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제

"미국 수출 첫 컨테이너 보내는 날, 가슴 벅차다"

양말 생산에 인생을 건 윤춘근 포천섬유 대표, 연간 40억 원 수출 계약 쾌거 이뤄

 

25년 동안 양말 생산에 자신의 온 인생을 걸어왔던 윤춘근(59세) 포천섬유 대표. 그는 앞으로 자신의 생애에서 4월 2일이라는 날짜를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이날 윤 대표 자신이 생산한 양말과 장갑을 가득 실은 수출 컨테이너를 첫 번째로 미국 앨라배마로 떠나보내는 날이었기에 더욱 가슴이 벅찼다.

 

4월 2일 오전 10시 반, 군내면 용정리 용정부페 앞 공터에 수출 준비를 마치고 미국으로 떠나려는 대형 컨테이너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윤 회장의 쾌거를 축하하러 모여들었다. 이광호 보훈단체 연합회장, 이흥구 전 에코개발 대표, 홍영순 독수리유격대 여성회장, 이순희 신북여성방범대장, 강수봉 신북면 노인회장, 김정열 포천시농촌지도자연합회장, 가세현 한국농협경영인중앙회 축산위원장, 최형수 포천시노인회사무국장 등 3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윤춘근 대표의 쾌거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축하객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을 실은 컨테이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말 지인의 소개로 미국 앨라배마 그레이스 사와 접촉이 됐다. 2개월 만에 극적으로 수출계약이 성사됐고, 오늘 장갑 40만 개를 컨테이너에 실어 첫 번째로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말하며 "오늘 제 생애에서 가장 기쁜 이 자리에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 대표는 지난 3월 20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미국 몽고메리 카운티 한인회를 직접 방문해 조창원 한인회장과 수출 간담회를 가지고 귀국했다. 윤 대표는 이 간담회에서는 양말 이외에도 박스테이프, 장갑 등 10여 개 공산품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윤 대표는 "이번 미국 방문과 간담회를 통해 1년에 양말은 450만 개, 장갑은 300만 개, 또 헤어오일과 테이프 등까지 합하면 약 5천만 개 수출 계약이라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금액으로 치면 연간 약 40억 원에 이른다.  제가 혼자서 모두 생산을 할 수 없지만, 되도록 포천 관내의 기업들과 협력해서 계약된 수출품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초만 해도 코로나로 인한 사업 부진으로 회사 문을 닫으려는 생각까지 했다는 윤춘근 대표. 그의 기적 같은 성공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윤 대표는 자신의 노력으로 많은 수출 주문을 받았지만,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욕심을 버렸다. 그 대신 포천 관내에 일거리가 없어 쉬고 있는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물건을 생산하고 수출길을 열면서 상생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윤 대표와 함께 하기로 한 기업은 군내면 유교리의 김해곤 솔모루장갑 대표, 가산면 정교리의 박세일 제일장갑 대표, 소흘읍 축석의 손영호 강원섬유 대표, 군내면 상성북리의 홍상호 백로가공 대표 등이다. 

 

윤춘근 대표는 "이번 5월에 미국 몽고메리 카운티 한인회장의 포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몽고메리 카운티와 포천시의 자매결연도 추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출을 원하는 포천의 다른 기업들도 미국으로 함께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