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사람들

"열두 명의 자녀로 열두 배의 행복 얻었습니다"

이점임 여사, "12명의 자녀를 남의 도움 하나 없이 다 제 힘으로 키웠어요"

 

대한민국의 청년세대를 요즘은 MZ세대라 부른다. 각 세대마다 부르는 명칭들이 있었지만 MZ세대가 보이는 문화 현상은 오늘날의 대한민국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다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들에게 보이는 현상 중 제일 속상한 것은 결혼과 출산을 꺼려하는 세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 세태는 최근 '인구소멸'이니 '인구절벽'이니 하는 용어들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갑갑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포천에 열두 명의 자녀를 낳아 기른 분이 있다는 소식은 사이다처럼 가슴을 뻥 뚤리게 한다. 그 주인공은 포천동에 거주하는 이점임 여사이다. 이 여사를 본보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이 여사는 1982년생인 큰 아들부터 2008년생인 막내 아들까지 26년간 8남 4녀 즉 12명의 자녀를 낳아서 길렀고, 기르고 있다.

 

현재는 위의 두 딸은 출가시켰고, 두 아들은 독립시켜서 6남 2녀의 자녀와 버스 운전을 하는 부군과 함께 모두 10명이 방이 세 개인 빌라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이 여사의 입에서는 자녀들에 대한 자랑이 쏟아져 나왔다. 먼저 8명의 아들에 대해서는 "아직 중3인 막내를 제외한 7명의 아들이 모두 현역으로 입대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아들이 하나 있는데 오는 3월 27일 제대한다"면서 군에 보낸 아들을 곧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이 여사는 잊어버렸다는 듯이 "1명은 산업체 기능 요원으로 복무하고 무사히 복무를 마쳤다"면서 "현재는 11번째인 딸이 고3이고, 12번째인 아들이 중3이다"고 현재 가족의 근황에 대해 말했다.

 

 

성인이 된 자녀들의 직업에 대해 물으니, "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대기업 회사원, 학교 교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연구소 연구원, 미용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고 있다"면서 "키우면서 남의 도움 한 푼 받지 않고 다 우리 부부의 힘으로 키웠다"며 웃었다.

 

자녀가 많으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도움을 받을 길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한참 돈이 많이 들어갈 때, 애들 아버지가 차를 가지고 있는 개인사업자라서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로 힘들었을 때는 아이 4명이 동시에 대학을 다닐 때였다. 셋째, 넷째, 다섯째 아이가 연년생이어서 해마다 대학 신입생이 있었다. 당시에는 국가장학금 제도가 없어서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아이들이 취직해서 모두 다 갚았다. 아이들이 대학을 다니면 등록금 뿐만 아니라 여러 비용이 든다. 이때 스스로 알바 등을 해서 제 용돈은 벌어서 쓰더라. 결국 성인이 된 10명을 모두 대학에 진학시켰다"고 말하는 이 여사의 얼굴에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힘듬을 잘 이겨낸 자녀들과 가족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묻어나왔다.

 

자녀를 열 두명이나 가지게 될 줄 알았느냐는 질문에 이 여사는 "이렇게나 많이 아이를 가지게 될 줄 몰랐다"면서 "한 명, 한 명 낳고 기르는 기쁨에 열심히 행복하게 살다보니 이렇게 됐다"면서 웃었다.

 

고3 인 11번째 딸에 대해 물으니, 휴대폰에서 사진과 영상을 여러 장 보여주면서 자랑을 했다. "제가 문화센터에 장구를 배우러 간 적이 있는데, 그게 재밌어 보였는지 본인도 배우겠다고 나서더라"면서 "요즘은 가르치시는 원장님과 함께 공연도 다닌다"며 공연 영상을 보여 주었다. "너무 재밌어하고, 재능도 있는 것 같다.  장구, 드럼, 난타 등 타악기를 배우는 데 열심이다. 본인이 잘하고 재밌어 하길래 열심히 해보라고 했다"고 답했다.

 

끝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물으니 "예전에 요양보호사 시험을 준비하다 너무 바빠 포기한 일이 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에 다시 도전해보려고 한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결국에는 성공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점임 여사와 그 부군 그리고 열두 명의 자녀들 모두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금처럼 다복한 삶을 누리길 기도한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