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정치

'행사의신' 고현주 대표 "저의 4년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손세화 의원이 행정감사에서 '행사 업체 선정 과정 의혹' 제기에 대해 업체 대표가 보내온 반박 글

 

지난 13일 시의회 행정감사장에서 손세화 의원은 가족여성과(과장 이일선) 주관으로 지난해 9월 29일 포천시종합운동장에서 치러졌던 '세계인의 날 글로벌페스티벌' 행사를 진행했던 '행사의 신'(대표 고현주)의 선정 과정에 부당한 의혹이 있고, 행사 진행도 잘되지 않았다며 포천시에 감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한 시민의 제보를 받아 여성가족과의 행정감사에서 이와 같이 지적했는데, 이 행사를 직접 진행했던 행사의신 고현주 대표는 손세화 의원의 행정감사 내용을 반박하는 글을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사과를 요구했다. 다음은 행사의신 고현주 대표의 반박 글 전문이다. 

 

행사의신 고현주 대표,

"손 의원에게 명확한 해명과 사과 받고 싶다"

 

몇 날 며칠을 잠 못 자고, 고민하다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시의회 행정감사 유튜브 영상을 다시 보며 밤새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이른 새벽에 일어나 행사의신 대표로, 그리고 포천의 한 시민으로서, 그리고 여성 대표로서 제 생각을 적고자 합니다.

 

첫 번째, 양성평등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제 여성들 본인들조차 같은 여성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요. 두 번째, 정작 행사를 직접 담당한 제가 모르는 확인도 되지 않은 내용들이 어떻게 제게 확인도 없이 공식 유튜브상에서 나올 수 있는지요. 세 번째, 진심으로 포천 시민을 위한 정치, 시민의 의견을 듣는 사람이라면서 제보만으로 실제 어디까지 파악하시고 말씀하시는지요. 네 번째 실제 그 행사에서 내빈들이 그 자리에 끝까지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누군가의 제보가 잘못된 부분만 지적했다면, 실제 그 행사에서 "어떤 부분은 잘 되었는데 어떤 부분은 보완할 점이 있다고 판단된다" 하는 것이 맞지 않은 것인지요. 전 그 행사를 맡게 되면서 진심으로 이날의 주인공인 외국인들, 포천에 거주하는 이주민 외국인들이 그날만큼은 마음껏 즐기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 몇 날 며칠을 이것저것 만들며 바쁘게 준비했습니다. 

 

사실 이 행사는 제게 돌아오는 이득이 거의 없었지만, 나름으로 열심히 준비한 행사였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그중 한 가지 부족했던 부분만으로 "이 업체는 행사 잘 못 하는 업체"라고 지적하는 손세화 의원님의 말에 제가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4년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저는 행사의신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우려가 컸지만 그래도 이 일이 좋아 어떻게든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통해서, 시민들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진정한 행사를 해보겠다고 뛰어들었기에 지난 4년을 쉴 틈 없이 달려온 내게는 모든 게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가 뭐라고 해도 행사의신이 그동안 열심히 일을 해왔기에 제가 굳이 행사를 맡겨달라고 찾아가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함께하자고 연락을 주시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행정감사에서 지적했던 행사 역시 어느 누가 부당하게 몰아준 것도 아니며, 그동안 제가 열심히 해왔기에 맡게 되었다는 점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손세화 의원님이 얘기한 부당하게 밀어준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 이야기를 하신 손 의원님은 한 번이라도 행사하는 사람이 어떻게 준비하고, 100만 원 또는 몇천만 원 행사 하나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준비하는지 그 부분은 알고 이야기를 하신 건지 묻고 싶습니다. 본인들은 행사장에 와서 대부분 내빈 소개하고 악수하고 갈 뿐이지만, 그런 분들이 행사의 잘 됨과 안됨을 판단할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더욱더 제 마음이 진정 안되는 부분은 (시의회에서 중계한) 영상에서 잘하는 업체, 문제점이 많은 업체라고 지적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행사의신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4년간 진심으로 부끄러운 행사를 한 적 없고, 그렇기에 많은 분이 행사를 맡기려고 찾아서 연락이 온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잘하는 업체, 문제점을 찾으신다면 행정상 잘못된 과업지시서, 그리고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행사 후 업체 평가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행사뿐 아니고 포천시 입찰에서 그 자리에서 점수 집계를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행사가 그랬다고 말씀하신 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사의신이 아닌 업체들이 항상 왜 바로 집계를 안 하고, 제안서도 왜 입찰 서류 낼 때 제출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점이지만, 으레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업체 대표가 여성이라고 해서 담당 과장님이 남자라고 해서 함부로 관계를 운운한 점이 무엇보다 화가 납니다. 그 말씀을 하시면서 뭔가 비웃는 듯한 그 표정과 말투에 저는 너무나 수치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성평등', '성희롱이 없는 직장 포천시'를 입에 올리는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은 참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난 여성이기 전에 한 회사의 대표이고, 가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 사람이기에 손 의원님의 근거도 없는 말을 함부로 한 것에 대한 불쾌함을 이 자리에서 토로합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와 지금의 저는 똑같은 생각입니다. 나에게 들어오는 소액의 (행사) 계약이어도 기쁜 마음으로 지난 4년과 똑같이 열심히 준비하고, 부끄럽지 않게 행사를 해온 저는 저뿐이 아니라 이 행사 업종에 종사하는 모든 분은 가장 힘들고 위대한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행사를 맡아 준비한다는 것은 간단할 것 같지만 이 행사를 관람할 누군가를 위해 몇 날 며칠을 잠도 못 자면서 고민하고, 무대를 설치하고,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운영해야 하는 힘든 과정을 거치지만, 대표가 여자이여서 못 하는 일이 절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시민과 소상공인을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업체를 도마 위에 올리기보다 조금 더 생각해 보는 진정한 정치인이 돼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며, 마지막으로 윗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받았으면 합니다.

행사의신은 열심히 일하는 소상공인일 뿐입니다. 이런 업체를 시민의 제보라는 이름으로 당사자인 제게 연락 한번 주지 않고 무너지게 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