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미끼상품과 포천의 인구 정책

조직개편으로 인구성장국을 만든 일은 잘한 일, 이를 위해 강력한 미끼상품이 필요

 

'미끼상품'이라는 말이 있다. '미끼'라는 말은 낚시를 위해 바늘에 끼워 물고기를 유인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특히 요즘에는 '낚시'라는 말의 영어인 'fishing'이 아예 한글로 '피싱'으로 쓰이면서 '보이스 피싱' 등의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니 '미끼상품'이라는 말도 덩달아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미끼상품'은 경영, 특히 마켓팅 분야에서는 폭 넓게 쓰인다. 미끼상품의 예를 들자면, 거의 모든 편의점에서 커피머신으로 직접 뽑아먹는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데, 제품의 질도 좋으면서 가격도 커피 전문점에 비해 싸서 찾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편의점 점주들의 말을 빌리면 머신커피는 원두 가격이 비싸서 마진이 거의 없다시피하다고 한다. 오히려 손해가 날때가 많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편의점의 머신커피는 대표적인 미끼상품이다. 즉, 고객을 매장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단골을 만들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반대로 들여다보면 미끼상품을 통해 매장 안으로 손님이 들어오기만 하면, 다른 물건도 덩달아 팔 수 있을 만큼 매장의 디자인과 상품 구성에 자신있다는 뜻도 된다. 만약 매장 안에 들어온 손님이 매장 내의 다른 상품과 진열 그리고 서비스에 실망하게 된다면, 미끼상품은 팔면 팔수록 손해만 끼치는 애물단지가 되게 된다.

 

실제로, 한 커피전문점은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아메리카노'제품을 편의점 머신커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여 호평을 받았었다. 그래서 그 커피전문점이 요즘 하는 말로 '대박'이 났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알고보니 그 제품 이외의 상품은 다른 커피 전문점들보다 상당히 비싼 가격을 받고 있었다. 이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고 나서는 외면을 받게 되었다.

 

포천시는 7월 조직 개편을 통해 인구성장국을 신설하였다. 그 안에 정주 여건에 해당하는 주택, 도로, 교육 등의 부서를 모아 놓았다. 포천시가 인구감소와 도시 소멸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합계출산률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올라가기 까지는 이제 모든 기초 지자체들은 사활을 걸고 인구 성장에 힘써야 한다. 실제로 도시의 사활이 걸린일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이웃 도시의 인구를 뺏어오기 위한 무제한의 제로섬 게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포천시의 인구성장국 설립과 정주여건 개선 의지는 상당히 잘된 대처라고 생각되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그것은 강력한 미끼 상품이 없다는 점이다. 정주여건 개선은 비유하자면 매장의 상품과 디자인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손님이 없다면 그 모든 노력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편의점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머신커피를 판매하는 것이다.

 

포천에 와서 살고 싶게 하는 강력한 미끼상품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