 심었다. 나머지 2,000평에는 들깨와 딸기 등을 심어 기른다. 

 

그는 은퇴 후에도 잠시도 쉬지 않았다. 매일 새벽부터 나와 농사를 지어오다가 이번에 농업재단의 일을 맡게 된 것. 막상 포천시농업재단 대표에 선정됐다고 하니 '그동안 해오던 농사일은 누가 하나' 하는 걱정이 가장 앞선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포천시농업재단 대표에 응모한 것은 정말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농사일로 매일 바쁘게 지내다 보니 포천시 농업재단에서 사람을 뽑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우연히 지인 한 분이 전화를 해와서 농업재단 대표에 응모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어요. 맨처음에는 그게 뭐하는 것인지조차 몰랐는데, 그 분이 포천과 농업인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해보시라고 이야기해서 응모를 하게 됐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원종호 대표의 고향은 강원도 원주다. 1980년 공무원에 임용되고 받은 첫 발령지가 옹진군 농촌지도소였다. 그때부터 그는 오직 원예 부문에 관한 일만 해왔다. 그 기간이 35년이다. 포천에는 1983년 1월 1일자 부임해 지금까지 40여 년을 여기에서 산다. 

 

원종호 대표는 이제 포천시농업재단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남다른 비전과 포부가 있다. 지역농산물의 경쟁력 재고를 통한 판로개척 및 소비촉진 확대와 농업인들의 소득을 증대시키겠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정했다. 

 

원 대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먹거리통합지원센터와 농산물종합가공처리시설 등 농업생산물 생산 유통을 전담하는 기구를 설치하려고 한다. 또 안전한 먹거리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사업도 추진한다.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을 위한 온오프라인 유통플랫폼 구축도 필수적이다.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농업기술에 대한 모든 역량을 포천시농업재단이라는 조직을 통해 포천 농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마지막 봉사 기회로 알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바랍니다."

 

비록 계획에 비해 조금 늦게 출범했지만 원종호 호의 포천시농업재단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 35년간 오직 한 우물만 파고 살았다는 농업농촌전문가 원종호 대표가 인터뷰 내내 보여준 농업과 농업인에 대한 애정이 그의 말 곳곳에 묻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천시농업재단은 자본금 10억원에 5년간 출연금 104억7천8백만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향후 추진 일정은 1월에는 재단 임원 선정을 마무리하고, 2월과 3월에는 재단설립에 관한 행정절차를 끝낸 뒤 4월 중에는 정식으로 출범식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