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갱님, 당황하셨어요?'
이 말은 2013년 KBS 개그콘서트의 '황해'라는 코너에서 나온 대사이다. 이 코너는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했는데,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고객을 속이려다 오히려 고객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자신들이 당황하며 뱉는 말로 웃음을 유발했다. 이 코너는 개그콘서트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부활하면서 '황해2025'라는 제목으로 다시 방영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보이스피싱이 아니라, 휴대폰 스미싱 등의 에피소드로 엮어가고 있다. 이 코너들의 마지막 대사는 이것이다.
'니 이래가 밥은 먹고 살겠니?'
포천시에 최근 끝난 '한탄강 드론 대제전'을 두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많은 사람이 모였으니 성공이라는 의견도 있고, 주차 문제와 교통 대란이 예측되었는데 대비를 못했다는 말도 많다. 타지 사람이 포천에 다시 들어올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으며, 어떤 이는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썼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즈음에 열리고 있는 포천시의회 제188회 임시회에서는 시장과 같은 당인 국민의힘 소속 조진숙 의원 마저 5분 발언을 통해 '포천에 오는 관광객들이 포천과 헤어질 결심'을 했다고 한다.
기자가 알아 본 바로는 드론 제전 첫날, 경찰 추산으로 약 7~10만명의 관광객이 포천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사람 수를 추합할 때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광화문에서 주최측이 100만명이 모였네, 200만명이 모였네라고 주장할 때 경찰은 보통 30만~40만 정도로 추합하기도 한다.
그들이 모두 행사장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7만명 정도만 잡아도 하루에 포천 인구의 절반이 포천에 들어왔다는 얘기이고, 행사장 입장객 3만2천명을 제외한 나머지 절반 이상은 도로에서 시간만 버리다가 돌아갔다는 얘기이다.
포천시와 시민 모두에게 포천시의 인구에 필적할 만큼 많은 관광객이 포천으로 들어오는 일은 사상 초유의 일일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이 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말이 많은 이유는 '당황'이라고 판단한다.
지난해, 포천시민의 날 행사를 할 때, 종합운동장에 시민과 관광객 약 1만 5천명이 들어왔을 때도, 가장 많은 시민이 모였었다고 한 기억이 있다. 그러니 7~10만명의 관광객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당황'할 만한 사건인 것이다.
어쩌면 행사를 기획했던 사람들도 하루 관람객을 3~4만명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포천에 올까?'라며 스스로도 반신반의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당황'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이제는 '당황'을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한탄강 정원을 국가 정원으로 만들 계획도 있지 않나? 그러니 인근의 도로를 4차선으로 바꾸도록 상급기관에 요구할 명분이 생겼다. 또 주차장 확대를 위해 수자원 공사와 협의하고, 행사장 맞은 편의 땅을 구매하여 주차장을 만드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비록 장기적으로 몇년 씩 걸릴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영원히 시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포천시와 공무원들이 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기회'로 바꾸지 못한다면 이런 말을 들을 각오를 해야할 것이다.
'니 이래가 밥은 먹고 살겠니?'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