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포천-철원 고속도로 연장의 지정학적 함의

김정완 대진대 평생교육원장

 

 

포천은 남북 교류와 통일 수도 후보지인 한탄강 유역권(포연철)의 중심 도시
포천-철원 고속도로는 한탄강 유역권과 남쪽 경제 수도(서울)와 행정 수도(세종) 간의 접근성 완성
포천-철원 고속도로는 통일 시대 북쪽 경제 수도(개성)와 행정 수도(평양)를 연결하는 초석

 

현재 운영 중인 포천-구리 고속도로(50.54㎞)가 2017년에 개통되었고 구리-세종 고속도로(128.1㎞)는 2024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여기에 덧붙여 포천-철원 고속도로(26.5㎞: 포천 신북 IC-철원 갈말읍) 연장을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 예산(3억 원)이 2022년 국회 예산 심의를 통해 확보되었다.

 

이로써 머지않아 우리는 철원-포천-구리-세종 간의 고속도로 완성을 목도할 것이다. 이러한 우리 지역의 고속도로 역사는 세 단계로 나누어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제1단계(포천-구리)에서는 우리 지역이 서울과 연결됨으로써 그동안의 수도권 변방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제2단계에서는 세종시와 연결됨으로써 행정 수도와의 접근성을 확보할 것이다. 마지막 제3단계에서는 철원까지 연장됨으로써 미래 통일 수도의 고속도로망을 완성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 포천의 지정학적인 입지 여건과 인문학적 배경을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포천은 한반도 종횡의 중심지로서 남북한의 행정 수도인 세종시 및 평양과는 같은 거리(160㎞)에 위치하며 남북한의 경제 수도인 서울과 개성 간에도 등거리(60㎞)에 입지한다. 또한 포천(抱川)은 생명의 근원인 큰 물[川]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한반도의 새로운 역사 중심지라는 인문학적인 위상을 갖고 있는 지역이다.

 

인류 문명사의 도도한 물결은 상생(相生)이다. 현재 지구촌과 한반도에서 극심한 갈등과 대립 현상이 목도되고 있으나 저변의 큰 물줄기는 연결과 협력을 지향하고 있다. 대양의 해류는 일정한 패턴을 갖고 흘러간다. 일시적인 기상 변화에 수면에서는 파도가 치고 간혹 반대 방향의 물줄기가 형성되기도 하지만 해류는 궁극적으로 정해진 방향으로 진행한다. 윤석열 정부하에서는 남북 군사적 긴장이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고 있으나 이 또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아야 하며 머지않아 화해와 교류 협력의 물꼬가 트이면서 통일 운동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 지역은 나그네가 어두운 새벽에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듯이 향후 남북통일 시대를 맞이할 채비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필자는 수많은 강연과 기고를 통해서 포천이 중심이 되고 연천과 철원을 포함한 한탄강 유역권이 남북 교류 협력의 중심지, 더 나아가 통일 수도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에 대한 준비로서 포연철 시·군 통합을 설파하고 있다.  

 

우리 지역 포천은 큰 물[川]을 간직한 한반도 새로운 역사의 중심지이면서 영어로는 행운(fortune)을 뜻하는 도시이다. 행운은 준비한 자에게 부여되는 기회이다. 기회의 활용 여부는 당사자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하늘이 준 기회를 활용하면 복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재앙이 된다.

 

포천이 적극적으로 철원과 함께 고속도로 연장을 추진하는 것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지 간에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된다. 포천이 주도적으로 지난해 9월 포천-철원 고속도로 조기 착공을 위한 양 지역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건의문과 지역 주민 33만여 명의 서명부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짧게 생각하면 포천-철원 고속도로에 의해 철원은 서울·세종시와 직접 연결되고 포천은 패싱 되기 때문에 지역 경제의 관점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천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향후 철원과 연천을 포함하는 통일 수도의 주도(主都)로서 통 큰 결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포천-철원 고속도로는 남북 교류의 중심지인 한탄강 유역권이 남쪽의 경제 수도인 서울과 행정 수도인 세종과의 연결점을 확보하는 것이고, 향후 통일 시대를 맞이하여 북쪽의 경제 수도인 개성과 행정 수도인 평양 간의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