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풍경 낮에는 햇살이 밤에는 달빛이 바다에 가라 앉아 하늘을 처다 보는 눈길 저만치 다가오는 연락선이 무언가 소식을 싣고 오면 떠나가는 연락선은 무슨 사연을 싣고 갈까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들이 바다로 쏟아지면 밤바다는 별들의 놀이터 달과 별이 바다에 내려 앉아 물결속에서 반짝이는데 조용한 백사장에서 바라보는 눈매도 반짝이네 이력서 꿈을 키우던 시절이 소리없이 가고 있네 까맣게 멀어져간 과거로 돌아 갔다가 다시 올수 없을까 다시 한번 만져 보고 싶어 뉘우쳐 보아도 돌아 보지 않고 가야만 하는 것일까 어릴적 심어놓은 정원수들은 늙어가듯 가지가 늘어지고 백일홍은 시들어 가네 세상은 인생의 격전지이기에 한때는 바람의 노예가 되어 희망의 물결을 동경하였지 삶이란 바람과 눈비의 동행자이기에 하늘의 품에 안긴 태양과 달과 별들의 생존 의미를 물으며 달렸지 벽에 걸린 시계조차 천만번 똑딱이며 가던 길을 멈추고 말없이 나를 처다 보는데 나는 할말을 잊었네 신년 기도 새로운 아침을 맞이 하는 해가 떠오르며 천지를 밝혀 주듯이 복스러운 한 해를 맞이 하려고 많은 시간을 기다리니 이제 가슴속으로 희망이 다가오네 받아 놓은 시간속에서 아름다운 모양새로 자라면서 들녘에 서있는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쐬러 강화도로 향했다. 마음이 복잡하고, 채우지 못한 헛헛함이 자꾸 가슴속에 열불을 피워 가만히 있어도 가슴을 답답하게 옥죄고 있으니,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어야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을 것이다. 강화도 중에서 낯익은 곳은 동쪽 해안도로였지만, 해안도로는 바다와 좀 거리가 있고 길게 뻗은 해안도로가 아니어서 늘 바닷물이 빠진 개펄만 바라보고는 아쉬움이 가득한 채 발길을 돌리곤 했다. 오늘은 욕심을 부려 해안 서로 쪽으로 가보고 싶어서 네비게이션에 ‘석모도’로 쳤다. 강화도는 섬이어도 넓은 논이 많고, 순무, 포도, 속노랑고구마 산지로 유명해서 가는 곳마다 농작물을 파는 가판대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강화도 마니산과 고려산 이런 이정표들을 지나 외포리 포구에 닿았다. 예전에는 배를 타야 석모도엘 갔었지만, 최근에는 자동차에 앉아 석모대교를 건넌다. 바다가 보이는 찻집에서 석모대교를 바라보니 왠지 마음이 넓어지고, 바깥으로 나와 찬 바람을 쐬는 동안 추위마저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도 역시 같은 해안도로를 따라가기로 했다. 곳곳마다 해안을 지키는 작은 초소들이 많았고, 작은 선착장들과 고깃배들이 가끔 눈에 띄었다. 이름도 낯선 포구의
겨드랑이 성경 나는 내 겨드랑이를 믿는다 언젠가는 날개가 돋아날 내 겨드랑이를 믿는다 병아리가 그랬던 것처럼 꺼병이가 그랬던 것처럼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나려면 빈 팔을 마구 저어야 한다 자꾸만 빈 팔을 저어 허공에 동그라미를 그리다 보면 언젠가 내 겨드랑이에는 날개가 돋아나겠지 그날이 내일일 수도 있고 10년 있다 돋아날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죽어서야 관을 박차고 날아오를 수도 있을 거야 그래도 나는 내 겨드랑이를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할머니의 짐을 들어드리고 외국인을 만나면 짧은 영어로 길을 가르쳐준다 마치 여행 왔다가 돈이 떨어진 양 일본말을 써놓고 구걸하는 청년이 수작임을 뻔히 알면서도 만 원짜리 한 장을 건네며 밥을 사 먹으라 한다 병아리가 물 한 모금 먹고 하늘을 쳐다보는 이유는 날고 싶어서일 거야 나도 하늘을 날고 싶어 자주 하늘을 본다 땀이 날 때면 혹시 날개가 돋는 건 아닌가 겨드랑이를 들여다보면 곧 돋아날 것만 같은 날개의 기미가 보인다 나는 내 겨드랑이를 성경 말씀처럼 믿는다 그래서 겨드랑이에 돋아날 그 아름다운 날개를 믿으며 겨드랑이 밑에 감춰진 천사의 날개를 위해 팔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오늘도 나는 마음을 나누고 물질을 나누며 사
