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왕현, 포천이 잘 살려면 '국가안보지원특별법' 제정해야

포천지원특별법으로는 국회 통과 힘들어, 주변 시도 연대해야 국회 입법 가능

 

"포천이 잘 살려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부분의 전면적인 혁신이 필요하지만, 우선 매년 국가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가안보지원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라는 주장을 펼치며 1인 시위에 나선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면암숭모사업회의 유왕현 회장이다.

 

유 회장은 지난 11월 1일 면암문화제가 끝난 뒤 다시 피킷을 들었다. 그리고 이른 아침 출근길 거리에서 하루에 한두 시간씩 피킷 시위를 하고 있다. 그의 1인 시위 최종 목표는 '국가안보지원특별법'을 제정하자는 것.

 

유 회장의 1인 시위는 지난 7월부터 시작, 지금까지 한 달에 10여 회씩 약 40회에 걸쳐 포천 시내 곳곳에서 진행했다. 처음 그의 주장은 '포천지원특별법' 제정이었지만, 최근에는 '국가안보지원특별법' 제정으로 바뀌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4개월간 포천 곳곳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유 회장은 많은 사람을 만났고, 의견을 들었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도 만났고 포천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웃 시도 관계자들도 만났다. 그 결과 '포천지원특별법'으로는 국회의 법령 통과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 회장이 포천지원특별법 제정 발언 후 포천의 여러 단체에서도 뒤늦게 포천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평택특별법은 되는데, 포천특별법은 왜 안 되나"라는 현수막도 걸렸다. 그러나 유 회장은 포천지원특별법은 단순히 선언적 의미만 있을 뿐, 실제적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법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유 회장은 시야를 좀 더 넓게 확대해 포천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양주, 동두천, 철원, 가평 등 경기 북부의 시군은 물론이고, 군과 관련 있는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의 모든 지자체와 연대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것이 바로 '국가안보지원특별법'이다. 이 법에는 '포천'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전국의 많은 시군이 연대하면 각 지역 국회의원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하나로 뜻을 모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면 법령 제정을 물론이고 국회 통과도 현실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  

 

지난 3월 19일 포천시청 앞에서는 시민 800여 명이 참가한 이동 노곡리 전투기 오폭 사고 규탄 시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유왕현 회장은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포천이 지난 70여 년간 반복된 군 피해를 보았지만, 배상이 원활하지 않았던 이유로 실질적인 법이 없기 때문"을 꼽으며 특별법 제정을 처음으로 주장했다.

 

"당시 무대에 오르기 전 '평택지원특별법'에 대해 알게 됐고, 우리도 포천지원특별법을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후 4개월 동안 1인 시위를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지금은 입법 통과 가능성 없는 포천지원특별법 대신 국가안보지원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평택지원특별법은 주한 미군 기지 이전에 따라 평택시 지역 발전과 해당 지역 주민의 보상 및 지원을 목적으로 제정된 특별법이다. 2004년 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20조 안팎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신도시 개발, 대기업 유치, 인프라 개선, 고용 창출 등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냈다.

 

유왕현 회장은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포천시민이 포천이 잘 살 수 있는 이런 법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저는 이 일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계속 피킷을 들겠다. 민주주의는 대의 정치인데, 내가 뽑은 선출직들이 이런 나의 주장을 대신해 주기를 바랐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그는 "거리에서 시위하고 있으면 많은 분이 다가와서 격려해준다. 시민들이 법 제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뜻과 힘이 모아지면, 포천의 관문에 설치된 '탄약고 이전', 도심 한가운데 있는 '15항공단 이전', '6군단 반환' 등 포천에 산적해 있는 문제도 시민과 함께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고 전했다.

 

유왕현 회장은 이번 1인 시위 이전에도 지난 2000년부터 무려 10년 동안 광릉 숲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시위했고, 마침내 광릉 숲은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됐다. 또 올해 초 개통한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노선에 처음에는 없었던 고모 IC를 새로 개설하고, 광릉 숲 일원을 관통하려는 고속도로의 지하화를 요구해 관철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