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정산단 내 아파트 건설현장 대로에서 민주노총 승용차들이 레미콘 차량이 드나드는 것을 불법으로 막고 있다.
▲아파트 건설현장에 차량 진출입을 막아 공사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레미콘 차량들이 용정철물 앞쪽에 줄지어 서있다.
▲시위 현장 인근 주민이 현장을 찾은 연제창 의원에게 시와 경찰에 신고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며 항의하고 있다.
26일 오후 4시, 포천시 군내면 용정산업단지 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정문 앞에는 공사 현장에서 밖으로 나오려는 레미콘 차량을 대여섯 대의 승용차가 막아서서 꼼짝 못 하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파트 현장 사거리에서도 승용차들이 오가는 공사 현장으로 들어오려는 레미콘 차량을 막아서서 꼼짝달싹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게다가 지나가는 승용차들까지 엉켜서 아파트 공사 현장 일대는 아수라장이었고, 공사 현장 인근에 있는 포애뜰 아파트 입구까지 통행이 불편해지자 아파트 주민들이 승용차의 창문을 두드리며 항의했지만, 승용차에 타고 있는 운전자는 주민들의 불편은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꼼짝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주민들은 이런 일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도 몇 차례나 일어나고 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소속 전국건설노조가 집회를 벌이는 현장이었다. 이 아파트 건설 현장에는 시설물 공사가 있는데 이것을 한국노총 소속 회사가 일을 맡은 것에 불만인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민주노총 쪽에 이 일을 넘겨달라며 22일째 출입하는 레미콘 차량을 막아서면서 시위를 하는 중이었다. 소위 말하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밥그릇 싸움'에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었다.
"지난 7월 5일부터 오늘까지 22일째 매일 같이 이 소란이다. 아파트 앞까지 막아놓고 승용차까지 통행하지 못하게 만드는데 어이가 없다. 포천시청에 전화하고 경찰서에 신고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와서 보기만 할 뿐 속수무책이었다"라며 공사현장 바로 곁에 위치한 포애뜰 아파트 주민 A씨는 항의했다.
주민 B씨도 "지금이 어느 때라고 벌건 대낮에 이런 불법 천지가 어디에 또 있나? 그래도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못 한다는 말에 어이가 없다. 일반 사람들은 길가에 자동차를 잠깐 세워놓기만 해도 딱지를 떼면서, 벌건 대낮에 이런 불법을 저지르는데도 속 시원하게 대처를 못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내 차로 불법 승용차들을 다 밀어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이게 나라인가"라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포애뜰 아파트 주민 342세대는 지난 금요일부터 관리사무소에서 민주노총의 불법 집회에 대한 차량 시위에 항의하는 서명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뜨거운 염천에 21세기의 대한민국, 그리고 2021년 7월의 포천시와 포천경찰서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