우리 동네 복권방 앞에는 눈에 띄는 현수막이 하나 걸려 있다. '1등 3회! 2등 38회!' 태양에 조금 바랬지만, 그 문장은 여전히 내 마음을 흔든다. 누군가는 무심히 지나치지만, 나는 늘 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이젠 외울 만큼 익숙하지만, 매번 눈으로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이 움직인다. "남들도 됐다면, 나도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반은 기대, 반은 체념으로 채워진 진한 분위기다. 나는 조용히 계산대로 다가가 “자동 다섯 장이요”라고 말한다. 점원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종이를 건넨다. 번호 여섯 개가 다섯 줄 찍힌 한 장의 종이. 이 종잇조각이 내 인생을 바꿔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잠시 두근거린다. 물론 대부분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 ‘혹시’라는 마음 때문에, 오늘 나는 그 줄에 섰다. 내일의 백만장자를 꿈꾸며, 오늘의 커피 한 잔 값을 포기하고 5천 원짜리 희망을 산다. 상상은 이미 시작됐다. 복권을 손에 쥐는 순간 돈이 생긴 것도 아닌데, 나는 부자가 된다. 만약 ‘이번에 1등이 된다면?’ 회사를 바로 그만둘까, 아니면 잠시 휴직을 할까? 아니면 땅을 사두는 게 나을까? 사실 그
괴테와 한 걸음 들꽃 흐드러진 산상 후미진 곳에서 가는 신음이 흘러나왔어 -아프니? -그렇진 않아 -마음이 힘든 거야? -그렇지 조금은 단단한 가시를 달고 싶었지 장미를 본 적 없었지만 전설 속 맹독 같은 가시를 꿈꿨어 작은 무기를 생산 했네 저들이 솜털이라 부르는 말랑 가시를 미움 없는 한 걸음은 속을 나누며 걸으려던 그만큼의 거리 괴테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을까 가시를 키우는 내 맘 독설 속에는 정작 독이 들어있지는 않아 무지한 담합을 지우기 위한 방편이었던 거지. 모짜르트와 베짱이 아마데우스 볼프강 모짜르트 그게 뭐야 천재 작곡가 이름이지 이름이 너무 길다 그 중에 난 볼프강이 부르기 좋으네 그렇게 부르겠어 모두들 모짜르트라고 하는데 너만? 그래도 난 볼프강 깊숙이 흐르는 강을 좋아해 강물 소리가 춤이 되는 세상 가는 다리로 건반 두드릴 일 없겠지만 베짱이의 귀는 아직 성성하다 이해하려 말고 볼프강 그대로를 반겨 힘껏 대문을 열자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이 마당으로 뛰어 들어온다 행복 그거 별 것 아니라니까 그냥 즐겨. 푸른 밤을 그리다가 빈 자리가 서운해 달을 앉혔다 휑한 구석을 볼 때마다 눈물이 습관처럼 나겠어서 서둘러 달을 자리에 앉힌 것이다
회상 오늘은 현실의 일들을 모두 내려놓고 조용히 지난날을 뒤돌아본다. 고향마을은 신북천과 함께 어깨동무하며 수많은 세월을 흘렀건만 변함없이 옛 모습 그대로의 얼굴을 하며 반갑게 맞아주어 정겹기만 하다. 신북천 맑은 물은 갈평 하늘재에서 발원하여 당포를 지나 마을 앞에 펼쳐진 요성들을 휘어 감고 흐르는 물소리는 마을에 부딪쳐 되돌아가길 반복한다. 많은 세월을 이겨낸 지금의 고향마을은 옛 모습 그대로인데 사람들의 모습은 옛 모습 찾을 길 없어 쓸쓸하기만 하다. 지금은 시내라 해도 시골이라 그리 크지 않아 장날이 아니면 사람들을 어쩌다 만날 수 있어 한산하다 못해 조용하기만 하다. 고향마을은 수정처럼 맑은 시냇물과 아름다운 비경을 품고 있는 산들이 병풍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옛날 선비들이 과거 보러 가는 길목으로 경상도와 충청도를 연결하는 지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은 당시 국가의 주요 자원 중 하나인 무연탄이 많이 생산된 지역으로 초등학교 사회책을 통해 외부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무연탄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부터 이곳에서 광산개발이 시작되어 우리나라 근대화와 함께해 왔다. 그 당시부터 있던 규모가 큰 봉명과 은성광업소가 대표적인 이 지역 광산
탈주‧1 도마뱀은 삶의 언저리에서 실낱같은 구멍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자해를 하며 스스로 꼬리를 자르고 시간의 덫 안에 자신의 일부를 저당 잡히고 사유思惟의 경계를 넘어 자유를 차용한다 나는 기억의 꼬리를 지우고 아픈 시간을 잘라서 가슴속 저편에 묻고 새로운 시간을 키운다 도마뱀은 속박의 시간을 자르고 나는 어두운 길목과 아픔을 자른다 탈주‧2 네가 나에게로 오기위해서 몇 번의 봄을 다시 시작하고 몇 날의 아침을 맞이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새싹을 틔우고 꽃이 피기를 기다리며 마음의 밭에서 영혼의 물을 대고 돌아서기를 얼마나 했는지 오솔길을 갈아서 넓히고 동화 같은 집을 지으며 노을이 질 때마다, 마음에 등불을 밝히고 툇마루에 앉아서 별빛이 쏟아지는 계곡 아래 네 마음의 언덕을 바라만 보며 산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그리움을 미처 알지 못했으니 몇 번의 언덕을 더 넘어야 너의 향기를 온전하게 담아서 내 안에서 부는 바람을 붙잡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가슴을 닫고 빗장을 걸은 채 사십년간 묵혔던 씨 간장처럼 사백년을 발효시킨 증오가 농익어서 꽃잎을 터뜨리고 불길을 걸어 나온 당신에 대한 연민으로 딜레마에 빠져버린 속박의 간절기 그리고 가을 그곳에 가면 일백
오십 여 년 전쯤이다. 라디오 정오 뉴스 직전에 ‘김삿갓 북한 방랑기’라는 5분 드라마가 있었다. 김삿갓 이 북한의 실상을 보고 겪은 뒤 마지막에 짧은 시로 풍자하였다. 북한을 방문할 수 없었던 그 시절, 김삿갓이 마치 북한 전역을 돌아다니며 겪은 것을 꽁트 형식으로 쓴 것이었다. 그 무렵 아버지가 보던 '김삿갓 방랑기'라는 책을 보았다. 김삿갓이 실존했던 인물로 방랑시인이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얼마 전 포천문인협회를 따라 '김삿갓 문학관 '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면의 명칭이 '김삿갓' 이라는 사실 이 흥미로웠다. 도로명도 '김삿갓로'로 되어 있고, 문학관과 면사무소를 잇는 둘레길을 '김삿갓 문학길' 이라하였다. 주변에 '김삿갓 묘역', '김삿갓 문학공원', '김삿갓교' '김삿갓 휴게소', '김삿갓 주막' 등 '김삿갓' 을 붙여 불리는 것들이 많음을 보고 놀라웠다. 김삿갓이 남긴 유적을 지역 특화사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 포천에는 김삿갓과 쌍벽을 이루는, 아니 더 훌륭한 분의 묘소가 있다. 단지 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우리는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1653~1722) 선생을 잊고 있다. 삼연 선생은 김삿갓보다 150여 년 전에 태어났다.
한내천 바람에 몸을 실어 그네 타는 벚꽃 봄날을 즐기는 새들의 날갯짓 한 낮 햇살에 물오리는 졸고 휘적휘적 물살을 가르던 백로 숨죽여 물속에 시선을 가두고 물고기 풀숲을 들썩들썩 물살을 가르다 자유 찾은 물고기 징검다리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 오가는 이 발길을 유혹하고 흔들리는 갈대와 전깃줄의 반영 오선지의 음표 춤을 추니 고운 선율 물길 따라 퍼져가고 징검다리 건너, 비밀의 갈대숲 바람이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고 색색 옷의 행인들, 아이 손을 잡은 가족들, 알콩달콩 연인들,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 사랑과 추억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벚꽃길 웃음 가득 사랑 가득 서로의 풍경이 되는 한내천 봄이 오는 멍우리협곡 억겁의 시간이 빛은 조각 미남 주상절리 파란 하늘 아래 옥빛 강물에 기지개 켜고 꽃 마음 동심은 친구 따라 징검다리 건너면 봄이 옴을 자랑하는 생강나무 노란 꽃 물길 따라가며 너울너울 친구 하자네 임 만나러 가는 길목에 봄이 오면 냉이, 붓꽃, 수달래, 제비꽃 피어나고 강가에는 백로와 종달새 노닐고 하늘 향해 솟구친 울창한 잣나무 숲에선 바람 소리 휙 휘리릭 휘파람 부네 언덕길 강물 따라 걷고 싶은 한탄강 길 쉬엄쉬엄 가라 발길 잡는 꼬불 길 겨울잠 자다 나온
당신의 손은 무엇을 꿈꾸는가 손은 한 사람의 역사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아날로그적 열쇠다 엄마의 손과 맞닿으며 처음 세상을 접한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손을 어루만지며 생을 마감한다 손은 입처럼 요란하지도 않다 항상 묵묵히 조용히 그리고 진솔하게 그 사람의 삶을 담을 뿐이다 그 손에 담겨 있는 소중한 삶의 모습이다 시작과 끝은 어디에 새벽하늘이 땅을 내려다보며 문을 연다 잿빛 구름 새털 같은 비늘 날개들은 유유히 어디론가 자리를 이동한다 길모퉁이 돌담을 휘어 감고 죽는 사람 살려낸다는 인동초 넝쿨 앞에 잠시 머물러 살그머니 만져본다 한 걸음 두 걸음 목적지를 따라 앞을 달리는 자동차도 뚜벅뚜벅 느림보로 걸어가는 이도 먼 훗날 한곳에서 만나게 된다더라 제 각자 갈 곳은 정해져 있으며 나름대로 각자의 분야가 형성되어 지구는 돌아간다 우리 내 인생사 삶과 죽음의 길도 표 한 장 끊어서 왔다가 가게 되거늘 어이 그리들 세 치밖에 안 되는 말통을 비우지 못하는가 보훈의 달 유월의 아침 실록의 향기로 산들바람 불어오는 날 숭고한 희생으로 잠드신 충혼탑 앞에 멈추어 임들을 바라봅니다 순국선열. 호국영령들의 이름 석 자 엄숙함에 고요하고 묵었던 생각에 불 등이 타오르며 한 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